친구야 색소폰 불기가 좋아서 지난 해 가을 녘부터 모임을 시작해 칼바람 겨울추위 속에서도 손을 호호~불며 봄볕 쏟아지는 창가에서도 끊임없이 불기를 줄기더니...
어느 날 저녁 무렵 가까이 가서 연주를 들어보니 시샘이 날만큼 실력도 부쩍 늘었고 친구들 간의 우정도 엄청 끈끈하게 엮어졌기에 칭찬과 격려를 안겨주었지.
그건 우연한 게 아닐 거야 그 추운 겨울 동안에도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었던 새싹처럼 열정 품은 몸부림의 소산이려니. 마치 아름다운 꽃이 그냥 피는 게 아닌 것처럼...
비록 순수한 아마추어 나팔장이들일지라도 꽃씨 속에 고운 향기와 빛깔을 간직하듯 고난의 겨울과 소생의 봄을 지나서야 비로소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는 엄연한 이치를 대변해주고 있음에...
친구야 어떤 목적(目的)을 얻기 위해 매일매일 힘들게 노력(努力) 해오면서 어느 날 그 목적을 이루게 되었지 귀한 것은 뭐든 우연히 얻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을 거야.
하루하루 겪는 일이 힘들다고 생각되겠지만 어려움 속에서 이룩한 보람 있는 결과에 기립박수라도 치고 싶다네.
힘든 암 수술 후 퇴원한 몸으로 거뜬히 나팔수가 된 친구가 있고, 발을 다쳐 절뚝거리면서도~, 학교 강의가 넘쳐 허둥대면서도~, 교회 리모델링 공사를 맡은 고된 몸인데도~ 분주한 사업마저 팽개치고 색소폰연주에 빠진 열심 쟁이 친구들 모두에게 끝없는 찬사와 환호를 보낸다오.
정원의 나무도 어느 날 새순이 돋는다 싶었는데 며칠 후에 보면 푸른 잎이 무성하지? 나도 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오랜 날 모진 비바람 속에서 저 나무처럼 무성한 삶의 잎을 키워왔었던 거야
친구야 오는 6월 12일(목) 저녁 수성아트피아 용지 홀에서 아름다운 꽃향기처럼 멋있게 연주해보렴~ 이 여름을 노래하는 새처럼 친구들의 마음속에 지닌 어떤 향기와 빛깔을 스스로 이웃에게 아낌없이 보여 주려마
그 향기와 빛깔이 끝없는 섬김과 배품이었으면...
친구야 어느새 백발(白髮)에 굵게 주름진 얼굴에 돋보기안경을 쓰고 색소폰을 불지만 볼수록 멋있는 나팔 쟁이 차림이니 앙코르 박수가 나올 만큼 멋있게 불어주길 바란다네.
그냥 지금껏 믿음 안에서 욕심(慾心)없이 살아온 것처럼 온유 겸손한 자세로 하늘 우러러 아름다운 색소폰 앙상블을 바치며
그분께 승리(勝利)의 기쁨을 감사(感謝)하는 그런 삶을 살아가자
색소폰 불고 싶어 모인 노래친구들아 사랑한다!
6월 12일(木) 오후 7시 30분 수성아트피아 용지 홀에서 열리는 대장합 창단24주년기념 정기연주회 무대에서 첫 공식연주에 나서는 DEC색소폰 앙상블을 격려하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