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는 어느 공로 목사님의 장례식을 다녀와서…"
"장대비가 논 날(모내기 하는 날)같이 퍼붓는데
존경하는 고 김순조 공로목사님의 장례식에 참석하게 됨을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오늘 낮,
억수 같이 내리는 폭우 속에
경주시 외동읍 입실리 산자락에서
김한경 장로(Br/동촌제일교회)의 부친인
故 金順朝 목사님(경동노회 공로목사)의 장례식에서
대표기도를 맡은 어느 장로님의 기도문이다.
지난 16일(주일) 새벽 86세를 일기로 별세한 김목사님은,
1921년 충청도 단양에서 태어나서 1960년 목사가 되시어
경안노회(안동지역)와 경동노회(영천 경주지역) 각 교회에서
40년간 목회를 하시며 경동노회장을 역임하고,
1993년 공로목사(功勞牧師)로 추대(推戴)되셨다고…
지난주일 오후의 입관예식은 동촌제일교회에서 주관하고,
오늘 아침 장례식장에의 발인예식은 경동노회장으로 진행되었고,
거세게 퍼붓는 폭우를 뚫고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을 떠나
2시간 거리에 있는 경주 외동읍 입실리 산자락에 도착해서
울창하게 숲이 우거진 장지(葬地)에서의 입관예식은
하나교회에서 맡았다.
나는 그 누구보다도,
옛날 목회자들의 가정생활과 환경을 잘 이해한다.
왜냐면 4대에 걸친 목회자의 자손이기에…
산꼭대기에서 냇물처럼 흘러내리는 좁고 험한 숲길 따라
산길을 오르며 끝없이 퍼붓는 장대비에 흠뻑 젖은 것처럼,
김목사님의 삶은,
희생(犧牲)과 고난(苦難)의 여정(旅程)이었으리라.
해마다 교회를 옮겨 다녀야했던 역경(逆境) 가운데
부유(富裕)하기는커녕, 어렵고 힘든 시골교역자의 생활 속에서도
슬하에 4남 2녀를 두어 철저히 기독교 신앙으로 키워가며
주님 나라 건설(建設)과 확장(擴張)을 위해
자녀 모두에게 최고학부 교육을 시켜낸 의지(意志)의 목사님,
그래서
하관예식 설교를 맡은 하나교회 박지온 목사님의 메시지는,
나에게 깊은 감동(感動)과 함께
참회(懺悔)의 칼날이 되었다.
"무릇 공로목사가 되기가 어려운 이 때,
일찍 존경받을 귀한 공로목사님의 장례식에
슬퍼하거나 울지 맙시다!
슬하의 후손 가운데 세 사람의 목사님과
일곱 사람의 교사를 길러 낸 참으로 존경받을 어른,
저 천국 문에서 만나게 될 존경하는 목사님의 장례식에
모두 영광과 감사와 기쁨의 찬송을 힘차게 부릅시다!
만나보자~ 만나보자~ 저기 뵈는 저 천국 문에서~
만나보자~ 만나보자~ 그날아침 그 문에서 만나자…."
"장로님, 저는 지난 세월동안 맨 땅에 헤딩하듯(?),
절박(切迫)한 각오(覺悟)로 용기(勇氣)와 결단(決斷)속에
인고(忍苦)의 나날을 살아왔습니다!"
오랜 날 동안 홀로되신 노환(老患)의 아버지를 모시면서
4대(代)가 오순도순 한집에서 생활하다 극도로 지쳐있는
맏 상주(喪主) 김한경 장로의 부인(曺경자 집사님)의
진솔(眞率)한 독백(獨白)을 듣고 위로의 맘을 전했지만,
그들 부부는, 비에 흠뻑 젖은 검푸른 숲처럼~
온갖 풍파(風波)에도 무성히 자란 들꽃처럼~
늘 온유(溫柔)하고 겸손(謙遜)하며
모든 일에 긍정적이며 열성적인 밝은 모습으로
나와 함께 찬양하는 자리 가까이에서 선한 향기(香氣)로 느껴졌다.
그래서 오늘은,
고인이 된 김목사님 만큼, 아니 더 훌륭한 후손의 모습으로
존경스럽게 다가왔다.
이글을 쓰고 있는 나는,
오래 전 천국가신 할아버지와 아버지, 형이 목사님이셨고,
그리고
조카와 내 아들이 목사인 4대 째 목회자 가정의 장로이지만,
벌레보다 못한 의식(意識)과 추(醜)한 사고(思考)로 행동했던
못난 자아(自我)를 반성하며 깊이 참회(懺悔)하기에 이르렀다.
김장로님 가정처럼,
어쩌면 저런 온유 겸손한 모습을 닮을 수는 없을까?
장대비가 논 날 같이 퍼붓는 오늘,
그 빗줄기는 나의 모든 잘못을 씻겨주는 구원(救援)의 단비였다.
존경받을 故 金順朝 목사님은
당신의 이름처럼 순한 아침 햇살 같은 긴 삶을 거두시고
오래 전에 하늘나라로 가신 사모님과 합장(合葬)했고,
존경받는 그 들의 후손(後孫)들은
부족한 나에게 큰 교훈(敎訓)과 뜨거운 참회(懺悔)를
값진 선물로 안겨주었다.
매우 힘들었던 하루였지만,
함께 비를 맞으며 산길을 오른
유성목(T2), 이희종(T1), 이재덕(Br)동지께도 감사드린다.
7월 18일 깊어가는 화요일 밤에,
아직도 그치지 않는 장대비소리를 들으며….
-늘 부족한 주님의 큰 머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