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결실의 11월이,
싸늘해지는 가을바람에 짙어가는 즈음~
요 며칠 새 세상 돌아가는 꼴(?)마저
자고나면 온통 거리에 흩어져 추(醜)하게 뒹구는 낙엽처럼
갈수록 어수선하기만한데...

친구들의 강한 손짓이 있어
이른 아침 남녘땅 순천(順天)으로 달려갔습죠.

오늘로써 여섯 번째 방문하는 곳,
그래서 눈에 익힌 길이라서 쌩쌩~ 스피드를 내어
2시간 여 만에 순천에 도착했고...

남해의 끝자락에 길게 놓여진 순천만 갈대밭에는
풍성했던 갈대축제를 마쳤어도 울긋불긋 팔도관광객들로
갈대숲길 따라 붐비고 있고...

상상한 것 보다 엄청 큰 갈대밭에는
때마침 바람이 불지 않아 더없이 평온하기만하고,
곧장 떼 지어 날아들 철새들을 기다리는 듯한
조용한 순천친구들의 순한 마음 같이 느껴졌고...

순천방문에 앞서
며칠 전에 인터넷으로 띄운 감미로운 노래
'숨어 우는 바람소리'에 홀딱~ 반해버렸다는
노래친구 박동명 동지(순천 총무)의 감탄사(感歎詞)가
순천만 갈대밭 분위기와 정확히 맞아떨어져
연신 콧노래를 흥얼거렸지요.

그동안 너무 걷지 않았던 둔한 몸 탓에
처음 몇 백 미터는 다소 힘들었어도
친구와 함께 걷는 상쾌한 갈대 숲길이라
곧 정상 컨디션을 되찾으면서 차차 걸음이 빨라졌고,
갈대밭 코스 왕복에 이어 낙안(樂安) 민속촌까지
거뜬히 장거리 가을산책을 만끽했음에
오~ 원더풀 데이~

가을날 오후에 몇 킬로미터를 계속 걸으면서
손수건으로 닦은 땀치고는 제법 많은 땀을 흘렸기에
민속촌 부근에 최근 개설한 낙안온천에서 간단히 샤워를 하고
울창한 숲에 쌓인 산길을 거쳐 곧장 순천제일교회로 갔습죠.

어둠 속에 덥힌 순천제일교회 교육관에서
매월 첫 주 화요일마다 단원부부가 모여 예배를 드리는 날,
그러나 오늘은 대구의 큰 머슴을 초청해 특별 세미나를 열면서
30여 분간 합창단 발전과 활성에 관한 강한 메시지를 전했고...

지난 10월의 일본 오사카 연주 후
분위기가 뜨겁게 달구어진 순천의 노래친구들 부부로부터
뜨거운 박수와 꽃다발을 받으면서
하늘 우러러 노래한 친구요, 형제요, 동지로써,
주님 앞에 설 때까지 찬양하는 순례자의 사명을
튼튼하게 이루어가자는 결단(結團)의 시간이 되었고...

마치 우리 모두의 삶이 저무는 가을 녘 같기에
어쩌면 삶의 마지막 합창음악시간을 맞아
한 마음 한 목소리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찬양의 도구(道具)가 될 것을 다짐했던 순천의 노래친구들...

다가오는 2008년에는,
분명히 변화된 순천의 모습이 될 거예요~
창단10주년을 맞아 70명 이상의 단원 확보와 함께
단의 이름도 '순천장로합창단'으로 바꿔
성시(聖市) 순천의 이미지를 상징하는 대표선교합창단으로
도약(跳躍)할 것을 굳게 확신(確信)하며
"아멘~ 아멘~ 아멘~"을 크게 외친 후 헤어졌답니다.

먼 대구에서 달려간 큰 머슴을 데리고
온종일 온갖 세상 얘기와 순천자랑을 보여준
청도출신의 총무님과 여수 갓 김치를 맛보게 한 단장님,
밤늦도록 브라질 커피와 미국산 파인애플로 얘기꽃을 피우며
큰 머슴의 피로를 덜어준 장동지와 김동지 부부,
그리고 꽃다발까지 안겨준 강동지와
늘 온유 겸손한 모습의 지휘자 이장로님...

빠듯한 일정 속에 몸은 비록 지쳐 피곤했어도
순천만 갈대 숲길에서 친구와 하루를 보낸 기쁨이
측량할 수 없을 만큼 크게 넘쳐났음에~
짜증스럽고 답답했던 세상의 온갖 추한 것들이 말끔히 사라지고
대구로 향하는 차 속에서는 감사의 찬양이 멈추지 않더이다.

몇 날 후
갈대숲에 철새 떼가 날아와 장관(壯觀)을 이루는 날~
일곱 번째 순천을 방문하라는 단장 한길헌 동지의 달콤한 유혹이
자꾸만 귓가에서 메아리쳐 들려오는데...

예수님을 사랑합니다!
향기로운 찬양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멋쟁이 순천의 노래친구들을 사랑합니다!


소리없이 낙엽 흩어지는 11월 7일 수요일 새벽에...
♣ 대장합150/늘 찬양하는 큰 머슴 ♣

Ray Conniff Singers
Autumn Leaves /Just Walking In The Rain
☞ 여기를 클릭하면 대장합 홈페이지로 옮겨집니다 ☜
-www.dechoi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