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목사님 사모님의 삶
그 흔한 나이 여든을 못 체우시고 하늘나라로 가신
어느 목사님 사모님의 발인식에서 설교를 맡은
젊은 목사님의 조용하고 나즈막한 감동적인 메시지가
부족한 장로의 속 맘을 망치처럼 때렸다.
그래서 대강의 내용을 옮기려한다.
"요즘도 그렇지만,
그 옛날의 목사님 사모님이란 평생의 삶을
알아도 모르는 척, 봐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하는
침묵의 시간을 보내야했다.
목사님들은 영의 양식을 성도들에게 전하면서 기쁨을 누리지만,
사모님들은 교인들이나 이웃들에게 속 마음을 얘기할 수도없고,
그러다가 대게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고통을 당하고,
세상 친구도 없이 외로운 삶을 마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다행이 오늘 고인이 되신 김옥향 사모님은
어렵고 힘든 삶을 통해 슬하에 1남 5녀를 두셨는데
아들은 목사가 되었고
딸들은 권사 집사가 되고, 장로 사위를 두셨으니,
이 얼마나 영광된 믿음의 후손들을 남겨 두었는가?
예수님께서는 마지막 죽기 전 절박한 그 순간까지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을 우리들에게 남기셨다.
평생 침묵의 삶을 보내신 사모님의 후손들이 이제부턴
자매끼리, 남매끼리, 동서끼리, 서로 사랑하며,
도와주며 일으켜 세워주는 귀한 사랑의 삶이 되었으면...
함께 자리한 모든 조객들도
이같은 목사님 사모님의 온유 겸손한 삶을 지켜보며
남아 있는 각자의 삶의 나날들을 믿음 안에 서로 사랑하는
귀한 모습들이 되기를..."
79세를 일기로 천국으로 가신 김옥향 사모님은,
40년 전 대구범어교회에 부임하셔서
20여 년 동안 시무하셨던 설명도 목사님의 사모님이시며,
이선봉 장로(Bs/성광교회)의 장모님이며,
이득희 장로(Br/서남교회)의 이모님이시다.
이른 아침 8시 30분 동산의료원 장례예식장에서 시작된
발인 예식은 범어교회 장영일 목사의 집례로 엄숙히 마쳤다.
청도에 있는 범어교회 장지로 장의차가 떠나는 시간,
목사님 사모님의 침묵의 삶을 위로하듯
하늘마져 봄 볕이 옅은 구름에 가려 잔뜩 찌푸려져있었다.
김옥향 사모님의 삶은
진정한 믿음과 영광의 삶이었으며,
사랑과 축복과 승리의 삶이었기에,
부족한 나처럼,
목사님 사모님을 할머니로, 어머니로, 형수로,
그리고 며느리를 둔 이 땅의 모든 믿음의 형제들께
위로와 격려와 축복의 마음을 전해드린다.
주님께 감사드리는 참 사랑의 마음으로...
4월 12일 화요일 희뿌연 봄 날의 한 낮에
흐르는 감동의 눈물을 닦으며,
4대 째 목사님 집 안의 '못난이 장로'가 고백의 글을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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