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선에 서있는 선교사들 작성자 총무/이상근 2007-06-16 조회 1596

사선에 서있는 선교사들

[함태경 기자의 미션 업]

지난 4월18일, 터키 중동부 말라티야에서 들려온 뉴스로 인해 온 세계가 경악했다. 독일인 틸만 선교사와 네자티, 우르 등 현지인 크리스천 2명이 살해됐다는 소식이었다. 범인들은 희생자들의 입을 틀어막고 손과 발을 묶은 채 칼로 수백여 곳을 난자한 뒤 목을 베었다. 범인들은 19∼20세의 대학생들이었다.

범행 동기는 기독교 사역자들이 국가를 분열시키고 무슬림들을 개종시킨다는 것. 틸만 선교사의 급작스러운 죽임 앞에서 그의 아내의 고백은 참으로 놀라웠다.

세 자녀와 함께 터키 TV방송에 출연, 살인자들을 용서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는 9년6개월 동안 터키에서 살았다. 내 남편은 아무런 의미없이 죽지 않았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순교했다. 터키와 말라티야를 위해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다. 나도 죽어 말라티야에 묻히기를 원한다. 왜냐하면 우리 가족이 이곳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내 아이들은 이곳 학교에 다닌다. 다른 곳으로 옮겨가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남편의 묘를 오가고 어린 딸들은 아버지의 산소를 돌보며 살기 원한다."

이번 사건은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였다. 범인 5명은 범행 1개월 전부터 희생자 중 1명이 시무하고 있는 교회 예배에 참석한 뒤 성경공부를 하고 싶다며 접근했다. 사건 당일 범인들은 희생자들이 인도하는 성경공부 모임에 참석하겠다며 말라티야의 성경인쇄소를 찾았다. 범인들은 모임을 진행하던 희생자들을 미리 준비해간 끈으로 결박하고 참수했다. 사망하기까지 3시간 동안 끔찍한 고문도 자행했다.

터키 총인구의 99.5%가 무슬림이다. 크리스천은 3000여명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교회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지하 가정교회 등 100여개 교회가 있다. 2000년 이후 현지 교회 지도자들도 생겨났다. 교회를 폐쇄하려는 세력에 대항, 교회들이 소송을 제기해 대부분 승소했다. 이번 끔찍한 살인 사건으로 인해 터키 사회에서 이슬람 원리주의를 경계하고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터키 지식인들도 “인간이 할 짓이 아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기독교는 역설의 종교다. 2000년 교회사를 보면 순교의 피가 뿌려진 곳에서 교회는 오히려 우뚝 섰다. 터키의 미래도 그렇게 되기를 기대한다.

선교사들은 늘 사선에 서 있다. 선교사는 한 알의 밀알이 되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하나님이 지시한 땅으로 떠난 사람들이다.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지도 모른 채…. 누구나 자신과 가족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길 것이다. 이 때문에 섣불리 죽음과 맞서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하나님이 “네가 나를 위해 죽을 수 있느냐”고 물으신다면 죽음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 선교사이다. 생명은 창조주 하나님께 달려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 선교사들도 테러와 폭력, 불의의 사고 등에 항상 노출돼 있다. 실제로 많은 선교사들이 현지인들에게 이런저런 피해를 당했다. 지금도 그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 선교계는 선교사들을 위한 안전 대책과 위기 관리 지침을 보다 정밀하게 갖춰야 한다. 또 선교사를 보내는 데만 열중하지 말고 선교사들을 돌보기 위한 ‘토털케어’ 시스템 구축에 힘쓰도록 한국 교회에 주의를 환기시켜야 한다.

zhuanjia@kmib.co.kr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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