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보다 교회가 더 미움 받는 이유 작성자 순례자 2007-08-13 조회 993
탈레반보다 교회가 더 미움 받는 이유


탈레반보다 교회가 더 미움 받는 이유
'다시 생각해보는 선교' - 김영봉 목사,

"교회의 무분별한 선교 활동 때문"…"영혼과 영혼 만나는 선교는 계속되어야"

"인질을 붙잡고 있는 탈레반보다 인질로 붙잡힌 봉사단원들이 더 비난을 받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것은 한국교회의 무분별한 선교 활동 때문에 생긴 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프간 납치 사건을 두고 한국교회 안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사귐의 기도> <바늘귀를 통과한 부자>로 널리 알려진 김영봉 목사(워싱턴한인교회)가 한국 개신교의 선교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폈다.

김 목사는 지난 7월 29일 '다시 생각해보는 선교'를 주제로 설교했다.
이 설교에서 김 목사는 샘물교회(목사 박은조)와 박은조 목사가 그동안 보인 개혁적인 행보를 열거하면서, 아프가니스탄 봉사단 파송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실천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사정을 알지도 못하고…인질로 잡힌 봉사단원들이 마치 광신자들인 것처럼, 혹은 샘물교회와 박은조 목사가 분별력 없는 선교지상주의자인 것처럼 매도하고 있어서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일 인류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그리고 종교인들의 각성을 위해 이런 사건이 필요했다면, 샘물교회와 박은조 목사는 이 시대의 십자가를 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선교 열중하는 사람이 선교의 걸림돌

김 목사는 한국교회가 져야 할 십자가를 샘물교회와 박 목사가 지고 있는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한국교회의 선교 행태의 문제를 지적했다. 선교에 열중하는 사람들이 대개 △자기가 하는 선교가 제일 중요하다고 믿고 행동하고 △선교를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믿고 △믿는 사람은 당연히 자신의 선교를 도울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선교를 돕지 않은 사람은 믿음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선교를 하는 한, 자신은 가장 의로운 사람인 것처럼 생각한다는 것이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선교에 열중하는 사람들은 "사람에게 매우 오만하고 무례하게 행동한다"는 것이다. "가장 배려가 깊고 조심성이 많고 겸손해야 마땅한데, 실제로는 정반대"이며, "생각과 행동에서 매우 자기중심적이다"는 것이다.

그러니 선교가 교회 분란의 원인으로 자주 등장한다고 김 목사는 꼬집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선교 자체가 아니라 선교에 열중하는 사람들이 분별없고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게 문제를 일으킨다는 말이다. 선교를 위해 목숨까지 내놓았다는 사람들이 오히려 선교에 방해가 되는 셈이다.

그럼에도 "선교는 옵션이 아니라 신앙의 본질"

선교 방식이 틀리고 선교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행동이 오만하다고 선교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김 목사는 주장했다. "(기존의) 선교하는 것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더욱 더 바른 선교에 대해 고민하며, 바른 선교를 위해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기독교인은 예수를 통해 참된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자기 집착으로 오염된 사랑을 정화한 존재들인데, 이렇게 참된 사람에 눈을 뜬 기독교인이라면 눈을 이웃으로 돌리기 마련이다. '보냄을 받았다'는 뜻을 가진 선교(mission)라는 말은 하나님께, 예수에게 받은 사랑을 이웃에게도 전하는 일이다. 기독교로 개종시키는 차원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그러기에 김 목사는 "선교는 옵션이 아니라 기독교 신앙의 본질이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봉사단의 한 가족이 쓴 편지를 예로 들며, 이들은 선교지상주의적인 열심으로 이슬람을 개종하러 간 게 아니라 그들이 이미 받은 하나님의 사랑으로 이웃을 돕기 위해 갔다고 말했다.

비난에 답한다…선교는 그런 게 아니다

그리고 봉사단을 비난하는 말들에 대해서 하나하나 대답했다. 우선 '왜 오지만을 찾아 다녔느냐'는 힐책이다. 실제로 <뉴스앤조이>가 아프간 납치 사건을 다룬 기사들에는 '굶주리는 가까운 이웃도 있는데 왜 정부가 가지 말라고 하는 곳까지 가느냐'고 판잔하는 댓글이 많이 달렸다.

이렇게 말하는 이들에게 김 목사는 되묻는다.

"모두 다 '내 앞 가름이나 잘 하자'고 생각하고 자기 일에만 몰두한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될까요? 만일 다른 나라에 가서 봉사하려는 사람들이 안전한 곳만 찾아간다면, 위험한 곳에서 어려움을 당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요? 미신과 잘못된 신앙으로 인해 신음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음을 알면서도 '그들의 종교가 그들을 구원할 거야'라고 말하면서 외면하고 있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될까요? 모두가 자신의 안전만을 꾀하고,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그냥 두고 본다면, 과연 잘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나아가 김 목사는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앞길을 찾아 취업 준비에 몰두하고 있는 이 시대에", 멀리 있는 이웃의 고통에 동참하려는 "이런 가상한 젊은이들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고 말했다.

"도움을 주러 갔으면 그냥 도움만 주고 오지, 왜 기회만 되면 전도하려고 합니까? 도움을 주는 동기가 불순하지 않습니까?" 하고 묻는 이들에게 김 목사는 "충분히 공감이 가는 말씀이다"며 그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그는 먼저 만일 누군가가 기독교 세력을 확장시키려는 목적으로 전도하려 한다면 그 전도는 분명히 오염되었고 변질되었다고 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과거 기독교가 칼과 총으로 협박하여 믿게 하려고 했던 적이 있고, 돈으로 매수하여 믿게 하려고 했던 적도 있으며, 논리적인 대결을 통해 설득해 보려고 시도한 적도 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게다가 "지금도 한국 교회가 그런 잘못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할 수 없다"고 김 목사는 말했다. 하지만 "그 모든 선교 노력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고, 오히려 기독교에 대한 적개심만을 강화했다"고 김 목사는 지적했다.

선교, 영혼의 만남을 기대하는 것

그럼에도 기독교인이 선교하는 이유는 "물질적인 도움을 매개로 하여 한 영혼과 한 영혼이 만나는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김 목사는 말했다.

"배고픈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고, 아픈 사람에게 약을 나누어 주고, 가난한 사람의 머리를 깎아 주는 것은 분명히 좋은 도움입니다. 하지만 선교단이 떠나고 나면 그들은 다시 배고파질 것이고, 또 다른 병으로 고통을 받게 될 것이며, 머리카락은 다시 자랄 것입니다. 우리가 물질적으로 주는 도움은 단 며칠 혹은 몇 주일, 길어야 몇 달 동안 효과가 있을 뿐입니다."

"많은 돈을 쓰면서 봉사활동을 나가는 이유는 그렇게 잠시 후면 잊힐 도움만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눈빛과 눈빛의 만남을 통해, 생애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진실한 관심을 받고, 그것을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간직하는 일이 일어나기를 기대하기 때문에 갑니다. 그 작은 도움을 매개로 하여 마음과 마음, 정신과 정신, 영혼과 영혼이 마주치는 사건을 기대하는 것입니다. 절망의 음침한 골짜기에서 살아가면서 텅 비어버린 한 어린아이의 동공에 생명을 넣어줄 수 있기를 기도하면서 가는 것입니다. 그러한 만남을 통해 그들이 참된 하나님을 알게 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문제는 영혼과 영혼이 마주쳐 울리는 깊은 만남이 아니라 내 신앙을 내 방식대로 밀어붙이는 폭력적인 선교 방식이 늘 문제였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를 향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선물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무 조건 없이 그분들과 함께 지내면서 함께 울고 함께 웃으며 섬기는 것밖에 없음을 진작 깨닫지 못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목사는 "이미 당한 희생이 고귀한 희생이 되어 평화와 화해의 씨앗으로 사용되기를 기도한다"며 설교를 마무리했다.

- 출처 / 뉴스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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