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부르는 '파송의 노래’

▲ 고형원 씨가 작곡한 ‘파송의 노래’는 진정으로 세상을 이기신 주님처럼 강하고 담대하게 거친 광야에 꽃을 피우려는 사람들을 위한 노래입니다.
우리 기독교인들은 예수님을 위해서라는 ‘명분’이 주어진다면 어떤 위험 앞에서도 비장해질 때가 많습니다. 특히 ‘선교’라는 거룩한 대의 앞에서는 모두 사도 바울처럼 불굴의 투사가 됩니다.
선교와 관련된 노래 중 고형원 씨가 만든 ‘파송의 노래’는 마치 80년대 운동권 가요처럼 아주 강하게 비장한 느낌을 줍니다. 우리가 선교지로 누군가를 보낼 때 흔히 이 ‘파송의 노래’를 부릅니다. 고형원 씨가 만든 이 곡은 어찌나 비장한지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눈물이 날 정도입니다.
이 노래는 “너의 가는 길에 주의 평강 있으리”라는 가사로 시작합니다. ‘너의 가는 길’은 바로 선교사로 파송 받은 사람이 가는 길입니다. ‘너의 가는 길’에 바로 이어지는 ‘주의 평강’을 기원하는 내용은 선교사의 길이 결코 평범하지 않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중간 부분에는 “네가 밟은 모든 땅 주님 다스리리”라는 가사가 나옵니다. 복음으로 세상을 정복하라는 메시지가 시적으로 승화된 표현입니다. 자기가 밟은 땅에 복음의 씨앗이 뿌려지고, 그 씨앗이 자라 온통 십자가로 변할 것을 상상한다면 정말 가슴이 뜨거워지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뜨거워진 가슴은 “너는 가라 주의 이름으로”라는 가사에서 절정에 이릅니다. 선교에 헌신하려는 젊은이들은 파송의 노래를 부르면서 온통 대적으로 둘러싸인 땅 끝에 보냄을 받을 지라도 결코 어떤 두려움도 없이 분연히 일어설 것입니다.
나는 고형원 씨가 공업고등학교 출신으로 어떤 음악교육도 받지 못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 그가 이런 곡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잠재된 음악성도 있었겠지만 그것 못지않게 하나님께서 풍부한 영감을 주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유행가도 우리에게 감동을 줍니다. 감정이 풍부한 사람들은 유행가를 부르면서 곧잘 눈물을 흘립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가 ‘파송의 노래’ 안에 담겨 있는 가사와 곡조에 진정으로 반응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감정의 동요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선교사로 헌신하거나 혹은 선교적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은 비장한 감정만으로는 성취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는 예수님께서 바울을 이방인의 선교사로 들어 쓰실 때, 그를 3일 동안이나 앞을 보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하게 하신 일의 의미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말씀을 읽으면서 선교사로 산다는 것은 자신의 눈 대신에 예수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또 선교사로 산다는 것은 세상의 음식을 먹음으로 배가 부른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말씀으로 배불러야 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파송의 노래는 단기 선교팀이나 선교여행을 떠나는 이들에게 단지 비장함을 고취시키려는 의도에서만 부르는 노래는 아닐 것입니다. 파송의 노래는 진정으로 세상을 이기신 주님처럼 강하고 담대하게 거친 광야에 꽃을 피우려는 사람들을 위한 것입니다. 이미 한 번 쯤은 주님 안에서 죽음을 경험하고 바울처럼 새롭게 눈을 뜬 이들이 그나마 읊조릴 수 있는 노래입니다.
- 뉴스앤조이 / 이승균( seungle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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