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위한 기도 / 박철 목사 작성자 청지기 2008-01-01 조회 793
겨울을 위한 기도 / 박철 목사


겨울을 위한 기도

일년에 사 계절이 있는 것처럼 인생에도 사계절이 있다. 희망찬 봄이 있는가 하면 삶을 되돌아보는 가을이 있고, 절정기의 여름이 있는가 하면 절망스러운 겨울도 있다. 인생에서 사 계절을 경험했다면 아마 당신은 기도에서도 사계절을 경험했는지 모른다. 따사로운 평안이 감겨오는 봄의 기도나, 조용한 음악처럼 묵상케 하는 가을의 기도나, 하나님의 임재가 강하게 느껴지는 여름철 기도를 체험했을 것이다.

그런데 가끔 우리들은 하나님이 곁에 계심을 느끼기 힘든 기도, 공허한 메아리가 울리는 것 같은 기도, 기도 대신에 그저 탄식만이 하염없이 흘러나오는 그런 순간, 이런 것도 기도라고 할 수 있을까 싶은 그런 순간을 만난다. 이런 순간을 경험하고 있다면 당신은 기도에 겨울을 만난 것이다.

만약 당신이 희망을 가져다주는 봄의 기도나 삶의 깊이를 되돌아보게 하는 가을의 기도나, 즉각적인 기도 응답으로 기뻐하는 여름의 기도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겨울의 기도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안다. 이럴 때에는 기도한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힘든 짐이요 노동이다. 만약 기도에 이런 겨울이 왔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기도에 겨울을 만나고 있다면, 이런 경험이 당신만의 경험이 아님을 먼저 말해주고 싶다. 성경에 보면 차가운 얼음판 같은 현실을 맨 주먹으로 두드리는 것 같은 기도들이 예상외로 많이 있다. 다윗이 그랬다. ‘내 하나님이여 내 하나님이여… 어찌 나를 멀리하여 돕지 아니하옵시며 내 신음하는 소리를 듣지 아니하시나이까’(시 22:1). ‘어찌하여 나를 잊으셨나이까’(시 42:9). ‘어찌하여 나의 영혼을 버리시며 어찌하여 주의 얼굴을 내게 숨기시나이까’(시 88:14). 이런 기도를 모세도 엘리야도 경험한 적이 있다. 심지어 예수님의 입에서도 이런 겨울의 기도가 흘러 나왔다는 것을 아는가?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 만약 당신이 기도에 겨울을 만나고 있다면, 당신에게 그 겨울을 벗어나려고 하기보다, 겨울의 의미를 깨닫도록 노력할 것을 당부하고 싶다. 만물에도 겨울이 필요하다면, 기도에도 겨울의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겨울을 통해 만물의 정화가 일어나듯, 겨울의 경험이 기도하는 당신의 마음을 새롭게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종종 우리들은 겨울의 경험을 통하지 않고서는 깨어질 수 없을 만큼 얼음같이 단단하게 굳어진 부분들을 하나쯤 마음 속에 가지고 있다. 역설적으로 겨울의 기도는 당신의 삶에 봄을 가져오기 위하여 그 마음의 얼음을 깨뜨리는데 사용되곤 한다. 이런 의미를 안다면 지금 당신이 힘들어 몸부림치고 있는 그 겨울의 기도는 너무나 중요한 기도이다. 종종 겨울의 기도는 훨씬 더 소중한 기도가 된다.

기도에 겨울이 찾아올 때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다. 겨울의 기도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하나님의 따뜻한 체온이 나의 삶에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태양이 멀리 있듯이 하나님도 한없이 나와는 멀리 계신 듯 하다. 그러나 앙상한 겨울 나뭇가지를 뒤덮고 있는 눈 위로 햇살이 비치고 있다. 그리고 그 가지들 속에는 생명의 수액이 조용히 흐르고 있다. 내 겨울의 기도 속에 비록 하나님이 잘 보이지 않고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도, 하나님의 은총과 은혜가 흐르고 있다. 눈덮인 산골짜기마다 그 밑에는 생명의 숨소리가 있듯이, 내 삶에 여전히 하나님의 임재가 있다는 것을 믿는 믿음이 필요하다.

또한 기도에 겨울이 찾아올 때 하나님의 성품을 더욱 더 바라보아야 한다. 겨울이 올 때 창가에 밀려드는 따뜻한 햇볕을 찾아 몸을 녹이듯, 기도할 때 차가운 내 느낌보다 변함없는 하나님의 따뜻한 성품을 잔잔히 바라보아야 한다. 그러면 햇살에 몸이 녹듯이, 얼어붙은 내 마음이 조금씩 녹는다. 신앙의 선배들이 그랬다. 다윗의 기도를 들어보라. ‘여호와여 나의 영혼이 주를 우러러보나이다’(시 25:1). ‘여호와는 나의 빛이요 나의 구원이시니 내가 누구를 두려워하리요’(시 27:1). 겨울철, 기도자의 눈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주목하여 보라.

겨울의 기도도 여름의 기도처럼 필요하고 중요한 기도다. 기도에 겨울이 찾아오면 그것을 감사함으로 받으라. 기도가 술술 잘 될 때만 영적인 성장이 있고 응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기도가 답답하여 안 될 때, 기도의 응답이 더디 오는 것처럼 보일 때, 심지어 하나님 없는 것처럼 느껴질 그 때도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들으신다. 또 그 순간만이 줄 수 있는 귀한 교훈이 있다. 그러므로 겨울의 기도도 그 어떤 계절의 기도에 못지 않게 소중한 기도다. 당신의 기도에 겨울이 왔는가? 당신은 놓칠 수 없는 소중한 기도를 드리고 있음을 알라.


저희가 겨울을 받아들일 수 있게 도우소서, 주님
차갑고도 쓰라리기 그지없는
저희의 분노, 두려움, 좌절, 슬픔의 심연을-
이로 인해 저희의 마음과 등뼈를 후리치는
극심한 눈보라까지도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저희가 겨울을 다시 발견하게 도우소서, 주님
겨울이 저희에게 끊임없이 보여주고자 하는
어두운 그림자, 미래의 꿈,
삶 아니면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까지도
새로운 기적으로 받아들이게 하소서
저희가 겨울을 다시 끌어안게 도우소서, 주님
삶의 모든 계절을 다 선택하게 하소서

  - 이 해인 <겨울을 위한 기도>-


  - 박 철 목사/ 좋은나무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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