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들끼리만 좋아서... ♥
지난주일 저녁(2월 24일) 이 시간 무렵,
나는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에서 40Km 떨어져있는 까비테 라는 곳에 있는 필리핀 크리스천 유니버시티 강당에서 찬양을 마치고 피곤한 몸으로 160여 명의 일행과 더불어 다시 마닐라로 돌아오는 시간이었다.
30도를 넘는 무더운 기온의 연주장엔 단지 낡은 선풍기 몇 개뿐이었고, 우리 찬양하는 순례자들보다 관중숫자가 오히려 적게 보였지만 정성을 다해 찬양을 했었기에 온몸이 땀에 적셔졌고 무척 빠르게 피곤함이 몰려왔었다.
늘 쾌적한 연주장의 들뜬 분위기에서만 찬양해오던 터라 이같이 열악한 환경에서 마치 졸업사진 찍듯 뒤엉켜 찬양할지라도 남다르게 느껴본 감동이 있어 절로 은혜가 되었다.
첫 번 감동은 우리의 대규모 혼성합창단을 맞이하는 현지 두 교회의 작은 찬양대가 우정 출연해 너무 열정적이고 순수하게 찬양하는 모습이었고...
또 하나의 감동은 비록 흘린 땀을 식히려 생수를 마셔가며 부르는 이름 모를 우리의 찬양에 기뻐하며 환호하는 새까만 얼굴의 현지교인들의 모습에서 절로 감격했음에...
지금까지 DEC가 아홉 차례 다녀온 해외순회연주에서 느낀 거창하고 화려한 감동보다 이번 제10차 해외연주로 필리핀 마닐라로 향한 코스는 진정한 선교연주여행의 감동이 다가왔음을 고백한다.
몇 달 전부터 현지에서 준비하며 연주회 때 통역을 맡은 한경균 선교사님께서 댕기열병(?)으로 기력을 잃고 고통 받는 모습에 동조하듯, 나는 마닐라 도착 때부터 연일 심한 설사로 고생하며 허우적대며 혼신의 힘으로 연주무대에서 찬양하거나 마이크를 잡았다.
그래서 그날 현지에서의 두 차례 연주 때는 혹시나 남방열대지역의 세균성질병에 걸리지나 않았는지 걱정하며 이를 악물고 찬양을 했었다. 그래서 몇 해 전 그리스 밧모섬 연주 때의 비장한 각오처럼, 혼자서 기도까지 했다. "여기서 찬양하다 쓰러지면, 순교자가 되는 거야~."
지난 여러 번 해외연주 때에도 그러했지만, 이번 마니라대공연을 앞두고 찬양연주도 빡세고 강하게 다듬고 준비했지만, 이에 못지않게 많은 정성의 손길들을 모았다. 우리들끼리만 좋아하고 즐기는 해외연주가 결코 아니라, 그들에게 찬양의 감동 이상으로 남겨줘야 할 이웃사랑과 정성이 담긴 물질적인 선물을 손에 집어주고 싶었기에...
우리 일행 162명의 여행용 가방에 분산해서 들고 갈 수 있는 최대의 분량의 선물들을 가득 담고 찬양선교의 현장엘 갔다. 그 결과 마닐라한인연합교회는 물론, 저녁 무렵 포옹하며 헤어진 까비테 마을 현지인들에게는 말로나 글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의 선물이 되었음에...
필리핀에서 모든 일정을 마치고 2월 26일 새벽에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하면서 공항방역진에게 나의 건강(설사)을 체크했더니 어제 3월 1일(토) 오후 통보가 왔다. "세균성 열대질병이 아니고, 일상적인 설사증세라고...".
다행히 필리핀으로부터 한경균 선교사님의 열병도 차츰 회복되어간다는 소식에 감사를 드린다. 다만, 제10차 해외연주를 은혜롭게 마친 지금에야 생각나는 것은, "왜 좀 더 많은 사랑의 선물로 더 많은 물질을 전하지 못했나?" 하는 후회스러움이 두껍고 깊게 밀려온다.
귀국 길에 만난 한목사님께서는 "넘치도록 만족하다~"는 말씀이었어도, 마음 한구석으로는 자꾸만 부족함에 고개가 숙여짐은 왜일까?
"한 목사님, 혹 그곳의 열병약보다 여기 것이 좋다면 보내드릴게~ 말씀하세요?" "아닙니다! 차츰 회복되고있구요~, 찬양과 기도로 더욱 가까워진 사랑하는 대구장로님들과의 만남이 있었기에 용기를 갖습니다!"
조금 전에 국제전화로 주고받은 한목사님과의 대화를 마치고, 또 다시 마음속으로 참회를 했다. 혹 이번 필리핀 연주가 우리들끼리만 좋아서 다녀온 여행 일정이 아니었는지...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 바쳐 독립선언문을 작성한 33인 같은 용기까지는 없어도, 이웃을 위한 순회찬양 때는 물론이거니와 해외연주 때는 반드시 하나님께 바치는 뜨거운 찬양만큼, 마음에서 우러난 사랑의 물질들을 가득이 준비해야겠다는 새로운 사명감을 북돋게 한다.
훗날 하늘 찬양대원이 되려고 하늘 우러러 주님 앞에 설 때 까지 찬양하는 순례자의 사명을 다하려는 우리들이기에...
어찌, 우리들끼리만 좋아서 한 마음 한 목소리로 노래만 하겠는가?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찬양하는 순례자로, 예수 향기가 물씬 나도록, 나를 통해서 예수님의 형상을 볼 수 있게 되기를 "내가 믿는 이웃사랑의 예수라면, 내가 찬양하는 하나님을 믿고 싶다는 사람이 많아지기를~" 기도하는 맘으로...
3월의 첫 주일 저녁에 조용히 고백해본다.
-♥ DEC150/늘 찬양하는 큰 머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