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붉게 물든 시월을 맞으며... ♣ 작성자 순례자 2008-09-30 조회 905
♣ 붉게 물든 시월을 맞으며... ♣

- 친구와 함께 떠나고 싶습니다. -

              
  
시월을 맞으며 피멍들듯 붉게 물든 가을을 닮으려 친구와 함께 떠나고 싶습니다. 붉게 타는 단풍 숲길도 좋고, 요염하게 무리지어 춤추는 코스모스 핀 시골길도 좋고, 갈대숲에 우는 바람소리 들리는 언덕은 더 더욱 가고파... 그냥 친구와 함께라면 좋겠습니다. 시월을 맞으며 늦더위 속에 겪었던 일그러진 나날의 모든 것을 잊으려 친구와 함께 떠나고 싶습니다. 치솟는 원유가에다 춤추는 달러의 위세도, 흔들리는 미국금융계와 몸 사리기에 바쁜 여러 나라들도, 밀어붙이기와 발목잡기로 민초들의 삶을 외면하는 국회 꼴도, 예나 지금이나 검은 돈 탐내다 철장 가는 수많은 공직자들도, 혼미한 정세로 핵 포기를 철회한다며 으름장 놓는 북한의 꼼수도, 유해 화학물질인 멜라민을 분유에 탄 중국의 검은 배짱마저도, 삶의 빈 껍질처럼 짜증스런 온갖 추한 것들을 묻어버리고파... 그냥 친구와 함께라면 좋겠습니다. 시월을 맞으며 온갖 갈등과 대립으로 피멍 들었던 마음을 씻으려 친구와 함께 떠나고 싶습니다. 나라도, 정계도, 종교계도, 내가 다니는 교회도, 거짓이 진실을 지배하는 야바위꾼 같은 사악한 몸짓도, 뻔한 사실을 유치한 뒷거래로 혼탁하게 채색시킨 무리도, 모두의 간사하고 음흉한 마음들을 훌훌 씻고 용서하듯, 투명한 하늘빛 아래 넋 잃은 듯 붉게 물든 가을에 취하고파... 그냥 친구와 함께라면 좋겠습니다. 시월을 맞으며 언제부턴가 늘 가까이 지니게 된 약 봉투들과 멀어지려 친구와 함께 떠나고 싶습니다. 간들거리며 불어오는 싱싱한 가을바람에 운명처럼 밀착됐던 온갖 질병을 날려 보내고 싶고, 사랑하는 가족이나 이웃의 진한 아픔도 떨치고만 싶고, 풍성한 결실의 기쁨주신 하늘의 도우심을 소망하며, 질병 고통도 남김없이 날려 보내는 가을을 맞고파... 그냥 친구와 함께라면 좋겠습니다. 시월을 맞으며 오랜 날 힘겹게 달려온 못난 삶의 발자국들을 지우려 친구와 함께 떠나고 싶습니다. 자랑할 것보단 감추고만 싶은 추한 옛 일도, 쌓여가는 세월의 나이테 속에 아직도 박혀있는 악습도, 잃거나 주는 것 보다 갖거나 받기를 즐기는 탐욕도, 흩어져 뒹구는 낙엽을 한구석으로 몰아 불태우듯, 섬김과 나눔, 배품과 겸손, 용서와 참회를 실천하고파... 그냥 친구와 함께라면 좋겠습니다. 시월을 맞으며 나를 기억하고 보내온 청첩장을 챙기면서 축하하고 싶어 친구와 함께 떠나고 싶습니다. 친구가 오리를 가자면 십리를 걷겠고, 헐벗은 이웃이 겉옷 달라면 속옷까지 벗고, 슬픔 당한 사람에겐 손잡고 위로의 기도를, 기쁨 넘친 사람에겐 하늘 우러러 감사의 노래를, 오른 손이 돕는 것을 왼손 모르게 겸손함을, 머무르고 싶은 사람을 만나 뜨겁게 노래하고파... 그냥 친구와 함께라면 좋겠습니다. 시월을 맞으며 날 쏙 빼닮은 붉은 열정을 노을처럼 불태우고 싶어 친구와 함께 떠나고 싶습니다. 이른 아침 뜨는 해보다 노을 녘 해가 더 곱고 아름답듯, 푸른 잎이 붉은 단풍으로 물들려고 몸부림치며 투신하듯, 오염 없던 그 옛날 교회의 저녁 종소리에 고개를 숙이듯, 곡조 있는 기도를 목청 닳도록 외치는 찬양의 도구로, 이 땅에 사랑과 평화가 끊임없이 넘쳐나기를 기원하며, 주님 앞에 설 때까지 찬양하는 순례자의 사명과 열정으로, 가을 길 따라 멀리 전남 광양으로 연주 떠날 날을 기다리면서... 붉게 물든 시월을 맞으며, 풍성한 삶의 가을을 맞게 하심을 감사하고 조용히 참회하는 마음으로... ♣ 대장합150/늘 노래하는 큰 머슴 ♣


♪ Evening Bell(저녁 종소리) / Sheila Ry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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