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에서 만난 친구 이야기...
마치 초여름 날씨 같은 더위 속에 아파트 담장에 활짝 핀 봄꽃들이 가까이 다가온 봄의 1악장을 노래하는데...
오늘따라 하얀 목련이 눈부신 멜로디처럼 보였고 노란 개나리와 옅은 핑크빛의 벚꽃들이 불어오는 봄바람에 하모니를 이뤘지요.
지난 주간까지 늘 건강을 뽐내며 테니스코트를 누비던 노래친구(정규동 동지)가 삐걱 무릎을 다쳐 늘 열린 성모병원에서 수술 받고 입원 중이어서 다시 한 번 병실을 찾아 위로했는데...
다행히 연골을 다친 상처부위가 수술 후 빠르게 안정을 찾으면서 春分인 내일 20일(金)에 일단 퇴원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와 두 손을 마주잡고 병실이 떠나가도록 큰 소리로 감사기도를 드렸지요.
“하나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더욱 뜨겁게 뜨겁게 찬양하게 하소서~”
봄이 짧기만 대구 땅의 날씨가 갑자기 초여름의 이상기온이 되었기에 연신 흐르는 땀을 닦으며 뇌출혈 수술 후 영남대 의료원에 입원 중인 노래친구(김상고 동지)로 향했는데...
지난 1월 어느 새벽녘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귀가해 머리 통증을 느껴 병원에서 긴급 수술 후 몇 달 동안 의식 없이 지내다 최근 상태가 호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잰걸음으로 병실로 달려가 마냥 떨리고 있는 오른손을 잡았습죠.
일흔이 넘었어도 볼링을 즐기며 늘 건강을 자랑했던 친구는 초점을 잃은 채 나를 보고 있었고...
“반갑다~ 빨리 일어나 함께 노래해야지~” “내가 누군지 알아보겠나?”해도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는 친구였음에 가슴이 무너져오는 답답한 감정으로 하늘 우러러 기도했답니다.
“하나님, 어찌 내 사랑하는 친구에게 이같이 苛酷한 苦痛을~,
새봄을 맞아 160여 명의 찬양동지들 모두가 어우러져 온 세계를 향해 노래하며 뜨겁게 감동하고 있는데 어찌 이 친구 하나만을 버리십니까?
주님, 소리 높여 노래하지는 못하더라도 제발 저를 알아보고 말이라도 한마디 하게해주십시오.
부족한 인간의 能力으로는 감히 이만큼의 상태만 이룰 뿐, 주님의 놀라운 權能의 손길로 사랑하는 내 친구를 제발 일어나게 해주십시오.
예수님 이름으로 아멘 아멘 아멘!”
갑자기 닥친 더위 탓에 창문을 활짝 열어놓은 병실에서 뜨겁게 울려나는 기도와 함께 지켜보던 사모님과 간호사들마저도 흐르는 눈물과 땀방울이 얼굴을 적셨고,
흐르는 눈물을 닦으려 손을 놓으려 해도 도무지 꽉 잡고 놓지 않으려는 친구의 손을 뿌리쳤을 때, 그는 뭔가 이야기하려는 듯 입술을 가볍게 痙攣하고 있음을 봤지요.
목련과 개나리와 벚꽃이 부르는 화려한 봄노래가 불어오는 봄바람에 실려 오는 앞산 순환도로를 달려 집으로 돌아오면서 도무지 멈추지 않고 흘러내리던 땀방울이 사랑하는 친구를 향한 애틋한 눈물과 함께 지금까지도 뺨을 적시고 있음에...
내일(20일) 春分을 앞둔 완연한 봄날의 한나절 병실에서 만난 두 친구의 이야기를 여러 노래친구들에게 전하면서
두루두루 제발 건강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해보는, -대장합150/늘 노래하는 큰 머슴-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비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 (예레미야 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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