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는 우리교회, 복 주옵소서!”
- 광주장로찬양단 총무이신 진근만 장로가 보내온 축복에 관한 글입니다. (편집자) -
진 근 만 장로(광주장로찬양단 총무)
몇 년 전 우리교회 제직회 때 이렇게 목사님과 제직들이 싸웠습니다.
“목사님의 낡은 쏘나타 차량을 이제는 새 차로 바꿔드려야 합니다!”
“그랜저는 어떻습니까?” 모두들 “아무렴 좋습니다, 그랜저쯤은 되어야합니다!”
그런데 목사님의 말씀, “안됩니다. 아직은 괜찮습니다!” 제직들과 싸움이 계속되자 다시,
“정히 사시겠다면 아반떼로 하지요”
“아니 그렇지만, 우리 교회 수준과 남의 시선도 있는데 어떻게 그 작은 차를 목사님이…”
“그렇다면 차를 사지 마세요!” 할 수 없이 아반떼를 사드렸는데 지금도 타고 다니시면서,
“아〜 차가 너무 좋아요!”라고 자랑만 하신다.
지난 달 당회에서도,
“목사님 사택이 너무 낡고 좁습니다. 이젠 공기 좋고 환경이 나은 아파트로 이사하시지요?”
“아닙니다. 교회 옆에 교인들이 지금 사택보다 훨씬 작은 집에 사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이대로가 좋습니다!” 이렇게 당회에서 싸우다 또 목사님에게 완전히 지고 말았습니다.
지난 12월의 연말 정책당회에서 사례비 인상 건에 대해서 또 다시 싸움이 시작되었는데,
“경제가 어려우니 담임목사는 동결하고 부교역자만 조금이라도 인상하세요!" 이번 싸움은 더욱 짧고 싱겁게 끝났습니다.
우리 교회는 늘 목사님과의 싸움(?)에서 당회나 제직회 때 번번이 패하고 맙니다. 참, 설날이나 추석 때 주보에 실리는 광고 1번에는 늘 이런 내용의 글이 나옵니다.
“민족의 고유 명절에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 돌보시기 바라고, 교역자 방문은 삼가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목사님께서는 올해로 우리 교회에 오신지 7년이 되셨습니다. 안식년을 맞으셨기에 어제 온 교우들의 축복 속에 휴식기간을 보내러 일절 거처를 알리지 않은 채 떠나셨습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났는데 벌써 목사님 얼굴이 보고 싶고, 목소리를 듣고 싶고, 만나고만 싶은 아쉬운 마음 그지없습니다. 목사님께서 떠나시면서 모든 교인들에게,
“1년 동안 서로 소식 듣지 못한다 하여도 저는 우리 교회 염려 안합니다. 하나님이 알아서 지켜 주실 테니까요” 그래서 잘 다녀오시도록 1년 동안 온 교우가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사례비가 왜 적게 인상되었나?/왜 사택을 크고 좋은 곳으로 옮겨 주지 않느냐?/
왜 차는 크고 안락한 고급차로 안 바꿔 주나?/왜 명절에 선물이 적으냐?/이런 안타까운 문제로, 이런 싸움에서 번번이 패하고 계시나요?”
오래 전부터 한국교회들은 끝없이 싸움을 계속하며 분리하고, 분리되는 가운데 새로운 교회가 세워지면서 교세와 교인이 늘어왔다는 억지(?) 논리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이웃에 있는 여러 이름 나있는 큰 교회들이 정치판보다 더 치열한 대립과 갈등 속에 서로 이기려고 싸움질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교회만은 이렇게 행복(?)한 싸움을 계속하면서 늘 지고만 있으니….
“싸우는 우리교회, 복 주옵소서!”♥☞ 진근만 장로/cjs944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