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얀 눈이 쌓인 까닭은… *
온 하늘과 땅이
하얗게 하얗게
산과 들과 강물도
동네 앞마당과 큰 길마저도
온 누리를 뒤덮은 그 하얀 눈이
103년 만에
가장 많은 폭설이 온 누리를 덮었다.
싸늘한 새해를 맞기까지
지난 몇 달 동안
지겹도록 보고 들었던
그 끔직한 세상의 추한 모습들을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들 마냥
하얗게 하얗게 덮었다.
반대를 위한 반대 속에
끝없이 이어지던 정당 간의 갈등(葛藤)도 덮고,
연말연시 마다 으르렁대던
노사 간의 목청 높이던 힘겨루기도,
용산시장 철거민들의 오랜 상처와
골 깊었던 앙금마저도,
그리고 엊그제
26년을 하루같이 바로 내 옆자리에 서서
어깨 나란이 하고 뜨겁게 노래 부르던
천사 같았던 찬양동지 김정문 장로가
그토록 흔한 70 나이에 하늘나라로 떠나
칼바람 부는 우성공원묘원의 언덕배기
차가운 동토(凍土)에 묻으면서
비통(悲痛)함에 한없이 눈물에 젖었던
나의 마음마저도,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들 마냥
하얗게 하얗게 덮었다.
온갖 질병으로 고통 중인 이웃도
험한 세파에 상처(傷處)입은 이웃들의 맘도
하얗게 씻어주고 치유(治癒)하며,
새해를 맞아
부푼 꿈과 비전을 안고
큰 성과를 기대하고 있는
이웃들을 축복하는 듯
하늘에서 천사 같은 하얀 눈이...
마치
따뜻한 사랑과 평화로 덮어주려는 것임을
나는 이제야 깨달았다.
2010년 1월의 어느 날 오후
103년 만에 최대의 폭설이 내린 눈 소식과 함께
매우 조용한 마음으로
하얀 눈이 쌓인 까닭을 깨달은,
- 대장합150/늘 찬양하는 큰 머슴 -
♪ 눈 사람(박정도 시 정희치 곡)/대전시립합창단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