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도 /詩/이해인-
소유가 아닌 빈 마음으로 사랑하게 하소서 받아서 채워지는 가슴보다 주어서 비어지는 가슴이게 하소서
지금까지 해 왔던 내 사랑에 티끌이 있었다면 용서하시고 앞으로 해 나갈 내 사랑은 맑게 흐르는 강물이게 하소서
위선보다 진실을 위해 나를 다듬어 나갈 수 있는 지혜를 주시고 바람을 떨구는 한 잎의 꽃잎일지라도 한없이 품어안을 깊고 넓은 바다의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바람 앞에 스러지는 육체로 살지라도 선 앞에 강해지는 내가 되게 하소서 크신 임이시여! 그리 살게 하소서!
철저한 고독으로 살지라도 사랑 앞에 깨어지고 낮아지는 항상 겸허하게 살게 하소서!
크신 임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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