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얀 봄눈이 쌓인 까닭은… *
온 하늘과 땅이
하얗게 하얗게
산과 들과 강도
동네 앞마당과 큰 길마저도
온 누리를 뒤덮은 하얀 봄눈이
모처럼 경칩지난 봄날에
가장 많은 폭설이 온 누리를 덮고 있다.
싸늘한 아침을 맞기까지
지난 몇 달 동안
지겹도록 보고 들었던
그 끔직한 세상의 추한 모습들을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들 마냥
하얗게 하얗게 봄눈이 덮고 있음에...
반대를 위한 반대 속에
끝없이 이어지던 세종시 건설과 4대강 개발의
갈등(葛藤)과 앙금도 덮고,
벼슬과 감투 쓰기를 먹이삼아
밤낮없이 목청 높여 으르렁대던
지방선거 출마예상자들의 힘겨루기도,
하늘의 재앙처럼 다가오던
아이티와 칠레 대 지진의 참사속에
골 깊게 멍들었던 두려움과 상처도,
엊그제
추한 성범죄자의 희생물이 되어
피지도 못한 채 하늘나라로 떠난
꽃봉오리 같았던 여린 부산 여중생의
그토록 슬픈 이야기도,
그리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흩어져있으면서
늘 하늘 우러러 곡조 있는 기도로
사랑과 평화를 노래하는 친구들에게도,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들 마냥
하얗게 하얗게 봄눈이 덮었다.
온갖 질병으로 고통 중인 이웃도
험한 세파에 상처(傷處)입은 이웃들의 맘도
하얗게 씻어주고 치유(治癒)하며,
새봄을 맞아
부푼 꿈과 비전을 안고
큰 성과를 기대하고 있는
이웃들을 축복하는 듯
하늘에서 천사 같은 하얀 봄눈이...
마치
따뜻한 사랑과 평화로 덮어주려는 것임을
나는 이제야 깨달았다.
2010년 3월 10일
폭설이 내리는 봄날의 아침에
매우 조용한 마음으로
하얀 눈이 쌓인 까닭을 깨달은,
- 대장합150/늘 노래하는 큰 머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