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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고픈 날
밀짚모자 사이
독기서린 눈으로 째려본다.
푸른 초원 하늘 빛
구름 한 점 없이
뜨거운 햇살만 춤을 춘다.
연일
용광로 같은 태양열에
화상 입은 대지
명의도 필요 없어
빗줄기만이 유일한 처방이네.
밭 자락
날개를 접어 버린 야생초
황달 끼 얼굴에
스치는 바람에도
누워 버린다.
주렁주렁 매달린 토마토 줄기는
핏기 없이 쓰러지고
탐스러운 오이 잎도 노랗게 타들어가고
가지나무 고추나무 배추 얼갈이 친구들은
진딧물이 점령했네
고구마 순은 낙엽처럼 타들어가고
감자는 씨알이 들지않고
양파줄기는 아예 잠들어 버렸다
비야 너 언제 내렸니
기억조차 없구나.
젖줄같은 비를 기다리는 농부
하늘 보며 삿대질 하네
너 마저 그러면 어찌 살라고
타 들어가는 농심은
오늘
비가 고픈 날이다. |

극심한 가뭄 속에
오늘도 비를 기다리는 농민들의 마음을
조금 이나마 위로하며 애타는 사정을 담아 보려고
어느 시인이 제게 보내준 글입니다.
그러지 않아도
지난 주말 전국의 해수욕장들이 일찍 개장했다는
호들갑 떠는(?) 뉴스를 보면서
전국적으로 논밭이 타들어 가는 극심한 가뭄을
저토록 외면하는 나라꼴을 한심스럽게 여겼었는데...
오늘 이른 아침녘
농장을 경영하는 단원 몇 분으로 부터
연일 물대기 작업으로 인해 몸이 너무 피곤해
이번 주일오후 찬양에 도저히 참석할 수 없겠다는
어둡고 무거운 목소리를 듣고
곧장 운동화 차림으로 심방길에 나섰지요.
전국의 농토를 말리고 있는 극심한 가뭄은
지난 3~4월까지는 평균 강수량 절반 가까이 비가 왔지만,
5월 이후, 이동성고기압 영향으로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농민들의 맘도 허우적거리는 농작물과 함께
바싹~ 바싹~ 타들어가고 있음을 직접 보았음에...
지하수와 수로의 물을 모터로 이용하는 것도
하늘에서 내리는 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대다
오이, 고추, 호박 같은 밭작물은 자주 물을 주지 않으면
열매도 맺지 못하고 잎과 줄기도 그냥 시들어 버린다고...
큰 묘목들을 대대적으로 재배하는 단원의 농장에서는
밤낮없이 대형 모터가 달린 펌프와 호스로 물을 공급해야
6월 하순까지 이어질 극심한 가뭄에서 살아날 수 있다고...
그래도
이달 6월말부터는 장마가 올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날씬한 몸으로 휘청~이면서 농장까지 찾아온 큰 머슴을
밀짚모자를 눌러 쓰고 환한 얼굴로 반기시면서
이번 주일오후 찬양에 참석하겠다는 약속을 하셨음에...

몇 곳의 농장을 방문하고 집으로 돌아올 때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차창에 빗방울이 떨어지기에
반갑고 기쁜 맘으로 농장에 계실 장로님께 전화 드렸더니,
"큰 머슴 단장님의 지극한 정성에
하나님께서 잠깐이나마 빗방울을 선물하신 것 같네요"라고...
"만물의 영장이라며 떠들어댈 것 하나 없구요"
"똑똑하고 건강하다고 자랑할 것 하나 없구요"
"걱정 없이 잘살고 있다고 큰 소리 칠 것 없구요"
오늘하루,
극심한 가뭄으로 타들어가는 농토를 다녀보니
하늘의 도우심이 얼마나 필요하고 귀중한 것임을...
인간이 가진 지혜와 계획과 노력이
하나님 앞에 얼마나 미약한 것임을 깨닫게 하였음에
오는 17일 주일오후
대구제일감리교회 연주 때 오늘 만난 동지를 보면
두 손 불끈 잡고 기도하리라
"하나님, 비가 고픈 인간들을 도와주십시오
타들어가는 농토와 농심을 단비 내려 살려 주십시오
잘 못 있으면 거센 빗줄기로 씻어 용서하시고
가뭄으로 갈라진 이 땅을 단비로 풍요롭게 채워주십시오"
6월 15일 금요일 저녁,
하늘에서 촉촉이 떨어지는 빗방울이
아파트 베란다 창을 적시는 것을 기쁜 맘으로 지켜보며...
- ♣ DEC160/늘 노래하는 큰 머슴 ♣ -

♪ 흐르는 하모니-파헬벨 캐논변주곡/리베라 소년합창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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