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홀딱 벗고" 라는 여름새의 전설을 읽고... ♧ 작성자 amenpark 2012-08-20 조회 1024

"홀딱 벗고" 라는 여름새의 전설을 읽고...
 
새 울음소리는
듣는 이의 생각대로 들린다.
 
내가 어렸을 적에 
할머니가 들려주시던 새 이야기에는,

풍년이 들려면 솥이 적다고
 [솥적다 솥적다]하고 우는 소쩍새,
[쪽박 바꿔주, 홀딱 자빠져]하는 두견새,
[뻐꾹 뻐꾹]하고 우는 뻐꾹새 등등...  
   
그런데
새 울음소리를 채보해 작곡한
'올리비에 메시앙'(Olivier Messiaen/1908~1992)이라는
유명한 프랑스 작곡가(조류가)가 있다.

그의 스승이었던 '폴 듀카스'는 제자인 '메시앙'에게
 "새들의 울음소리를 들어라.
그들은 거장이다."라고 가르쳤고...

메시앙은 스승의 가르침에 따라
현실의 새소리를 수없이 채보해
그것을 기초로 작곡하는 특이한 방법을 추구했다.

그의 새소리 채집 행각은
전 유럽뿐만 아니라 일본 후지산에 까지 이르러
며칠 밤을 수풀 속에서 지새면서
 
진기한 새소리를
악보에 옮기는 열성적인 그의 작업은
상당한 고령에 이르도록 계속되었고...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곡  '새들의 눈뜸'(1952),
관현악곡 '이국의 새들'(1955∼1956),
피아노곡 '새의 카탈로그'(1956∼1958) 등을 작곡하였다
 
그래서
작곡가인 그를 가리켜
 '새소리 사냥꾼'이라고도 하는데...
 
 
새의 울음소리가
마치 메시앙의 음악처럼 청명하게 들리는
"홀딱 벗고" 라고 는 여름새가 있다.
 
홀딱 벗고~
홀딱 벗고~

새의 원래 이름은 '검은 등 뻐꾸기'
희귀종 여름새이다.
               
그런데
어느 스님이 쓴 글을 읽으면서
이 '홀딱 벗고' 라는 여름새의 전설을 알게 되었는데...
                   
홀딱 벗고
마음을 가다듬어라.
홀딱 벗고
아상도 던져 버리고,
홀딱 벗고
망상도 지워 버리고,
홀딱 벗고
욕심도, 성냄도, 어리석음도...
 
홀딱 벗고
정신 차려라.
홀딱 벗고
열심히 공부하거라.
홀딱 벗고
반드시 성불해야 해,
홀딱 벗고
나처럼 되지 말고,
홀딱 벗고
홀딱 벗고
 
아득한 옛적부터 들려오는 소리
아침부터 저녁까지 쉬지 않고 들려오는 소리
강당으로 향하는 길목에 어김없이 들리는 소리
온종일 가슴 한 켠 메아리치는 홀딱 벗고 새소리
 
공부는 하지않고 게으름만 피우다가
세상을 떠난 스님들이 환생하였다는 전설의 새
공부하는 스님들에게 더 열심히 공부해서
이번 생에는 반드시 해탈하라고
목이 터져라 노래한다.
 
홀딱 벗고
홀딱 벗고
모든 상념을  홀딱 벗고...
               
비록
종교와 교리는 다르다 하여도
어느 스님이 후학들에게 절규하듯 쓴
매서운 회초리 같은 가르침의 글줄기가

청아한 새소리를 주제로
올리비에 메시앙이 작곡한
불후의 명곡을 들으며 느꼈던  감동보다
엄청 깊고 진하게 다가 오면서

늘 교만과 권위로 욕심만 앞세웠던
나이든 큰 머슴의 무딘 가슴을
아프게 찌르고 있음을 고백한다.

지난 7월~8월.
8주간의 긴 여름방학 기간동안
연일 퍼붓던 폭염을 탓하며
열정없는 신앙생활을 하진 않았는지,

건강회복을 핑계로
늘 게으름만 피우다
홀딱 벗고 라는 여름새처럼
나태한 꼴을 닮진 않았는지,

오는 8월 27일(月) 저녁무렵
DEC의 160여 명 노래친구들과 만날
하반기 개학을 앞두고

여름과 가을이 교차되는 계절의 여울목에서
나이든 나의 게으른 삶을
조용히 반성하는...
 -DEC160/하늘 우러러 늘 노래하는 큰 머슴-
(amenpark150@hanmail.net)
 
 
           ☞ 여기를 클릭하면 DEC(대구장로합창단) 홈페이지로 옮겨집니다 ☜ 
 -www.dechoir.net-
 
ㆍ작성자 : 聖南 참 재미있고
나의 마음을 울리는 깨닭게 하는 좋은글
"홀딱벗고. 홀딱벗고." 기도 해야 하겠고
"홀딱벗고" 봉사와 헌신해야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등록일 : 2012-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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