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는 왜 사전에도 없는 말을 쓰나? ☆ 작성자 순례자 2012-10-10 조회 968
교회는 왜 사전에도 없는 말을 쓰나?
천서, 증경 등 뜻모를 용어 습관적 사용... 전투적 용어까지 심각

한글날 566돌을 맞아 교회 안에서도 바른 말을 사용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통을 중요시하는 교회들이 국어사전에도 없는 용어들을 총회 석상에서 사용하고, 교회 공식 문서에 기재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또 성경적 용어를 배제하고 전투적인 전쟁용어를 교회 안에서 사용하는 것도 거룩한 교회의 모습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 9월 예장 백석 총회는 헌법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평소 사용하지 않는 단어를 삭제하거나 수정했다. 사전에도 없는 ‘천서’와 ‘증경’이라는 용어를 고쳐 써야 한다는 헌의가 올라온 것이다. ‘시취’ 역시 마찬가지였다. 결국 백석총회는 시취를 ‘고시’로, 천서라는 용어는 아예 삭제하고 ‘총대명부를 접수하여 자격심의를 거쳐’로 구체적으로 풀어 명시했다. 증경총회장을 전 총회장으로 수정하는 헌의도 올라왔지만 일부 총대들이 “공경의 의미를 담고 있다”며 계속 사용을 주장해 그대로 남겨 두었다.

 

하지만 ‘증경총회장’은 한자로 ‘曾經 總會長’으로 표기되며, 공경의 의미가 아닌 ‘일찌기 지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백석대 국문과 김기창 교수는 증경의 어원에 대해 “당(唐)나라 시인 노조린(盧照隣)이 지은 시에서 처음 나온 말로, ‘일찍이 지낸’, ‘이전에 겪은’이란 뜻”이라고 설명했다. 증경이라는 표현은 일상생활 어디에서도 쓰지 않는 말로 ‘전(前) 총회장’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지만 아직까지 교회는 권위적인 용어로 ‘증경’을 선호하고 있다.

 

교회가 잘못 쓰는 말은 또 있다. 자벽(自辟)이라는 용어는 임명이나 지명의 뜻을 담고 있지만 일상에서는 사용되지 않는다.

 

전투 용어 사용도 심각하다. 교회 안에서는 ‘전도 특공대’, ‘전도 폭발’, ‘예수 투쟁’ 등 전쟁을 상징하는 용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교회에서만 사용하는 이런 용어들은 일반인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고, 자칫 기독교를 공격적인 종교로 인식하게 만드는 부작용이 있다.

 

이러한 점을 우려해 과거 기윤실은 ‘바른 교회 언어사용’을 연구한 바 있다.

기윤실은 “교회 안에 국적이 없는 신조어, 잘못 번역된 말, 비복음적인 말, 무례한 말, 폭력적인 말이 무분별하고 혼란스럽게 사용되고 있다”며 “잘못된 언어문화는 잘못된 신앙문화를 낳고 복음 전파도 막게 한다”고 지적했다.

 

MBC 아나운서 국장을 지낸 최창섭 장로 역시 바른 말 사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창로는 “오늘날 많은 단어들이 된소리로 발음되는 것은 그만큼 성격이 급해지고 거칠어졌다는 방증”이라며 바른 글의 사용과 정확한 발음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백석대 김기창 교수도 “그리스도인들은 바른 말, 순화된 말을 써 자기 의사를 바르게 전달하고 또 복음을 전해야할 사명이 있다”며 “특히, 설교자는 그가 쓰는 말을 하나님의 말씀을 담기에 적합한 것으로 선택해야 하고, 그 말이 갖고 있는 본래의 뜻대로 바르게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교회가 바른 말을 써야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그 말을 관습적으로 써왔다고 하여 그 말의 본래의 뜻을 모른 체 아무런 의식 없이 쓰게 되면 신앙의 혼란과 왜곡, 신학적 오류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계 일각에서는 "지금이라도 바른 용어 사용운동이 일어나야 한다"며 "한글보급에 앞장 선 기독교가 바른 용어와 언어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하루빨리 반성해야할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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