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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아파트의 바로 옆 칸에서 혼자 사는 노인이 계셨습니다.
자식이나 친척들은 물론 친구나 이웃과의 왕래도 없이 일 년 내내 외롭게 늘 혼자 계셨죠.
그러던 어느 날부터 노인의 우편함에 고지서 따위가 산더미처럼 쌓이고
노인의 아파트 문 앞에 낙엽처럼 어지럽게 나뒹구는 온갖 선전광고 종잇조각들이 쓰레기 뭉치가 된 것을 보고서야
뒤늦게 몇 개월이 훌쩍 지난 어느 날 노인의 사망소식이 이웃들이 알게 된 세상...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모습이 이런 건 아니잖아요.
아무리 잘나고 특별해도 혼자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고 기쁨도 슬픔도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유창한 달변가 여도 들어 주는 사람 없으면 벙어리가 되고 귀머거리가 됩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서 나의 생각만 옳다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등한시 하며 혼자만의 틀에 갇히면 소중한 사람들을 잃게 됩니다.
막대한 재력가나 지식이 풍부한 학자도 혼자서는 부와 명예도 무용지물이며
함께 나누는 사람들이 곁에 있어야 그 재력이나 학식이 더 빛을 내고 그 빛으로 밝은 세상이 만들어집니다.
합창에만 화음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우리들 살아가는 삶에도 상대방을 배려하고 바라보며 걸음을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내 목소리만 들으라는 듯 커다랗게 소리 내어 말한다고 절대로 자신이 돋보이지 않습니다.
함께 걸으며 두 손 마주 잡고 햇살도 되어 주고 그늘도 되어주면서
삶의 아름다운 화음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우리 모두는 이웃과 더불어 행복해질 겁니다.
붉게 물들어 가는 단풍소식과 함께 마지막 남은 한 장의 외톨이 캘린더가 돋보기안경 쓴 나이든 주인을 바라보는
싸늘하게 깊어가는 가을밤에
삶의 늦가을 녘을 노래하는 친구들과 함께 걸어가며 아름다운 화음을 박수까지 받으며 내뿜고있으면서도...
지금까지도 나만 내 것만 챙겨오던 어둔한 자신을 참회의 기도상에 내려놓습니다.
올해 마지막 교회순회연주로 오는 11월 11일(주일)오후에 가질 목양교회 창립10주년 축하연주회를 준비하며 이웃사랑을 조용히 다짐해 보는, -DEC160/늘 노래하는 큰 머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