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는 막역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한 고향에서 나시고 자라나셔서 두 분 사이에는 많은 추억이 있었죠.
주말마다 꼭 저희 집에 들러 아버지와 몸에 좋다는 음식들을 드시며 온갖 재밌는 세상 이야기들을 주거니 받거니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분을 늘 '작은 아버지' 라고 불렀죠.
그런데 어느 날 아버지가 갑자기 뇌졸증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셨습니다.
다행히 큰 병은 아니었지만, 아버지를 걱정한 많은 친구들이 병원에 문병을 다녀갔죠.
그런데 유독 '작은 아버지' 한 분만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친구가 가장 필요할 때 그 분이 보이지 않아 저는 약간 실망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뒤 까닭을 알게 되었죠.
뒤늦게 아버지를 찾아오신 그 분은 말없이 울기만 하셨습니다.
아버지가 뇌졸증으로 쓰러졌다는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아 자신도 움직일 수 없을 만큼 크게 아팠다는 말을 전하면서...
함께 늙어가는 친구의 비보에 그만 덜컥 놀라 자리에 눕고 만 것이죠.
이젠 저희는 그 분을 '작은 아버지' 가 아닌 '아버지의 애인' 으로 부른답니다.
- 새벽편지 중에서 -

흔한 얘기 같지만 함께 나이 들어가는 친구는 때로는 늘 가까운 가족보다
더 소중한 애인처럼 느껴질 때가 있음에...
올 한 해 동안 큰 머슴이 몸소 겪었던 힘든 시간 속에서 절실하게 느꼈던 것이 있습죠.
지난 봄 입원에서 부터 큰 수술-퇴원-회복의 시간이 흘러 초겨울 녘을 맞은 지금까지도
헌신적으로 도움 준 의료진과 현대의술이 있었고 사랑으로 기도하며 용기를 북돋아 준 이웃이 있었고
그리고 하늘 우러러 늘 뜨겁게 노래하는 친구들의 격려와 성원이 있었기에
오늘도 애인처럼 악보가 든 검정가방을 품고 기쁜 맘으로 하모니를 일구는 자리로 힘차게 달려가고 있습죠.
엊그제 찬바람이 싸늘하게 불던 날, 우리 단의 최고령(84세) 창단멤버로 지금도 외과의사로 봉사하시면서 늘 Bs파트 앞자리에 계시던 단원께서
갑자기 입원하셨다기에 달려가 두 손을 잡고 기도로 용기를 북돋게 했더니 깊고 굵게 파인 주름진 얼굴을 타고 연신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으시며,
"정말 나이는 못 속여~ 남의 건강만 챙기다 내가 이렇게 됐구먼! 하나님의 도움으로 빨리 일어나 찬양하러 나갈게요!"라고...
노래친구야! 올 겨울은 유난히 더 추울 거라는데 제발 아프지 마오~ 혹 아프다면 곧장 연락하시게나 잰걸음으로 달려가리다.
올 한 해 동안 큰 머슴이 친구들로 부터 받은 그 따뜻했던 격려와 성원의 기도를 몇 배로, 더욱 뜨겁게 갚으려고...
얼음 얼고 첫눈이 내린다는 11월 22일(음력 10월 11일) 소설(小雪)날 찬바람 부는 싸늘한 아침에
애인의 손길 같이 따뜻했던 전국에 있는 나의 노래친구들의 격려에 감사하며
오는 주일예배 때 시온찬양대 지휘를 위해 악보를 챙기면서 눈동자처럼 지켜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는...
-♥ DEC160 / 늘 노래하는 큰 머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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