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얀 눈이 쌓인 까닭은… *
온 하늘과 땅이 하얗게 하얗게 산과 들과 강물도 동네 앞마당과 큰 길마저도 온 누리를 뒤덮은 그 하얀 눈이
오랜 겨울 60년 만에 가장 많은 폭설이 온 누리를 덮었다.
싸늘한 새해를 맞기까지 지난 몇 달 동안 지겹도록 보고 들었던 그 끔직한 세상의 추한 모습들을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들 마냥 하얗게 하얗게 덮었다.
반대를 위한 반대 속에 끝없이 이어지던 정당 간의 갈등(葛藤)도 덮고,
5년 마다 연말이면 대선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으르렁대던 여야의 정치꾼들의 목청 높이던 힘겨루기도,
온 세계를 경악케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골 깊게 파였던 남북 간의 앙금마저도,
그리고 살을 여이는 겨울날씨 속에 자꾸만 번져가는 노동자들의 불만과 서민들의 살림을 조이게하는 물가인상 소식이 무섭게 다가오고 있음에
칼바람 부는 겨울하늘 우러러 모두의 아픈 마음과 어둡고 무거운 모습을 씻어달라던 간절한 기원을 들어주는 듯,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들 마냥 하얗게 하얗게 덮었다.
온갖 질병으로 고통 중인 이웃도 험한 세파에 상처(傷處)입은 이웃들의 맘도 하얗게 씻어주며 치유(治癒)하고,
새해를 기다리며 부푼 꿈과 비전을 안고 큰 성과를 기대하고 있는 이웃들을 축복하는 듯 하늘에서 천사 같은 하얀 눈이...
마치 따뜻한 사랑과 평화로 덮어주려는 것임을 나는 이제야 깨달았다.
2012년 섣달의 마지막 주간 60년 만에 폭설이 내린 남녘의 눈 소식과 함께 온 하루 눈길에 미끄러지며 심방을 마치고 돌아와
매우 조용한 마음으로 하얀 눈이 쌓인 까닭을 깨달은, - 대장합160/늘 찬양하는 큰 머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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