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린교회는 지난해 성인 교인 수가 400명에 이르자 분가소위원회를 구성해 ‘공동의회’를 열어
임보라 목사를 섬돌향린교회로 파송하기로 결의하고, 분가에 참여할 교인 자원을 받고 새 교회를 여는 데 따른 예산을 배정했다. 섬돌향린교회는 마포구 성산동 인권센터3층을 터전으로 삼기로 했다. 그러나 현재 이 건물이 리모델링 공사 중이라 당분간 성미산공동체의 ‘문턱 없는 밥집’에서 예배를 한다.
이날 ‘아름다운 헤어짐, 영원한 동행’이란 주제로 설교하며 감사의 눈물을 흘린
조헌정 향린교회 담임 목사는 “몸집이 커지고 부와 권력이 집중되면 타락하기 마련이다. 생명체는 끊임 없이 자기 몸집을 불리기보다는 새로운 생명을 낳는다”며 분가의 의의를 설명했다. 기존 향린교회에 남는 목사와 신자들은 예배가 끝난 뒤 길게 늘어서서 오랫동안 정든 모교회를 떠나는 목사와 신자들을 한명 한명씩 악수를 나누고 꼭 안아주었다.
섬돌향린교회 교인들은 “인간의 무한 성장과 팽창 논리를 거부하고,
예수가 삶으로 보여 준 하나님의 사랑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입을 모았다.
성장과 대형화가 한국 교회의 지상 목표처럼 추구돼왔지만,
향린교회는 정반대의 길을 걸어온 셈이다. 이 교회는 이미 1993년 송파구 거여동에 강남향린교회를 세워 부목사였던 김경호 목사와 신자 12명을 분가시켰다. 강남향린교회는 성장해 신자가 불어나자 다시 김 목사와 일부 신자들이 투표를 통해 2004년 강동구 천호2동에 들꽃향린교회로 분가했다.
성장과 대형화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작고 아름다운 교회’를 만들어가는 곳이 향린교회만은 아니다.
손봉호 장로 등이 설립한 서울 영동교회가 한영교회와 일원동교회,
서울남교회, 분당샘물교회 등으로 분가한 것을 비롯해 정주채 목사가 서울 잠실중앙교회에서 용인 향상교회로, 김동호 목사가 동안교회에서 숭의교회로 분가했다. 또 여수 은현교회(최규식 목사)와 대전 새하늘교회(안덕수 목사)와 서울 동네작은교회(김종일·이민욱·최현락 목사), 성남성산교회(현상민 목사), 춘천 소양교회(이원호 목사) 등도 ‘분가한 교회’들이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주는 교회들이 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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