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회 30년, 부끄러울 뿐입니다 ♧ 작성자 amenpark 2013-04-05 조회 993

 

유기성 

유기성 목사

 

목회 30년, 부끄러울 뿐입니다  


1. 얼마전 교회에서 집으로 가는 길에 한윤호목사님 딸 정수(9)가

 “난 목사님하고 결혼하고 싶어요” 하는 것입니다.

정수는 평소에 저를 보면 늘 웃기만 했지

별 말이 없었던 아이였기에 좀 당황했습니다.

그러나 기분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그만큼 제가 좋다는 뜻이겠기 때문입니다.

2. 그러자 함께 놀던 김시준전도사의 딸 주하(9)가 달려와 제게 안기면서

“나도 나중에 목사님하고 결혼할 거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그러자 정수가 주하에게 어이없다는 표정을 하면서

큰 소리로 “안돼” 하는 것입니다.
순간 당황했습니다. 이런 상황이 익숙하지 않는 저로서는

어떻게 이 상황을 수습해야 할지 난감하였습니다.

3. 그런데 이어서 정수가 정색을 하며 말했습니다.
“나중에는 목사님이 죽어, 결혼하려면 지금해야 돼”

4. 아이들과 헤어져 집으로 오면서 생각했습니다.
‘아, 아이들이 내가 곧 죽을거라고 생각하고 있구나!’

5. 어제 감리회 중앙연회에서 이정원감독님으로부터

성역 30년 표창패를 받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축하해 주시고,

장로님들은 근사한 곳에서 저녁대접과 귀한 선물을 주셨습니다.

6. 집에 오니 아내와 딸들의 정성어린 축하를 받았습니다.
30년 목회를 중단없이 해 올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이지만,

아내와 두 딸의 위로와 사랑의 힘이 컸으니,

제가 감사해야 할 일인데 바보같이 축하만 받았습니다.

7. 그러나 축하해 주는 많은 분들로 인하여 내색은 못하였지만

성역 30년 표창을 받은 마음은 심난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제게 이제 하나님 앞에 설 준비를 하라는

 통고문으로 들렸기 때문입니다.

8. 저는 목회자로 살았던 지난 30년 세월이 부끄럽습니다.
나이는 들었고 중진 목사가 되었지만,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는 여전히 어린 아이이기 때문입니다.

9. 지난 30년 동안 영적으로 자란 것이 너무나 초라합니다.
주님이 보시는 눈에는 얼마나 답답하시겠습니까?
“주여, 어찌합니까?”

10. 어제 부목사님들과

창 41장으로 큐티 나눔을 마음이 너무나 애통하였습니다.
바로가 꿈을 꾸었는데,

분명히 앞으로 될 일에 대한 계시적인 꿈인 것은 알겠는데,

답을 알 길이 없어 애급 온 나라가 우왕좌왕하였습니다.

11. 이런 상황에서 요셉은 바로 앞에서

“하나님께서 대답을 보여줄 것이라”고 확언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그에게 대답을 주실 것을 확신하였기 때문입니다,
요셉은 비록 죄수였지만 하나님과 마음이 통하는 자였습니다.

12. 지금이야말로 요셉과 같은 하나님의 사람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의 사인은 시시각가 주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대답을 속 시원히 전해줄 사람이 너무나 적습니다.

13. 그런 점에서 제 마음은 통곡합니다.
여전히 주님의 마음을 아는데,

너무나 미숙하고 어리석기 때문입니다.

14. 지난 30년, 허송세월한 것 같습니다.
늦게서야 주님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 열렸으니,

저도 답답하고 주님도 답답하실 것입니다.

15. 남은 세월,

얼마일지 모르겠지만 얼마 남지 않은 것만은 분명합니다.
오직 원하는 것은

주님과 교인들에게 걸림돌이 되지나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제부터는 어떻게 목회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

더욱 주님만 바라볼 뿐입니다.

 


여기를 클릭하면 DEC(대구장로합창단) 홈페이지로 옮겨집니다
-www.dechoir.net-

작성자 비밀번호
※ 간단한 코멘트 남기세요▼
장로합창단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첨부 조회수
1   ♧ 4월의 첫날 병실에서 만난 친구 이야기... ♧  (6) amenpark 2013-04-01 978
2  ♠ 복 받을 사람들을 위한 기도... ♠  (1) 큰 머슴 2013-03-31 991
3  " 고난주간에 가슴을 치고 회개합니다! "  (3) amenpark 2013-03-27 951
4   기도/헤르만 헤세 (0) 김재양 2013-03-23 1038
5  노(老) 소고 (0) 聖南 구연도 2013-03-20 969
6  ♣ 봄비소리 들으며 보내는 새봄의 인사... ♣  (5) amenpark 2013-03-13 1593
7  ♡ 210여 명이 함께 부른 찬양하는 순례자 ♡ (0) 큰 머슴 2013-03-07 1527
8  바벨탑 쌓지 말자…‘분가’하는 교회들! (2) 순례자 2013-03-01 984
9  ♠ 새 대통령 취임식 날 아침에... ♠ (8) 큰 머슴 2013-02-25 1017
10      ♧ 국가조찬기도회/김창욱 ♧ (0) 김창욱 2013-02-25 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