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홀가분한 삶이 되기 바라며… ♧ 작성자 amenpark 2013-09-09 조회 975

 

 
  홀가분한 삶이 되기 바라며…   
 
지난 6월 6일 현충일에
지휘자를 비롯해
늘 가까이 있는 노래친구들과 함께

젊었을 적
군대생활(1965∼1968)을 했던
강원도 땅을 찾아 가보기로 했다.

이른 아침 대구를 떠나
조용한 호반의 도시
춘천의 소양댐을 둘러보고,

인터넷을 뒤적여
유명한 춘천 막국수의 원조식당을 향해
어느 뒷골목 허름한 실비 식당까지 찾아갔다.

춘천에서만 맛볼 수 있는
원조 막국수를 맛있게 먹고
일행은 곧장 대구로 가는 길에 원주를 들렀다.

정작 원주로 달려간 것은
40여 년 전 20대 청년시절에 근무했던
원주역 부근에 있는 옛 군부대를
보고 싶기도 했지만,

실은 이번 기회에
우리나라 근대문학의 거목으로 추앙을 받는
대하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1926∼2008/82세)의 문학공원을
순례하고 싶은 목적이 더욱 뚜렷하였다.



48년 만에 찾은
원주의 옛 모습을 떠올리며

정든 부대가 있던 원주역을 지나
한국문학의 산실인 박경리 문학공원을
어설프게 글 쓰는 경상도 길손이 찾았을 때,

작가의 손때 묻은 유품들을 직접 보면서
선생의 인간적인 체취가 감회의 물결이 되어
끝없이 흘러넘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대하소설 ‘토지’ 전 5부 21권(원고지 3만 매)을
26년간 집필하는 고된 작업과정에서,

소설의 내용처럼
파란만장했던 작가가
삶의 마지막 부분인 18년을
원주 단구동에서 텃밭을 가꾸며

불길 같은 집념으로 완성한
창작의 산실을 직접 돌아보며
깊은 상념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나를 비롯한 일행이
그날 원주의 박경리 선생 문학공원에서
충격적으로 받아들인 것은,

대 문호가 죽음 직전에 이 땅에서
최후로 남긴 짧은 고백의 글이 너무 강렬했었기에
그날 이후 몇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문을 줄줄이 읊고 있다.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다. 모진 세월 가고…
아아∼ 늙어서 이렇게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80평생을 살다간
한국문학의 대표작가의
얼룩진 삶의 긴 여정과는
결코 비교할 수 없었지만,

노래친구 일행은
이 글귀에 담긴 깊은 의미를 되새기며

자신의 지난 세월과
남아있는 여생을 접합해보면서
새로운 삶의 용기와 의욕을
가다듬게 한 계기가 되었다.

그래도
지금은 우리나라가
풍족한 삶을 누리지만,

지금의 젊은 세대가 아닌
장년과 노년의 시대에 이른
주위의 노래친구 모두는

지난날 너나 할 것 없이
그리 순탄치 못한 세월 속에
어렵고 힘든 삶의 여정을 보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기에
모질게 어렵고 힘들었던
그 젊었을 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을 것이며,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버리듯
베풀며 살아가는 홀가분한 노년의 삶이
더없이 감사하고 여유롭다는
진솔한 그 고백이 가슴 깊이 박혀

원주를 다녀온 그 날 이후부터
나의 고백이 되어
뇌리를 떠나지 않고 있다.



폭염과 장맛비가
모질도록 기승을 부리던 올해 여름이
새로운 달 9월의 시작과 함께 물러간다.

그리고
불어오는 산들바람을 타고
들녘의 새아씨 같은
코스모스를 춤추게 하는 가을을 맞으면서

덥지도 춥지도 않은
편안하고 풍성한 수확의 계절인
가을이 다가온다.

우리는 모두 새로운 계절을 맞아,
어렵고 힘들었던 옛것들을 잊어버리자.
악을 쓰듯 모으고 채우려던 물욕이나,
건강을 위한 걱정마저도
조물주 하나님께 맡겨드리자.

그리고
시편작가의 고백처럼
한 마음 한목소리로 하늘 우러러
곡조 있는 기도를 끊임없이 드리자고 권한다.

“하나님은 온 땅의 왕이심이라.
지혜의 시로 찬양할지어다.”
(시편 47:7)

내년 2014년에
창단 30주년의 해를 준비하면서,

하반기부터 총동원 체제로 나서게 될
대장합의 170여 명 노래친구와
전국에 있는 찬양하는 순례자들은,

박경리 선생이 남긴 고백의 글보다
더욱 편안한 삶으로 버리고 갈 것만 많이 남는
홀가분한 삶이 되기 바라며….

 DEC170/하늘 우러러 늘 노래하는 큰 머슴
지난 6월의 현충일에 원주시 단구동에 있는 박경리 선생의 문학공원을 찾았던 큰 머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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