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이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 작성자 큰 머슴 2013-09-14 조회 1040

 


"세상이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퇴근시간 때
일기예보에도 없었던 비가
갑자기 쏟아졌습니다.

일찍 어둠이 깔리면서
찬란한 상가의 네온 빛이
떨어지는 빗방울에 깨어지면서
도로를 걷던 사람들은 비를 피하기 위해
뛰기 시작했습니다.

나도 이 갑작스러운 비를 피하기 위해 뛰다가
어느 건물의 좁은 처마 밑으로 들어갔지요.
그 곳에는 이미
나와 같은 처지의 한 청년이 서 있었습니다.

빗방울이 더 굵어지기 시작하고,
조금 있다가 할아버지 한 분이 가세하였습니다.

그런 다음 중년의 아저씨 한 분이 들어 오셨고
마지막으로 아주머니 한 분이
그 남은 비좁은 틈으로 끼어들었습니다.

마치 출근시간의 만원버스에서 처럼
작은 처마 밑은 사람들로 금새 꽉 찼습니다.

사람들은 비좁은 틈에 끼어 서서
하염없이 쏟아지는 빗줄기만 멀거니 쳐다보고 있었지만
비는 금방 그칠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뚱뚱한 아줌마 한 분이 이쪽으로 뛰어 오더니
이 가련하기 짝이 없는 대열로 덥석 뛰어들었습니다.
"구르는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고 했던가요?

그 아주머니가 그 큼직한 엉덩이를 들이 대면서
우리의 대열에 끼어들자 맨 먼저 와 있던 청년이
얼떨결에 튀겨져 나갔습니다.

그 청년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우리를 쭉 훑어보더군요.
모두들 딴 곳을 바라보며 모른 척하고 있었는데,
할아버지가 한 마디 하셨습니다.
"젊은이, 세상이란 게 다 그런 거라네..."

그 청년은
물끄러미 할아버지를 잠시 동안 쳐다보더니
비를 맞으며 길 저쪽으로 뛰어갔습니다.
비는 그칠 줄 모르고 계속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4~5분 쯤 지났을까?
아까 그 청년이 비에 흠뻑 젖은 채로
비닐우산 5개를 옆구리에 끼고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하나씩 건네주며 말하였습니다.
"세상이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청년은 다시 비를 맞으며 저쪽으로 사라졌고,
사람들은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청년이 건네준 우산을 쓰고
총총히 제 갈 길을 갔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다 그런 거라네..."라고 말한 할아버지만이
한참 동안을 고개를 숙이고 계시더니
우산을 땅바닥에 내려놓고는
쏟아지는 장대비 속으로 그냥 사라져 버렸습니다.




어느 비오는 날 운전을 하면서 
방송에서 흐르던 청취자의 아름다운 사연이
너무 진하게 가슴을 찔렀기에
그날의 기억을 되살려 정리하여 옮겼습니다.

풍요로운 결실의 계절에다 
즐거운 추석명절까지 곧장 다가오면서
오랜 날 대치상태 속에 빠졌던 
남북 간의 화해 무드가 조성되어 기쁘지만...

국민의 혈세로 배를 채우면서도
유독 당리당략에만 마음이 쏠려
민생을 외면한 채 싸움질만 계속하고 있는
우리 정치권 무리의 추잡스런 몰골을 보면,

마치
먼저 온 청년을 밀쳐낸 고약한 이웃들 모습 같아
안타까움과 서글픈 맘이 불끈불끈 솟습니다.

"세상이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라며
우산을 건네준 그 청년 같은
아름다운 맘씨를 지닌 이웃이 많아졌으면...

그리고
"세상은 다 그런 거라네..." 라고 말했다가
우산 없이 장대비 속을 걸어간 그 할아버지가
어쩌면,
바로 나였을 것 같은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가을비 오는 날 이른 아침녘에,
희망의 속삭임 같았던
그 청년의 목소리를 떠올리며 
조용히 고개를 숙이는...


- DEC170/늘 노래하는 큰 머슴 -    

                                                                          

Phil Coulter Piano-Whispering Hope/희망의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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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 부천/이수부 "세상이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愚問에 대한 賢答이네요.
그리스도를 내품에~
등록일 : 2013-09-21
ㆍ작성자 : 천안/윤천수 장로님
감사합니다
등록일 : 2013-09-19
ㆍ작성자 : 수원/김기태 참 아름다운 이야기를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등록일 : 2013-09-17
ㆍ작성자 : 전주/최홍규 샬롬!
어김없이 가을은 오는군요.
지난 여름을 생각하면
절대 계절의 변화가 없으리라 생각했는데요.
글 잘 읽었습니다.
우리 현실을 보는것 같아 조금은 씁쓸합니다.
내일 모래면 추석입니다.
연세는 드셨어도 추석은 추석인가봅니다.
젊으나 나이드셨거나 모두
추석에 대한 향수는 어쩔수 없는것 같습니다.
장로님 추석명절 잘 보내시고
계획된대로 주님과 함께 이루어 가시옵소서.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전주에서 최홍규 장로 올림.
등록일 : 2013-09-17
ㆍ작성자 : 익장합/송규문 세상 사람들은 세상을 알기도전에
神을 알려고합니다
공자와 그의 제자인 자공이 대화를
나눕니다.
자공이
'神을 알려면 어떻게 해야합니까'하고
스승인 공자에게 묻습니다.
공자가
'세상도 모르는놈이 神을 알려고하느냐'하고
대갈을 합니다.
자공이
'죽음이란 무엇입니까'하고 또 묻습니다.
공자는
'삶도 모르는 놈이 죽음을 알려고하느냐'고
공자는 또 대갈 합니다.

장로님!
세상을 안다는 것..참 어려운 일 같아요
중추절을 즈음하여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즐거운 한가위 되시길...
익장합 송규문올림
등록일 : 2013-09-16
ㆍ작성자 : 홍양표/T! 재미있는 미담
튕겨져 나가면서 세상이 다 그런거
세상은 다른 거 그렇게 가다가 달라지고
하나님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홍양표/T1
등록일 : 2013-09-15
ㆍ작성자 : 영남신대/안승오 샬롬!!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을 올립니다.
저는 올 2학기에 학교에서
안식학기를 허락해주셔서
모처럼 좀 여유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재충전을 잘하고 계속해서
잘 쓰임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다가오는 민속 고유의 명절 추석 한가위에도
풍성한 기쁨이 넘치시길 기원합니다.
늘 강건하시길 빕니다.
영남신대 안승오 올림.
등록일 : 2013-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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