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단 30주년 연주회를 준비하며…” ♥
『 절벽 아래로 떨어질 때 /
절벽 가까이 나를 부르셔서 / 다가갔습니다.
절벽 끝에 더 가까이 오라고 하셔서 /
더 가까이 갔습니다.
그랬더니 /
절벽에 겨우 발을 붙이고 서 있는 나를
절벽 아래로 / 밀어 버리시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나는 /
그 절벽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나는 / 그때서 비로소 알았습니다.
내가 날 수 있다는 사실을… 』

지금은
건물 전체가 LA 오렌지카운티
가톨릭 교구로 넘어 갔지만,
한 때 1만 명 넘는 교인수를 자랑하던
LA Times Listen here 가든 그로브에 있는
수정교회(Crystal Cathedral Ministries)의 설립자이자
세계적인 부흥사
로버트 슐러(Robert H. Schuller)목사가 쓴
유명한 시로,
오랫동안
전 세계 크리스천들이 애송하고 있는
‘절벽 가까이 나를 부르셔서’입니다.

일찍이 모세는,
시내산에서 하나님으로부터
어미 독수리가 새끼를 거칠게 훈련하는
과정과 방법(출 19:1∼6)을 듣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설명했습니다.
그 사랑은
어미 독수리의
자식 사랑과도 같은 것입니다.
때로는 밀어 버리실 때도 있고,
때로는 흔드실 때도 있지만,
그것이 우리를 스스로 날 수 있도록 하려는
그분의 귀한 사랑임을….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늦은 나이에 합창을 다듬고
노래를 배운다며 열심히들 모이고 있지만,
우리 합창단의 연습시간은
마치 지난 학창시절 점심시간이 막 지난
오후의 음악수업시간과도 같은
느낌입니다.
조금 전에
도시락을 일찍 까먹은 후
남은 휴식시간에 신나게 공차기를 하다
오후 수업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곧장 음악실에 모여들었기에,
밀려드는 식곤증과 피로감 탓에
모두가 꾸벅꾸벅∼ 졸 때면,
곧장 예민하신 음악 선생님의 신경질적인 반응이
쏜 화살처럼 날아왔기에….
새벽 일찍 잠자리에서 일어나
새벽기도회 참석을 시작으로 일과를 보내며
온종일 일터에서 시달렸고,
또는 험한 세파와 부딪치며
바쁘게 뛰어다니면서도
삶의 마지막 합창수업으로 여기는
찬양시간이 되어 허둥지둥 달려왔기에,
자신도 모르게
꾸벅꾸벅∼ 하는 분이
여럿 있음에….
지난 월요일 찬양모임 때도
앞자리에서 졸던 단원 한 분이
지휘자로부터
꾸지람 같은 핀잔(?)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 핀잔은 훈련과 학습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법의 하나였습니다.
“하루의 일과 동안
얼마나 피곤했겠어요.
피곤한 몸이지만
그래도
찬양하는 자리에 나오신 것도 감사하고,
찬양 중에 살짝 주무시는 S장로님은
마치 천사 같은 모습이네요”
이내 찬양대실 전체가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오는 10월 21일(火)
범어교회 예루살렘 채플에서 열릴
창단 30주년 기념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준비가 한창입니다.
합창다듬기와 기념행사준비로
모두가 열과 성을 한데 모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미 독수리가
새끼를 절벽 가까이 오라 부르는 듯,
더욱 강하게 키우려고 밀어버리기도 하고,
때로는 흔들어 떨어지게도 합니다.
우리 스스로 날 수 있게 하려고….

DEC가 내딛는 발자국마다
이 땅에서 새로운 찬양역사로
기록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30년의 대기록을 바탕으로
또 다른 새 역사를 창조하게 될
현장 그 중심에 서 있는
지금의 170여 명 단원은,
마치 절벽 가까이 불러
스스로 날 수 있도록 하려는
어미 독수리의
그 숨겨진 자식 사랑을 이해하는
값진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정기연주회 날이 가까워지면서
어미 독수리 같은
지혜와 열정으로 땀 흘리는 지휘자와
이름 없이 돕는 여러 단원에게도
맘에서 우러난 격려를 보내며….
♥ DEC170/늘 노래하는 큰 머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