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과 함께 여름을 맞는다.
눈 깜짝할 사이에 대구의 봄 타령은
1절도 마치지 않은 채 6월과 함께 여름을 맞습니다
30도를 오르내리는 초여름 열기 속에
봄꽃일랑 폭염에 고개를 떨구고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현수막에 기가 죽어버렸습니다
사실 반갑지 않은 얼굴들일지도 모릅니다
당선되면 더러는 곧장 구속될 그 얼굴 그 얼굴들인 데
하나가 아닌 여러 개의 얼굴들이 활짝 웃으며
철이른 더위에 짜증을 갖는 민초들을 유혹하고 있으니
먹먹하고 씁쓸한 느낌으로 다가오네요
온나라가 미국과 북한의 변득스런 평화놀이에 취해
덩실덩실 막춤을 추고있어도 기쁨이 아닙니다
온갖 무기로 남녘의 민심을 불안으로 뒹굴게 했던
북녘의 춤사위에 뚜쟁이처럼 눈치만 보는 현실이라면
더 이상 그 풍물놀이에 춤추고 싶지 않습니다
참 많이도 말없이 참으며 걸어 왔습니다
그래서 지치고 고단했을 마음에 찾아온 6월은
한 걸음 두 걸음 힘들게 뚜벅뚜벅 걸어오면서
많이 휘청거렸을 내 두 다리를 쭉 펴고 걸으라며
내미는 그 손은 하나님의 위로 뿐인지도 모릅니다
어제의 적과는 얼싸 껴안고 춤을 추면서
어제의 못난 정권의 벼슬아치들은 적패의 철퇴를 맞고
구속공화국(?)의 철천지원수로 만들어 놨으니
훗날에 판밖이로 또다시 재현될 이 나라의 정치풍토라
미웠던 고왔던 박수를 쳐야할 처지인지?
모두를 용서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 아닌지?
가슴 답답한 느낌으로 6월과 함께
철 이른 더위 속에 여름을 맞습니다.

오늘
30도를 오르내리는 이른 아침에
걷기운동을 나선 길에서 나부끼는
6.13 지방선거 후보자의 현수막들을 보며
활짝 웃는 그들의 표정이 측은하게만 느껴집디다.
6월 호국 보훈의 달을 앞두고
지난 달 대구에서는 전국에서 단하나 뿐인
독립운동가 선열묘지인 신암선열공원이
문재인 정부의 각별한(?)배려로
국립묘지로 승격되어 개원 되었는데...

독립유공자(故 박낙현 목사)의 후손으로 초대받아
국무총리 등 각계의 인사들이 참석한 개원식에
큰 머슴이 앞자리에 앉았지만
독립투사의 후손인 어눌한 큰 머슴의 눈엔
인파로 붐비는 겉치레 행사일 뿐
그동안 외면당해 열악했던 터라
국립묘지라 여길 수 없었고
멀리
팔공산의 푸른 봉우리만 우두커니 바라보며
혼란스런 이 시대의 안타까운 모습에
자꾸만 눈물이 흘러내려 딲았습니다.

올해부터
대구의 짧은 봄을 아쉬워 하듯
독립 유공자 유가족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높아져
왜 자꾸만 모임에 참석하라고 알려오는 지?
저 지난 달엔 광주지역 독립운동 유적지를 찾아
엄청 잘 꾸며진 흔적들을 들추어가면서
말로만 유족이라 여겨 움츠렸던 큰 머슴의 마음을
조금은 흔들어 놓더니...
연이어 지난 주말에는 대구에 있는
유족을 대표해 경남지역의 독립운동 유적지와
유명한 곳을 순례 탐방하는 일정을 만들어 초청하였기에
온 하루동안 창원을 거쳐 경남 통영에 들러
여류소설가 박경리 기념관을 찾았습니다.

이제는
고인이 된 소설가 박경리 선생은
90여 년 전 1926년 경남통영에서 태어나
험난했던 일정시대와 해방과 6.25를 거치는 동안
한국문단의 대들보로 활약하며
대하소설 '토지'를 비롯해 '김약국의 딸' 등
많은 문학작품을 남긴 통영출신의 거목입니다.

몇 해 전에
소설 '토지'의 배경인 하동의 '토지문학관'과
말년까지 손수 농사를 지으며 작품 활동을 하시다
2008년 5월 5일에 향년 82세로
별세할 때까지 거처하셨던
강원도 원주에 있는 '박경리 기념관'도 찾아봤었기에
이미 돌아본 다른 두 곳의 규모와 시설보단 작았어도
온갖 사건과 사고 망가진 나라꼴에 기념관을 둘러보면서
마냥 울고 싶은 마음이 울컥 일더이다.

그 암울했던 36년의 일정시대와 해방
6.25전쟁과 휴전
그리고 4.19와 5.16과 10.26을 거치는 동안
작가가 다 표현할 수 없었던
그 시대의 아픔과 어설픈 치유의 흔적들을
똑똑히 지켜봤던 터이기에...
지금
온갖 추잡스런 일들로 멍들어 있는 나라꼴에
가슴 아파하는 이웃들과 함께
나라사랑하는 울고 싶은 마음으로
하늘 우러러 곡조 있는 기도를 드리는
☆ DEC150/늘 찬양하는 큰 머슴 ☆

" 기도를 항상 힘쓰고 기도에 감사함으로 깨어있으라 " -골4:2-
-5월 31일(목) 경남 통영시 산양읍에 있는 박경리 기념관을 찾았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