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행복하십니까?" 작성자 amenpark 2005-09-25 조회 574



    “목사님,행복하십니까?”



    수습기자 시절부터 선배들로부터 못이 박히도록 들은 이야기가 있다. “기사를 쓰기 전에 네가 먼저 이해해야 한다. 너는 1차 독자다. 네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기사를 독자들이 알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라”

    기자로 일하면서 선배들의 이야기는 뇌리에 박혔다. 맞는 이야기다. 내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을 독자들이 이해할 수는 없는 일이다. 내가 완벽하게 이해해서 내 것을 만들지 못하면 제3자도 내 말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글을 쓰면서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기사화한 경우도 없지는 않았다. 독자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다.

    행복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행복을 이해하고 경험한 사람들의 행복이야기만이 제3자에게 확실하게 전달될 수 있다. 스스로 행복하지 못함에도 행복을 이야기하고 ‘행복하라’고 말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목사도 마찬가지다. 본인이 행복에 겨워 넘치는 행복을 나눠줄 때 행복은 교회에 강같이 흐른다. 그러나 목사가 영육간에 고통을 당하고 심령이 고갈됐음에도 행복을 이야기해야 할 때가 있다. 목회자들의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신도시에서 개척한 목회자와 대화를 나눴다. 아무런 목회 지원군 없이 사모와 함께 개척, 몇년만에 장년출석 1,500여명으로 성장시킨 목회자였다. 성장이 정체된 한국 교회에서 이 목회자의 이야기는 ‘성공 신화’다. 그러나 이 목회자는 뜻밖의 말을 했다.

    “이기자님, 저는 행복하지 않았어요. 너무 고갈됐어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앞만 보고 목회를 했습니다. 성도들은 늘었고 교회당도 건축했습니다. 그러나 무언가 마음속에 깊은 갈증이 있었어요. 해결되지 않는 목마름 같은 거 말이죠. 그러다가 평생 버팀목이셨던 아버님이 하늘나라로 떠나셨습니다.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요. 행복이라고요?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목회를 하면서 가족과 제대로 여행 한번 가보지 못했습니다. 불쑥 자녀들은 컸고 이제 내 곁을 떠나려 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고통스러웠습니다. 중년 우울증이 찾아오는 것 같았습니다. 주위에서 ‘성공한 목회자’라고 말하지만 정작 저는 행복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제는 치유가 됐습니다. 어떻게 치유받았냐고요? 바로 가족과 며칠 동안 외국여행을 떠나 함께 지내면서 나는 행복을 되찾았답니다.”

    이 목회자는 정말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났다. 거기서 맘껏 웃고 뛰놀고 휴식을 취하며 쉼을 가졌다. 그러면서 자신안에 있던 깊은 스트레스를 발견하고 거기에서 자유로움을 얻었다. 목회 가운데 화석화됐던 단어 ‘행복’을 되찾았다. 성도들 앞에서 수없이 행복을 외쳤지만 정작 본인은 행복하지 않았던 지난날을 생각하며 먼저 주님안에서 진정한 행복을 누리며 그 행복을 사랑하는 양들에게 나눠줘야겠다고 다짐했단다.

    이 땅의 목회자들에게 ‘지금 행복하십니까’라고 물어본다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목회자는 무엇보다 성도들에게 행복을 전염시키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성도를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목사가 먼저 행복한 목회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을 때 한번 홀연히 어디론가 떠나보시라.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 행복을 찾으시라. 되찾은 행복을 성도들과 함께 나누시라. 오늘 한번 스스로 물어보자
    “나는 지금 행복한가?”

    [국민일보/이태형 전문기자-교회 이야기] -대장합/찬양하는 순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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