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간 소록도봉사 접고 말없이 떠난 두 천사♥ 작성자 amenpark 2005-12-02 조회 561
♥43년간 소록도봉사 접고 말없이 떠난 두 천사♥
43년간 소록도봉사 70代 외국인 수녀

★...43년간 소록도에서 봉사활동을 한 마가레트 수녀(왼쪽)와 마리안 수녀(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출국 인사를 하기 위해 지난달 21일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최창무 대주교(왼쪽에서 두 번째), 윤공희(가운데) 김희중 주교와 기념촬영을 했다



소록도의 한센병 환자·주민들이 열흘 넘게 성당과 치료소에 모여 감사의 기도를 올리고 있다고 한다. 43년 동안 환자들을 보살피다 지난달 21일 귀국한 오스트리아 수녀 두 분의 은혜에 감사하며 이별의 슬픔을 누르는 기도다. 마리안네 스퇴거(71), 마가레트 피사렉(70) 수녀는 주민들에게 헤어지는 아픔을 주기 싫다며 ‘사랑하는 친구·恩人(은인)들에게’라는 편지 한 장만 남기고 새벽에 몰래 섬을 떠났다. 두 수녀는 편지에서 “나이가 들어 제대로 일을 할 수 없다. 부담을 주기 전에 떠나야 할 때”라며 “부족한 외국인이 큰 사랑을 받았다”고 오히려 감사했다.

오스트리아 간호학교를 나온 두 수녀는 소록도병원이 간호사를 원한다는 소식이 소속 修女會수녀회에 전해지자 1962년과 66년 차례로 소록도에 왔다. 두 사람은 섬에 발을 디딘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마리안네 & 마가레트’라는 표찰이 붙은 방에서 환자를 보살폈다. 환자들이 말리는데도 약을 꼼꼼히 발라야 한다며 장갑도 끼지 않고 상처를 만졌다. 오후엔 죽도 쑤고 과자도 구워 들고 마을을 돌았다. 사람들은 전라도 사투리에 한글까지 깨친 두 수녀를 ‘할매’라고 불렀다. 꽃다운 20대는 수천 환자의 손과 발로 살아가며 일흔 할머니가 됐다.

숨어 어루만지는 손의 奇蹟(기적)과, 주님밖엔 누구에게도 얼굴을 알리지 않는 베풂이 참베풂임을 믿었던 두 사람은 賞(상)이나 인터뷰를 번번이 물리쳤다. 10여년 전 오스트리아 정부 훈장은 駐韓(주한) 오스트리아 대사가 섬까지 찾아와서야 줄 수 있었다. 병원측이 마련한 회갑잔치마저 “기도하러 간다”며 피했다. 월 10만원씩 나오는 長期(장기)봉사자 食費(식비)도 마다해 병원측이 “식비를 안 받으면 봉사자 자격을 잃는다”고 해 간신히 손에 쥐여줄 수 있었다. 두 수녀는 이 돈은 물론, 본국 수녀회가 보내오는 생활비까지 환자들 우유와 간식비, 그리고 성한 몸이 돼 떠나는 사람들의 路資(노자)로 나눠줬다. 두 수녀의 귀향길엔 소록도에 올 때 가져왔던 해진 가방만 들려 있었다고 한다.

외로운 섬, 상처받은 사람들을 반세기 가깝게 위로한 두 수녀님의 사랑의 향기는 민들레 씨앗처럼 바람에 날려 어두운 곳을 밝히고 추운 세상을 덥혀 주리라고 믿는다.

조선일보 사설/ 입력 : 2005.12.01 23:03 44' / 수정 : 2005.12.01 23:5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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