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이 오는 까닭은*
- 주님의 큰 머슴 -
온 하늘과
땅이 하얗게
산과 들과 강물도
동네 앞길마저도
온 누리를 뒤덮은 하얀 눈
눈 오는
지난 몇 날 동안
지겹도록 보고 들은
그 끔직한 세상의 모습들에
무겁고 두려운 마음에 지쳤다.
호남 땅에선
기록적인 폭설(暴雪)로 피해(被害)가 커져만 가고,
쌀 수입 막으려는
농민들의 절규(絶叫)가 비통(悲痛)함으로 여겨지고,
사학법을 저지(沮止)하려는
동토(凍土)의 규탄(糾彈) 몸짓이 안타깝게만 보이고,
그리고
국민적 영웅(英雄)이던 한 과학자는
논문 조작(造作)으로 벼랑에서 떨어지는 모습이
실망(失望)과 분노(忿怒)와 더불어
심한 허탈감(虛脫感)으로 다가온다.
눈이 오는 까닭은
이웃의 아픔을 공감(共感)하며
주님이 가르친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는
또 다른
사랑의 의미(意味)를 부여(附與)해 주었다.
폭설피해로 고통을 당한 이웃들에게는
따뜻한 도움의 손길로 격려(激勵)를,
절규하며 비통에 빠진 농민들에겐
희망적인 농업대책(對策)으로 보호를,
사학법을 규탄하는 정치인들에게는
비전 있는 정책대안(對案)이 나오기를,
그리고
줄기세포 성공에 기대를 걸었던
난치병 환자들의 실망과 분노에는
새로운 용기(勇氣)로 안아 주고만 싶다.
온 누리가
하얀 눈에 뒤덮인 크리스마스 시즌,
화이트 크리스마스라 즐겨할 것도 아니다
오른 손이 돕는 일을 자랑할 것도 아니다
내 것만 옳다고 마냥 떠 들 것도 아니다
남의 잘 못한 것만 탓할 것도 아니다
눈이 오는 까닭은
고통스런 아픔과 비통한 절규,
실망과 분노에 상처(傷處)입은 이웃들을
하얗게 씻어주고 치유(治癒)하며
따뜻한 사랑으로 덮어주려는 것임을
나는 이제야 깨달았다.
-2005년 성탄절 이브에, 늘 부족한 주님의 큰 머슴-
(www.dechoir.org/amenpark150@hanmail.net)
♪배경음악-When I Dream/Carol Kidd(영화 '쉬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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