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장례식 이야기/한장성 홈피에서 작성자 amenpark 2006-03-19 조회 531

어느 장례식 이야기

-고 김 만복 선생 영결 예배에 참석하고-

 

2006년 3월 14일 오전 7시 30분. 안암동 고대병원 장례식장.

결코 평범하지 않은 분의. 아주 평범한 영결예배가 진행되었다.

 

김 만복 선생

 그는 해방 후 한국 교향악단의 지휘자로 맨 앞에 서 있었던 분의 한 사람이다.

한국 교향악계에서의 그의 활동과 공로는 결코 적다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평범하다 할 수 없는 분이다.

그런데 그의 영결 예배에 참석하며 나는 속으로 크게 놀랐다. 왜 이리도 조용할가. 왜 이리도 간소할가. 이름난 음악인의 조가도 없었고 유명인사의 조사도 없었고 그리고 화려한 약력의 소개도 없었다. 가족들과 관계가 있는  세 교회가 합동하여 간결하게 예배가 진행되었고 그가 말년에 지휘했던 교회 성가대의 무반주 찬양이 있었을 뿐이다.

 

 나는 솔직히 김 만복 선생의 삶을 잘 모른다.

그의 가치관이나 삶의 태도가 어떠했는지. 가족들의 삶의 과정이나 교제의 범위가 어떠했는지. 유족들과 주변분들이 장례에 대해 어떤 의논을 하고 결정을 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일반적이고 개인적인 면에서 아쉽고 섭섭하고 원망스러움이 마음에 자리 잡는 것이 사실이었다. 방송도 신문도 그의 죽음이나 장례에 대한 보도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 가운데서도 위로가 되고 소망과 존경심을 갖게 하는 사실을 그날 말씀을 전한 손 봉호 장로(동덕여대 총장)를 통해 알게 되었다. 현역에서 은퇴한 후 출석교인 100여명의 작은 교회의 성가대를 맡아 정성으로 지도하고 지휘했다는 것이다. 1년전 발병하기 전까지 그 일을 담당하였으니 이 땅에서 삶의 끝까지 찬양하는 일을 하고 이제 하늘 나라에 가서도 찬양할 것이니 이름대로 '만복'을 누리는 분이란 것이다. 향년 80세. 예배로 이 땅에서 하늘 나라로 이어지는 예식이 행해졌으니 분명 복받은 분임이 틀림없다.

 

 오랫동안 내 마음에 잊혀지지 않을 장례식으로 자리 잡을 것이며 내 삶의 마지막이 어떠해야 할 것인가 깊게 생가케 하는 영결예배였다.

 

** 이 글은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나 느낌이며 유족이나 주변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 천국에서 해 같이 빛나리





작성자 비밀번호
※ 간단한 코멘트 남기세요▼
장로합창단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첨부 조회수
1  몸을 낮추어 세상을 보니 아름답다 (0) 정은진 2006-03-18 578
2  ♣ 존경(尊敬)받는 노후(老後)를 위해서 ♣ (0) amenpark 2006-03-17 596
3  고해~/사순절 영상 (0) 신정남 2006-03-16 540
4  마음 따뜻한 선물 (0) 박희중 2006-03-16 548
5  ♤ 감사하기만 했습니다. ♤ (0) 손창호 2006-03-15 505
6      [답변] ♤ 더욱 감사하기만 했습니다. ♤ (0) 박희중 2006-03-16 528
7  † 대표기도 할 때 유의사항 † (0) amenpark 2006-03-14 560
8  ♥ 300원이면 행복할 수 있다 ♥ (0) 이용희 2006-03-14 544
9  시간이 없습니다 / 미셀 끄와 (0) 정은진 2006-03-14 517
10  생각하는 그리스도인 - 길과 행위 (0) 박희중 2006-03-13 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