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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수의 찬양, 나 같은 죄인 살리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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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무 이상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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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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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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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수의 찬양, 나 같은 죄인 살리신...

'멀고 험한 이 세상 길 소망 없는 나그네의 길/ 방황하고 헤매이며 정처 없이 살아왔네
의지할 것 없는 이 몸 위로 받고 살고파서/ 세상 유혹 따라가다 모든 것을 다 잃었네'
죄수들이 갇혀 있는 구치소에 찬송이 퍼집니다. 좁은 새장 같은 감옥에 갇혀서 천만가지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드는 심령의 노래입니다. 김석균 선교사는 그런 곳을 찾아다니며 예수 사랑, 구원의 찬송을 부른답니다. 우리 교회에 와서 들려주었던 간증과 찬양에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어떤 사형수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자작곡인 이 찬양을 불렀습니다. 그 때 하얀 죄수복에 두 손이 묶인 사형수가 강단으로 올라왔습니다. 그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계속해서 찬송했습니다.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와 잃었던 생명 찾았고 광명을 얻었네..." 흐느끼고 있었습니다. "이제껏 내가 산 것도 주님의 은혜라…" 어깨 들먹이더니 통곡이 터지고 더는 찬송을 잇지 못했습니다. 손이 묶여서 눈물을 닦을 수 없는 그의 얼굴은 눈물 콧물 범벅이었습니다. 끔찍한 죄를 짓고서야 복음을 듣고 후회하며 애통하는 살인자. "거기서 우리 영원히 주님의 은혜로 해처럼 밝게 살면서 주 찬양하리라...'
'지존파'라 불렸던 살인집단의 한 사람. 그러나 찬양집회는 정죄의 장소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때늦은 후회로 가슴 아파하며 구원의 은혜에 소망을 확신하는 장소였습니다. 거기 모인 모든 수감자들이 함께 울었습니다. 온 맘, 온몸으로 찬송하던 그가 김 선교사에게 "집사님, 이런 예배 한 번만 더 드렸으면 좋겠습니다." 하고 아쉬워했습니다. 그러나 그 찬양집회가 그들의 마지막 만남이 되고 말았답니다.
지존파. 1994년 추석 전 날, 그들은 사람들을 죽이고 그 시체를 태웠습니다. '나는 인간이 아니다' 라며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악역의 두목이 되었던 김 아무개.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 다른 십자가에 달렸던 강도같이 그에게도 육체 생명의 끝자락에서 주님의 복음이 전해졌습니다. 주님이 집사님 한 분을 그에게 보내서 용서의 복음, 죄 사함의 복음을 전하게 하시고 그로 하여금 주님 앞에 무릎을 꿇게 하였습니다. 회심한 후에 그가 집사님께 보냈던 편지에 이런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집사님, 생각하면 제가 왜 그렇게 바보 같은 인생을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와 생각하니 제 눈이 무엇인가에 가려져 있었던 것이 틀림없습니다. 저는 죄에 대한 대가로 죽지만 세상에서는 죽음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제가 여기서 하나님을 알게 된 것을 생각하니 하나님의 은혜가 너무 감사하여 눈물만 흐릅니다. 저는 요즘 405장 찬송을 부릅니다."
"이 세상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저는 이제껏 세상이 잡스럽고 더럽고 악한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진정, 세상은 아름다운 것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이제 저는 회개하고 세례 받아 새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러운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너무 늦게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늦게라도 깨달아서 하나님의 자녀 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럽고 감사하지만 봉사할 시간이 없습니다."
세상에서 퇴장명령을 받은 사형수. 내 뜻대로 내 생명을 연장 받을 수 없는 죽음 앞에 선 사람. 그렇지만 이 방 저 방으로 옮겨 다니며 내가 만난 예수님을 많은 사람에게 간증하며 전도했습니다. 사형이 집행되었던 그날. 마지막 소원은 찬송이었습니다. 마지막 곡을 부를 때 하늘나라로 보내달라고 간청하더니 손과 발이 묶이고 얼굴이 가려진 채로 심령의 찬송을 부릅니다. 아-, 예수 십자가의 신비여.
"하늘가는 밝은 길이 내 앞에 있으니 슬픈 일을 많이 보고 늘 고생하여도..." 세상에서 쫓겨남을 당한 24세 젊은이. 죄인들을 위해 십자가를 지셨던 예수님이 그를 영접하실 것입니다. "세상에서 방황할 때 나 주님을 몰랐네 내 맘대로 고집하며 온갖 죄를 저질렀네 예수여 이 죄인도 용서받을 수 있나요 벌레만도 못한 내가 용서받을 수 있나요..."
목이매여 찬송이 끊겼다가 다시 이어지곤 합니다. 법이 명령한 시간으로 제한된 생명의 마지막 찬송.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워... 해처럼 밝게 살면서 주 찬양 하리라..." 그리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저는 광주교도소 장기수 몇 분과 결연을 맺었습니다. 매월 한 차례 만나서 말씀을 전하고 찬양하며 기도합니다. 위로하고 격려합니다. 우리 만남도 늘 눈물 잔치입니다. 저들의 변화를 보면서 감사하고 불쌍해서 울고, 그들은 예수님의 사랑에 회개하며 감격해서 웁니다. 이래저래 세상은 눈물골짜기입니다.
- 황영준/ 광주동산교회 목사 / 2006년 6월 15일/ 교갱협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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