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을 맞으며~ / 하나라는 숫자... ♣
몇해 전에 어느 장로님으로부터 들은 얘기다. 이 땅의 곤충들 가운데 다리가 가장 많은 지네의 다리 38개 중에 오른쪽 하나를 떼어 봤더니 똑바로 가지 못하고 오른쪽으로만 기울더란다. 그래서 중심을 잡으려고 반대쪽 다리 하나를 떼었더니 그만이야 지그재그 걸음이 되면서 속도가 반으로 떨어지더니 아예 걷기를 포기하더란다. 38개나 되는 많은 다리 가운데 하나의 가치가 이처럼 몸 전체에 큰 영향을 주고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에 매우 놀랐다고…. 예수님의 말씀 중에도, 양치는 목자(牧者)의 백 마리 양 가운데, 우리에 있는 아흔 아홉 마리의 착한 양보다 가출(?)하여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으려 위험한 지경(地境)까지 가서 찾은 후 기쁜 마음으로 어깨에 메고 돌아와 이웃과 더불어 즐긴다는 비유(마 18:12~14/눅 15:3~7)가 있다. 그리고 열 드라크마를 가진 여인이 잃어버린 한 드라크마를 찾으려 등불을 켜고 온 집안을 쓸다 찾으면 이웃들을 불러 기쁨을 나눈다는 비유(눅 15:8~9)도 있고…, 일찍이 구약시대에도 하나님께서도 예루살렘 거리에서 의인 한 사람이라도 찾으면 예루살렘 성(城)을 용서하겠다(렘 5:1)는 말씀이 성경에 또렷이 기록되어 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속담 중에도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듯이, 하나라는 숫자는 모든 수(數)의 기본으로 길이와 높이, 부피의 근원으로 첫 단위(單位)를 나타낸다. 비록 작은 하나(1)일지라도 다른 하나(1)를 보태면 짝을 이뤄 둘이 됨과 동시에 확장(擴張)되고 증가(增加)하며 무한대(無限大)의 숫자로 증폭(增幅)되어지는 귀한 것임을 매우 강하게 각인(刻印)시켜주는 얘기들이다. 우리 대구장로합창단 단원수가 150여 명에 이른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150명의 뭉텅이 숫자 단위로 완벽하게 이루어져 출발한 것도 아니어서 150이란 숫자단위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다만 지난 2000년에 새천년을 맞으며 시작된 단원 확장사업은, 창단20주년이 되는 2004년까지 4년 동안 철저한 계획 속에 한사람 한사람씩을 보태고 다져가면서 마음과 소리가 하나 되고 열정도 하나 되는 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각 파트의 볼륨과 인원수의 밸런스를 맞추는 원칙을 고수했기에 오늘과 같이 거대하고 탄탄한 몸집으로 발전되었다. 실로 150명이 넘는 장로님들이 무리 지어 찬양을 할 때면, 겉으로 느끼는 시각적인 효과나 내면의 음악적인 연주효과가 엄청 큰 것임을 자타가 인정하고 있다. 워낙 많은 숫자여서 더러 몇 이가 빠져도 표시도 나지 않거니와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나하나 쯤 없어도 150명이 된다!”라는 안일한 생각은 아예 버려야한다. 적어도 으뜸 대장합 단원이라면 “나 하나가 있기에 150명이 된다!”라는 엄한 진리, 확고한 사고(思考)를 계수(計數)의 근본원칙으로 삼아야만할 것이다. 최근 전국의 여러 장로성가(찬양, 합창)단에서 들리는 소식에 따르면, 날씨가 무더워진데다 자주 비가 내려 단원들의 출석률이 자꾸 떨어진다고 한다. 그런데다 온 국민을 잠 못 들게 하는 독일월드컵경기가 하필이면 맨 날 심야에 벌어지고 있어 밤잠 설쳐가며 중계방송을 시청하다보니 자연적 출석률이 떨어지는 요인(?)이 되어 앞장선 임원들에게는 큰 걱정거리가 되어 실망스럽기만 하단다. 다른 지역의 소식이라 귀 너머로 흘려들을 것만도 아니다. 나 또한 똑같이 나이 들어가는 처지에, 갈수록 밤잠마저 줄어드는 데다 국민적 스포츠인 독일 월드컵축구를 화두(話頭)로 삼는 장로이기에 어쩔 수 없는 생체(生體)리듬 변화에 따른 결과로만 볼 수밖에 없어 스스로 이해하고 위로를 한다. 새로운 달 7월의 초여름 더위 탓에, 장마 탓에, 월드컵 심야중계방송 탓에, 우리들의 모임에도 듬성듬성 빈자리가 늘어날 것 만 같은 노파심(老婆心)에, 서둘러 방학에 들어가면서 지네 다리와 잃어버린 한 마리 양과 한 드라크마의 얘기를 곁들여 ‘하나’라는 숫자에 관한 글을 쓰게 되었다. ‘하나’, 비록 작은 ‘하나'라는 숫자일지언정 모든 수의 기본 되는 첫 단위이며, 주님 앞에 설 때까지 뜨거운 마음으로 찬양하려는 우리 모두에게도 매우 고귀한 숫자이기에, 7월과 함께 방학을 맞는 전국의 찬양동지들에게 열심을 품자는 뜻으로 이글을 띄워 보낸다.♥ ☞7월 초 하룻 날 아침, 서울 출장 길에서 박정도 장로/amenpark15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