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의 고추잠자리 ♣ 한 여름동안 얼마나 애태우며 기나 긴 고통의 나날을 보냈기에 저처럼 온몸이 빨갛게 타버렸나 오랜 장맛비와 찌는 듯한 폭염 속에 무르익은 온갖 오곡백과들은 저마다 황금빛을 뽐내어도 너만은 빨간 몸으로 가을을 맞았네 다 말할 수는 없지만 온갖 것에 짓눌린 애통함에 가녀린 속살까지 타버려 고추를 닮아 빨갛게 되었구나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가을아가씨 코스모스가 무리 지어 요염한 모습으로 하늘하늘 춤추며 노랠 부른다 너를 닮은 친구들도 짝을 지어 춤추는구나 이름 모를 가을노래 부르며 쉬지 않고 춤을 추는구나 아마도 몸뚱이에 무겁고 깊게 박혀있는 절망과 시련을 떨쳐 버리려 잔잔한 춤사위를 보이고있구나 한 여름동안 일그러진 모습의 뭇사람들 탓에 나 또한 속살까지 타버려 빨갛게 되었다 한 여름동안 진한 슬픔과 고통을 겪으며 너를 닮아 빨갛게 타버렸으니 친구 되어 춤추며 노래 부르자 저녁 노을 녘 지나 어둔 밤이 오기 전에 온갖 시련과 고통일랑 잊고 가을을 노래하며 춤추자 저 맑고 푸른 하늘 우러러 내 사랑하는 친구들과 어울려 춤추며 풍성한 결실의 계절을 주신 이에게 감사의 노랠 부르자 춤추며 노래하다 밤 깊어 귀뚜라미가 울면 새날이 밝아오는 여명까지 조용히 기도하자 온 누리에 사랑과 평화가 가득 가득 넘치도록… 새로운 달 9월과 함께 가을을 맞아 고추잠자리를 닮은 사랑하는 친구들을 그리며… -대장합150/늘 노래하는 큰 머슴- (www.dechoir.org/amenpark15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