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동 한 그릇... / 구리 료헤이 ♥ 작성자 amenpark 2006-11-14 조회 624
♥ 우동 한 그릇... / 구리 료헤이 ♥

        황혼이 지더니

        이내 어둠이 깔리고...

        겨울밤의 칼바람 추위가 밀려오자



        셋이서 우동 한 그릇 밖에 시키지 않았는데도...

        우동집 아줌마 아저씨는 큰소리로

        " 고맙습니다..." 라고 말하는 그 목소리는,

        " 지지 말아라... 힘내... 살아갈 수 있어... "

        라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

        일본국회에서 한 국회의원이 읽어서

        온 국회를 뜨거운 눈물 바다로만들어버렸다는...

        구리 료헤이의 '우동 한 그릇'은,

        짧지만 감동이 넘치는 이야기입니다.




        눈이 내리고 바람이 세차게 부는 어느 해 섣달그믐날...

        '북해정'이라는 작은 우동 집...

        영업을 끝내고 막 문을 닫으려는 순간에,

        허름한 차림의 한 여인이 어린 두 아들을 데리고

        우동집에 들어 섭니다.



        어머니로 보이는 여인이 미안스럽게 말을 합니다.

        "저~ 우동을 1인 분만 시켜도 될까요?"

        안주인은 눈이 소복하게 내려서인지 추위에 떠는 그들을

        친절하게 테이블로 안내하고,

        남자 주인은 주방에서

        뜨거운 우동 국물에 면을 더 들어 넣어 줍니다.

        다음 해 섣달그믐에도 세 모자는 다시 '북해정'에 들어 옵니다.

        역시 미안한 목소리로 우동 1인 분만 주문을 하고...

        주방에서는 여전히 뜨거운 우동 국물에다 면을 더 들어 넣어줍니다.

        또다시 한 해가 흘렀고

        주인 부부는 우동 한 그릇을 200엔으로 올렸지만,

        그 날만은 여전히 150엔으로 내리고 세 모자를 기다립니다.



        예상대로 세 모자는 '북해정'에 들어서서 말합니다.

        "우동 2인 분만 시켜도 될까요?"



        남편이 사고로 진 빚을 이제야 다 갚았다는

        여인의 이야기와,

        앞으로 자라서 우동 집 주인이 되겠다는

        아이의 이야기를 들은 주인부부는,

        주방에서 아련한 눈물을 짓습니다.

        그런데 세 모자는 그 다음 해부터는...

        몇 해 동안 섣달그믐에 '북해정'에 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십수 년이 흐른 후에 섣달그믐에

        건강하게 자란 청년 두 명이 들어서고...

        뒤이어 나이든 아주머니가 '북해정'에 들어서서 말합니다.

        "우동 3인 분을 시켜도 될까요?"

        그 때 뒤에 있는 청년이 말합니다.

        "나는 의사가 되었어요.

        동생은 우동집 주인은 안 되었지만,

        은행원이 되었어요.

        우리는 우리 인생에서 최고로 사치스러운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것은 섣달그믐 날 어머니와 함께 셋이서,

        여기 '북해정'에 와서 우동 3인 분을 시키는 것입니다."

        '북해정'의 따뜻한 우동 한 그릇의 친절이

        이들에겐

        너무나 큰 희망이 되었던 것이죠.

        우동 한 그릇의 사랑,

        우리는 과연 누구에게 건네고 있을까요?

        우리의 시선이 세상의 탁한 먼지로 흐려질 때...

        눈 내리는 겨울의 작은 우동집 '북해정'을

        떠올려 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맑아진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지도 모르지요.

        한번 내린 눈은 그자리에 또다시 내리지는 않을 겁니다.

        봄에 돋아 난 잎도 다음 봄에는

        똑같은 모습은 아닐듯 합니다.

        어찌 보면 내리는 눈이나 봄에 피는 꽃처럼,

        우리네 삶도 단 한번의 삶이 아닌지요?







        가을이 내리는 풍요로운 길목에서

        당신은 누구를 위해서

        우동 한 그릇을 준비 하시는지요?

        그런 누군가가 있다면

        이 세상은 한층 더 맑아질 것 같습니다.







        내 사랑하는 노래친구여~,

        하늘 우러러 찬양하며

        우리함께

        따뜻한 우동 한 그릇을 준비하지 않으시렵니까?



        눈 내리고 바람 세차게 부는

        '북해정'의 섣달그믐을 기다릴 것 없이,

        이 가을이 가기 전에라도...


                - ♥ 대장합150 / 늘 노래하는 큰 머슴 ♥ -
                (www.dechoir.net/amenpark15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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