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소서
사랑하는 주님,
저는 더 이상 사자들을 통해
주님에 대해 듣는 것에 만족할 수 없습니다.
주님에 대한 교리를 듣는 것에도 별 흥미가 없고
주님에 대한 설교를 듣고 감격하는 일에도 지쳤습니다.
이제는 주님을 직접 뵙고 싶습니다.
말씀의 사자들은 저를 좌절시키고 슬프게 할 뿐입니다.
그들은 주님에게서 제가 멀리 있는 것처럼 가르칩니다.
그들은 제 마음의 상처를 다시 아프게 하고
주님이 제게 오시는 일을 지연시킬 뿐입니다.
오늘 이후로는 제게 더 이상 사자들을 보내지 마소서,
교리도 가르치지 마소서.
그것들로는 주님께 대한
저의 이 벅찬 열망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제 제 모든 것을 주님께 바칩니다.
주님도 모든 것을 온전히 제게 드러내 주소서.
희미한 모습으로 드러내신 그 사랑을
이제 완전하게 보여 주소서.
사자들을 통해 가르쳤던 그 사랑을 이제 직접 경험하게 하소서.
종종 저는 주님이 숨바꼭질하듯
저를 놀리시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주님,
값으로 계산할 수 없는 그 고귀한 사랑으로 제게 오소서.
- 십자가의 요한(1542-1591) 카르멜 수도사, 시인
- 사귐의 기도를 위한 기도 선집 P 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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