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로의 유전
오늘 묵상말씀 마가복음 7장 1-13절.
언제부터인가 장로라는 단어에서 부정적인 감을 많이 받는다.
천사도 흠모하는 귀하디 귀한 장로직분이건만,
어찌된 영문인지 장로라고 하는 단어만 보고도
설레설레 고개를 흔드는 이들이 적지 않다.
복음서를 봐도,
예수님의 사역의 장에서 예수님을 따라다니며
끝까지 공박했던 이들이 장로들이었다.
그래서 그런걸까...
장로들의 유전이라고 하면 긴장이 되는 것은...
장로의 한 사람으로 이 부분을 대할 때마다 가슴이 저려온다.
연말연시를 맞아 총회를 많이 했다.
특히 장로들의 모임에 가면 '증경회장'이란 용어들이 많다.
또는 '직전회장'이란 용어도 쓴다.
총회를 하고 새로운 임원들을 뽑으면
그 제일 머리에 우선 그런 분들을 앉힌다.
조용히 손을 들고 입을 연다.
'우리 이것부터 없앱시다.
증경회장, 직전회장이 뭡니까.
교회는 일하기 위해서 사람을 뽑는 곳이지
명예로 직분을 주는 곳이 아니지 않습니까.'
장로들의 유전은 장로들이 해결해야 한다.
장로가 처리하지 않으면 아무도 처리할 사람이 없다.
예수님 시대의 장로들, 그 양반들은 자신들의 유전을 해결하지 못했다.
그래서 늘 그 문제로 흙탕물에 빠지기 일쑤였다.
어제 울릉도의 도동 침례교회에서 특강을 하며
섬김의 리더십에 대해 얘기했다.
크리스천의 파워는 룰링 파워가 아니라 서빙 파워라고...
섬기는 힘, 섬김의 원리에 대해 말했다.
교회에서 목사와 장로는 집사를 섬기고,
집사는 새교우들을 섬기는 사람이라고...
교회는 섬김을 받는 곳이 아니라 섬기는 곳이라고...
그렇게 섬김의 원리를 설명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은
장로들의 유전을 설명하시면서 고르반을 말씀하셨다.
하나님께 바침이 되었다 하고,
정작 자기의 부모님들께는 눈길 한번 주지않는 것..
비단 장로들 뿐일까.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정작 코앞의 형제,
이웃들에겐 관심 하나 갖지 않는 것..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는 우리들의 고유한 유전은 또 아니었던가.
서울에서 아들이 내려오면 언제나 빼먹지 않고 하는 얘기가 있다.
'교회에는 사람도 있다.'
교회에는 하나님만 계시는 것이 아니다.
거기엔 사람도 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옆의 사람에게
눈길 한번 주지않는 고르반을 행해선 안된다.
교회에는 사람도 있다.
내가 보살펴야 하고 사랑을 주어야 할 사람,
그리고 따뜻한 사랑을 나 또한
받아 힘과 용기를 얻어야 할 사람, 그런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예수님은 늘 말씀하셨다.
하나님 사랑은 이웃 사랑과 항상 함께 가는 것이라고..
그러지 못하면, 우린 어쩔 수 없이 장로들의 유전에 빠지고 만다고..
오늘도 하나님이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하실까.
내가 눈길 한번 주어야 하고,
따뜻한 사랑의 언어를 나눠주어야할 어떤 이들을 보게 하실까.
오늘 나의 사역의 장에는 어떤 사람들이 있을까..
설레는 마음으로 또 하루를 연다.
- 김양규 장로 / http://www.kykhan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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