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말이여!
요즈음 한국 교계와 일반 트로트 가요계를 강타하고 있는 뽕짝 CCM 가수가 있습니다. 구자억 목사라는 분입니다. 그는 얼마 전 음악 & 엔터테인먼트 채널인 Mnet이 야심차게 내놓은 트로트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트로트엑스'에 출연하여 광 폭풍을 일으킨 장본인입니다. 그는 '참말이여!'라는 자작 찬양 곡을 선보였는데, '구전도사'라고 글자를 새긴 '백수 추리닝'에 '할렐루야 시스터즈'라는 자매님 댄서들까지 동원해 코믹한 무대를 꾸몄습니다. 인터넷에는 아직도 그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도 그분의 동영상을 서너 번 보았습니다. 뭐라고 해야할찌 아직 판단 유보 상태이지만–솔직히 내 스타일은 아닙니다-그가 만든 가사와 제목이 눈에 쏘옥 들어왔습니다. '참말이여!'라는 제목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작사한 가사를 읽고 또 읽어 봤습니다. 구자억을 모르는 분을 위해서 그의 동영상을 올립니다.
참말이여 (구자억)
아따 참말이여, 믿을 수 없것는디 하나님 인간이 되셔 이 땅에 오셨다고 아따 참말이여, 믿을 수 없것는디 하나님 날 위해서 대신 죽어 주셨다고
이리저리 사방팔방 둘러봐도 어디가 이쁜 구석 있어서 하나님이 친히 찾아 오셔서 그 목숨을 내준단 말이여
근디 참말이여 성경에 써 있든디 하나님이 인간이 되셔 이 땅에 오셨다고 진짜 참말이여 성경에 써 있든디 하나님 날 대신해서 대신 죽어 주셨다고
진짜 참말이여 성경에 써 있는디 하나님이 인간이 되셔 이 땅에 오셨다고 아 글씨 참말이여 성경에 써 있든디 하나님 날 대신해서 대신 죽어 주셨다고
하나님 날 대신해서 대신 죽어 주셨다고
참말이여!
놀랍게도 신약성경에도 '참말이여' 가사가!
놀랍게도 신약성경에도 구자억 목사가 작시한 '참말이여!' 가사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신약성경에서 이 구절('참말이여!')은 오로지 목회 서신에만 등장하는데, 다섯 번 사용되고 있습니다(딤전 1:15, 3:1, 4:9, 딤후 2:11, 디도 3:8).
학자들은 이런 독특한 현상에 깊은 관심을 쏟아부었으며, 상당한 연구가 이뤄지면서 탁월한 박사 학위 논문들이 나왔습니다. 아마 대표적인 연구서는 네덜란드 자유대학교에 제출한 박사 학위 논문을 개정한 <The Faithful Sayings in the Pastoral Letters, Baker Biblical Monograph>(George W. Knight III, Grand Rapids : Baker Books, 1979)입니다.
'참말이여!'는 헬라어로는 πιστος ο λογος(피스토스 호 로고스), 영어로는 Faithful Saying라고 하는데 한글로는 '미쁘다 이 말이여!'로 번역되었습니다. 내가 볼 때 구자억 목사의 표현이 더 찡하게 느껴집니다! "참말이여!"
목회 서신에 나오는 다섯 편의 '참말이여' 본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결론을 추출할 수 있습니다. 이 '참말이여!'는 초대교회가 자신들이 믿고 있는 신앙의 내용을 예전적(liturgical)으로 표현한 것으로서, 그 내용은 그리스도와 그분의 사역을 반영하거나 그리스도의 가르침이나 그분이 하신 말씀을 담고 있습니다. 이런 내용을 노래에 담아 부르거나 고백함으로써 초대교회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공고히 했으며, 만천하에 자신들이 믿고 있는 바를 천명한 것입니다.
목회서신의 다섯 '참말이여!' 텍스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곰곰이 씹고 뜯고 맛보고 음미하시기 바랍니다. 가능하다면 크리스천 뮤지션들은 이 다섯 본문들을 가지고 작곡을 해 보는 것은 어떨지요. 뽕필이 꽂히는 뽕짝 스타일도 좋겠지만, 회중 찬송으로 불려질 수 있는 스타일의 예전적 리듬(liturgical rhyme)으로 말입니다!
참말이여! (바울)
[딤전 1:15] "미쁘다 모든 사람이 받을 만한 이 말이여! 그리스도 예수께서 죄인을 구원하시려고 세상에 임하셨다 하였도다.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니라." (딤전 1:15)
"Here is a trustworthy saying that deserves full acceptance : Christ Jesus came into the world to save sinners-of whom I am the worst."(1 Tim. 1:15, NIV)
[딤전 3:1] "미쁘다 이 말이여! 곧 사람이 감독의 직분을 얻으려 함은 선한 일을 사모하는 것이라 함이로다."(딤전 3:1)
"Here is a trustworthy saying : If anyone sets his heart on being an overseer, he desires a noble task."(1 Tim. 3:1, NIV)
[딤전 4:9] "육체의 연단은 약간의 유익이 있으나 경건은 범사에 유익하니 금생과 내생에 약속이 있느니라. 미쁘다 이 말이여! 모든 사람들이 받을 만하도다." (딤전 4:8~9)
"For physical training is of some value, but godliness has value for all things, holding promise for both the present life and the life to come. This is a trustworthy saying that deserves full acceptance."(1 Tim. 4:8~9, NIV)
[딤후 2:11] "미쁘다 이 말이여! 우리가 주와 함께 죽었으면 또한 함께 살 것이요. 참으면 또한 함께 왕 노릇 할 것이요 우리가 주를 부인하면 주도 우리를 부인하실 것이라. 우리는 미쁨이 없을지라도 주는 항상 미쁘시니 자기를 부인하실 수 없으시리라."(딤후 2:11~13)
"Here is a trustworthy saying : If we died with him, we will also live with him; if we endure, we will also reign with him. If we disown him, he will also disown us; if we are faithless, he will remain faithful, for he cannot disown himself."(2 Tim. 2:11~13, NIV)
[디도서 3:8] "우리 구주 하나님의 자비와 사람 사랑하심이 나타날 때에 우리를 구원하시되 우리가 행한 바 의로운 행위로 말미암지 아니하고 오직 그의 긍휼하심을 따라 중생의 씻음과 성령의 새롭게 하심으로 하셨나니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그 성령을 풍성히 부어 주사 우리로 그의 은혜를 힘입어 의롭다 하심을 얻어 영생의 소망을 따라 상속자가 되게 하려 하심이라. 미쁘다 이 말이여!"(딛 3:4~8a절)
"But when the kindness and love of God our Savior appeared, he saved us, not because of righteous things we had done, but because of his mercy. He saved us through the washing of rebirth and renewal by the Holy Spirit, whom he poured out on us generously through Jesus Christ our Savior, so that, having been justified by his grace, we might become heirs having the hope of eternal life. This is a trustworthy saying."(Titus 3:4~8a, NIV)
하나님의 뽕짝 가수 구자억 목사, 정말 수고했어요. 당신이 작사한 그 뽕짝 가사 내용은 '참말이여!' 그런데 위의 성경에 기록된 내용들은 '더 참말이여!'
목회자들이여, 위 다섯 개의 본문들을 연구하여 이 봄녁에 다섯 편의 '참말이여!' 시리즈 설교를 하시면 어떨까 합니다.
류호준 /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