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을 보내면서....
박희중
정월에 뜨는 해는 새 희망을 담는 가 했더니
이내 섣달 !
지는 해는 석양을 바라본다.
오늘은
옛날 할머니의 모습이 생각난다.
토담으로 지어진 초가집 벽장 속에
고이 펴서 만들어 놓은
감홍시를
손자 올 때 한개
외손자 올 때 또 한개
나머지를 의식하지 않은 체
한개 두개 내어주면서
미소 짖더니
어느새 손끝에는 빈손만 남고
발끝에는 벼개를 한 두개 포개어 딛고 올라서도
벽장 속에는 있어야 할 감홍시는 간곳없고
휭하니 빈 바닥만 남기니
두 손을 감싸 쥐며
쓴웃음으로 돌아서는 할머니가
오늘날의 나의 모습은 아닌지
자문하고 싶다
아직은 나의 감홍시가
많이 남아있는 줄 알고
아낌없이 써 왔는데
40년을 몸담은 직장에서의
마지막11월,
초겨울의 날씨는
스산한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 딩구는 소리만 크게 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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