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붉은 T셔츠를 입어야지~ 』 6월의 첫 주일 하루 동안 우리 교회 집회는 물론이고 여러 곳에서 다발적으로 터진 경조사에 참석하느라 정신없이 뛰어 다니다가 완전히 파김치가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샤워를 하고 TV를 보다 일찍 잠들었는데 몇 시인지는 몰라도 제 혼자 켜져 있는 TV에서 아나운서와 해설자가 신명나게 중계하는 목소리에다 관중들이 요란하게 응원하는 웅장한 스테레오 사운드에 그만 정신이 번득~, 실눈을 사르르 뜨고 상황을 살펴보니,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가나와 치러지는 우리나라 축구 평가전 중계였다. 우리나라 평가전이 늦은 시간에 치러져 그것을 꼭 보아야 된다며 나보다는 일찍 잠자리에 들은 아내. 나처럼 그렇게 피곤해 하면서도 월드컵에 관한한 지대한 관심은 여느 축구광 못지않게 신중하다. 나 또한 이승엽이 뛰는 프로야구만큼 월드컵 축구도 좋아 하지만 실전도 아닌 평가전인데... 꼭두새벽까지 그것도 피곤에 지쳐 있으면서도 꼭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 피곤해 엎치락뒤치락하며, 한번 잠이 깨어 버린지라 다시 잠을 이루려고 하니 그렇게 힘이 들다. 보고 싶기는 하지만 그래도 잠은 부족하고... 에라, 모르겠다. 이렇게 시작하여 본 게임이 후반전 중간부터 벌떡 일어나 소리를 질러가며 응원을 해댔다. 요즘 우리나라와 함께 속해 있는 스위스 프랑스 토고~ 어느 한 나라라도 쉽게 상대할 수 있는 나라는 없다고 하던데 어느새 불안감이... 각 나라별로 보여 주는 게임을 보면서 과연 우리나라가 16강에 들 수 있을까? 하며 의아해 하였는데 지난밤에 치러지던 경기를 보면서 괜 시리 불안 해 하던 마음 져버릴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할 수도 없는 독일 월드컵. 많은 선수들이 부상 중에 있다지만 그래 우리는 할 수 있어~ 무엇이든지 할 수가 있어~ 이길 수 있어~ 토고든 프랑스든 스위스든지... 그래서 오래 전 옷장 속에 넣어두었던 붉은 T셔츠를 찾아내었다. 지난 2002년의 월드컵을 마치고 대구장로합창단이 터키와 그리스를 순회 연주할 때 특별히 주문 해 만들었던 그 멋진 컬러와 독특한 디자인이라~, 본격적인 월드컵경기 시작 날부터 신나는 마음으로 즐겨 입고 다니며 노래와 축구를 좋아하는 여럿이와 엉켜 열심히 응원하려고... 참, 이번 지방선거에서 그토록 처참하게 박살나고도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떠들어대는 나라님의 엉뚱한 소감을 뉴스로 듣고 에라이~, 정말이지 서글프고 실망스런 마음에 이내 TV를 꺼버렸다. 바라기로는, 나라꼴이 이렇다할지라도~ 온 국민의 성원을 등에 업고 우리는 해 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가 바로 전 국민 성원의 결집이 아니었던가? 우리 모두가 챔피언이 되었다. 결코 지난 2002년 서울 월드컵의 기적같은 드라마가 장난이 아닌~, 심판의 편파가 아닌~, 우리 선수들의 피눈물 나는 훈련에서 나온 고귀한 결정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이번 독일 월드컵에서 보여주길 기대한다. 그리고 챔피언이 되어 돌아오는 우리 선수들의 자랑스런 모습을 볼 수 있게 전보다 더 맑고 깨끗한 HD화면 앞에서 우리 모두 힘을 모아 열렬한 성원을 독일로 보냅시다. 대~한 민국 파이팅! 우리나라 파이팅! 사랑하는 아내님들 파이팅! ㅋㅋㅋ... 며칠 전 새로 구입한 대형화면 LCD TV 앞에서... -늘 웃기는 장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