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기예보를 보니 곧 태풍이 다가오고, 많은 비가 많이 온다고 합니다. 하늘의 수문이 열린 듯 폭우가 쏟아지면 부러라도 우산을 들고 한번 나가봐야겠습니다. 거칠 것 없이 쏟아지는 비속을 거닐어 본지도 오래되었으니까요.
비에 관한 기억들이 많지만 어린시절의 홍수가 생각납니다.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져서 마을 앞 시냇가의 다리가 무너지고 둑과 제방이 무너져서, 자갈과 모래를 잔뜩 실은 강물에 논과 밭의 토지들이 수없이 유실되어져 버린 적이 두어 번 있었지요.
매양 같은 일상의 지루함에 그런 날은 두렵기도 했지만 왠지 신나했던 생각이 납니다. 쪼르르 마을 앞 시냇가로 달려가면 엄청난 양의 황톳물이 넘실거리면서 무서운 속도로 바다를 향해 내려가곤 했지요. 쳐다만 보아도 물결에 휩싸여 떠내려가는 듯 무서웠지요.
하지만 그렇게 지나치게 비가 많이 오지는 않고 적당히 많이 내리면 참 신나는 일이 있었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냇가로 가서 발을 쳐 두면 그곳에 물살에 떠내려 오는 민물 게들이 걸려들었지요. 밤새도록 잡으면 거의 한 양동이 가득하곤 했습니다. 맛있는 게장국의 재료였지요.
어쨌거나 비가 오면 평소와는 다른 감흥 때문에 때로 신나기도 하지만, 우리가 꼭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지요. 바로 노아의 홍수지요.
노아의 홍수 때 멸망이 눈앞에 다가왔으나 사람들은 알지 못하고 여전히 먹고 마시고 시집가고 장가가곤 하였지요. 그러나 40여일의 폭우는 그들 모두를 악한 죄와 더불어 삼켜버리고 말았지요.
성경은 동일하게 다시 세상의 마지막 날이 임하여도 사람들은 알지 못하고 먹고 마시고 하다가 홀연히 당하리라 말하고 있습니다. 그 날에는 물이었으나 체질이 녹아 없어지는 불로 이번에는 당하리라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비가 많은 장마철, 잔잔히 혹은 폭우로 내리는 비를 보면서 그날의 홍수를 되새기면서 다시금 홀연히 임할 주님의 날을 예비하는 마음을 가져봄은 어떨까요.
마24:38 홍수 전에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던 날까지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있으면서
마24:39 홍수가 나서 저희를 다 멸하기까지 깨닫지 못하였으니 인자의 임함도 이와 같으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