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 역량 세계 알리는 계기 될것
‘목회자 4000명이 교인 10만여명에게 동시 성찬식, 예배의 모든 내용을 전국 및 해외 교회와 공유, 교계 지도자뿐만 아니라 여성과 어린이, 외국인 노동자도 예배 순서에 참여….’
한국 개신교의 보수를 대표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진보를 대표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가 평양대부흥 100주년과 부활절 연합예배 60주년을 맞아 매우 특별한 부활절 연합예배를 준비했다. 2007 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원장인 성공회 김광준(KNCC 교회일치와 종교간 대화위원장)신부와 대회 집행위원장인 오정현(사랑의교회 담임)목사 등은 2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부활절 연합예배가 한국 교회의 역량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음달 8일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영적 각성과 한국 교회의 갱신’라는 주제로 열리는 부활절연합예배는 규모부터가 이전과 크게 다르다. 참여 교인들 수만 10만여명에 이르고, 목회자도 전국 교회에서 4000명이나 참석한다. 성가대의 규모도 1000명이나 된다.
예배 시간도 오후가 아닌 새벽 5시다. 초대 교회들의 예배를 본받기 위해서다.‘빛의 예전’ ‘말씀의 예전’ ‘물의 예전’ ‘성찬 성례전’ 등으로 구성된 예배 형식도 초대교회를 본받은 것이다.
준비위는 특히 이번 예배의 기도문, 설교문 등을 행사 전 전국 교회와 해외 한인교회 연합회에 사전에 미리 전달, 이날 새벽에는 전국의 개신교 기독교인들이 동일한 주제와 내용으로 예배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참여 교인 모두가 동시에 참가하는 성찬식과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영상 축하 메시지 상영 순서도 준비됐다. 교계의 지도자급 목회자들이 예배 순서를 전담하던 것에서 탈피해 여성과 어린이, 외국인 노동자 등이 순서에 참여하는 것도 특별하다. 이날 오후 5시부터 같은 장소에서는 기독교계 가수들과 윤도현 밴드, 안치환 등 인기 가수들이 출연하는 부활절 문화축제도 펼쳐진다.
이처럼 보수와 진보 개신교계가 연합해 대규모 부활절 예배를 마련한 것은 올해 100주년이 된 평양대부흥을 맞아 다시 한번 부흥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하는 의지 때문. ‘평양대부흥’은 당시 평양 장대현교회에서 길선주 목사의 주도로 일어난 교회부흥을 가리키는 것으로 한국 교회가 질적·양적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룩하는 계기가 됐다.
올해는 또 부활절연합예배를 처음 시작한 지 6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1947년 4월6일 서울 남산에서조선기독교연합회(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전신) 주최로 시작된 부활절연합예배는 1960년 3·15부정선거로 중단되고, 1960년대 보수와 진보 교단으로 분열돼 예배가 따로 개최되는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김광준 신부는 “이번 연합예배는 한국 교회들이 평양대부흥의 정신을 이어받아 영적으로 회개하고 다시 한번 힘차게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말했다. 또 오정현 목사는 “모든 기독교인들이 다같이 참여해 한국 기독교가 새롭게 부활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의 헌금은 전액 북한 선교를 위해 쓸 예정이다.
김종락기자 jrkim@munhwa.com / 문화일보/ 2007. 0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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