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의 멋진 초가을 저녁에... ♧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 1월 해외연주(중남미 7개국 순회)를 위해
곧장 출국하려던 인천국제공항이었다.
대구장로합창단이
제9차 해외연주를 떠나는
70명 순례단의 동반자 일원으로 참가한 그녀는,
1월 10일부터 24일까지 14박 15일 동안 우리와 함께
LA-멕시코-칠레-브라질-파라과이-아르헨티나-페루를
무려 12번이나 비행기를 바꿔 타가며
힘든 중남미 코스를 다녀왔다.
그녀는
노래하는 우리 일행과 처음 만났지만
이내 밝은 표정으로 어울려 잘 웃으며 얘기도 잘했고
함께 연주할 때는
미리 연습해 온 터라 노래도 곧장 열정적으로 불렀다.
고원지대인 남미의 길고 고된 여정동안
마치 수학 여행길에 오른 마음 들뜬 소녀마냥
늘 밝은 모습으로 사진 찍기를 즐겼고
가는 곳마다 색다른 남미문화에 접하며
부지런히 메모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띠었다.
마야, 아즈텍, 잉카문명에 접하면서
정말 힘든 나날의 여정(旅程)이 연속되는 가운데
특히 우리 부부와 엄청 친해지기 시작해
남미여정에서 찍은 재밌는 사진들은
그녀가 열심히 찍어 내게 보내온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녀가
본 가락(?)을 나타낸 것은
어느 날 저녁 무렵
브라질의 리오 데 자네이로에서였다.
종일토록 유명관광지를 순례하고 만찬을 든 후
리오 카니발의 진수(眞髓)를 그대로 맛보는
삼바 쇼를 2시간 가까이 관람하면서
마지막 무대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이 참석한 코리아가
드디어 화려한 삼바 무대 위에 맨 먼저 소개되었을 때~,
아리랑 선율에 맞춰 선녀처럼
곱고 우아(優雅)하게 춤사위를 보이던...
그녀의 춤사위는
피곤에 지친 순례자의 시선(視線)에
보통 수준 넘는 매우 세련된 춤꾼으로 보여 졌고
초가을 녘인 지금 와서 생각하면,
마치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요염(妖艶)토록 하늘거리는
가녀린 코스모스의 매혹적인 군무(群舞) 같았음에...
그녀는
시(詩)도 쓰고 동화(童話)도 쓰는 문인(文人)이면서
40년 가깝도록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교육일선에서 활약하며
대전에서 천안에 있는 새로 생긴 아담한 학교를 오가면서
지난 1월 중남미 순례를 다녀 온 후 꼬박 아홉 달 동안
원색찬연(原色燦然)한 중남미 여정의 감동을 책으로 만들어,
세계화를 위한
어린이들의 문명교육(文明敎育)에 이바지하며
함께 동행 못한 이웃들에게 생동감 넘치는 시와 사진으로
남미에서 젖어 온 열정과 향기를 공유(共有)하겠단다.
그녀는 지독하다.
코피까지 쏟아가며 보낸 그 고(苦)된 하루하루를
입을 다물지 못하는 감동의 연속들을 표출(表出)하면서
마음 속 화폭(畵幅)에 생동감 넘치게 곱게 담은 글줄기로,
\'내 영혼을 불사른 달콤한 중남미 문명\' 여행기를
지구의 정반대 쪽에 있는
양반의 고장 충청도 땅에서 되살려냈다.
그녀는
정말 지독한 게 분명하다.
보름동안 남미여정에서 맺은 끊지 못 할 인연(因緣)이라며
먼 길 대구에서 축하하러
천안으로 오라고 애교스런 목소리로 유혹(誘惑)하더니,
마침내
청룡초등학교 토요 특별수업시간 강의까지 맡기면서
며칠 밤샘으로 교안원고를 만들도록
달콤하게 혹사(酷使)시키는,
마치
속살까지 도려내려는 듯 알뜰히 나를 매료(魅了)시켰다.
그녀는
참 아름답고 달콤하다.
그녀의 글은
혈관(血管)에 흐르는 온기(溫氣)가 서려있어
누구도 쉽게 맛볼 수 없는
멀고 먼 땅 지구의 반대편에 있는 풋풋한 중남미 문명을
따뜻한 숨결로 고스란히 토(吐)해내고 있다.
또 다시 그곳,
그 황폐한 땅,
그 높은 산자락에
심음 하듯 고통 속에서 흐느적이며 서있는 듯한 느낌이다.
우리 일행이 LA의 허리웃 거리를 거쳐
멕시코시티의 테오티와칸 피라미드 위에 서있다.
칠레의 고원 만년설(萬年雪)이 고인 잉카호수를 거쳐
산 크리스토발 언덕의 야경(夜景)에 취(醉)한다.
브라질 상파울로에서의 감동적인 찬양연주와
체중(體重) 늘도록 먹었던 푸짐한 아사도와 슈레스코 메뉴,
리오 데 자네이로의 코르코바도 언덕의 예수상(像)과 삼바 쇼,
남미 최대의 폭포로 유네스코가 지정한
장대한 자연유산(自然遺産)인
이과수 폭포 가까이에서 보낸 2박 3일간의 감동어린 여정,
폭포 줄기를 타고 파라과이 원주민촌을 거쳐 아르헨티나로~,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에바의 묘지,
그리고
유명한 탱고의 발상지인 보카에서 전통 탱고 쇼에 빠져든다.
여정의 마지막 코스인 페루의 쿠스코,
해발 3.000미터가 넘는 고산(高山)에 있는
잃어버린 공중도시 마추피추와
“안녕~”을 외치며 산길을 뛰어내려오던 어린 꼬마의 모습,
그리고
아름다운 꽃들로 쌓인 우루밤바의 산골에 있는
그 오두막집 호텔에서 이틀 밤을 보내면서
영혼을 불사른 그 달콤한 이야기들...
아홉 달이 지났어도
아직도 식지 않은 열기(熱氣)를 지닌 숯덩이처럼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녀는
그 혼미했었던 남미의 여정 속에서
발길 닫는 곳마다,
내딛는 걸음마다
카메라로 담으며 부지런히 메모를 남겼기에
험한 세상에 살며 자꾸만 기억에서 멀어가려는
남미의 나날들을 다시 가까이 다가오게 만든다.
아~ 이른 아침,
멀리 만년설이 보이는 우루밤바 호텔 정원에서,
그리고
귀국 길 리마 해변의 아름다운 저녁노을과
어둠에 묻힌 연인들로 붐비던 사랑의 공원 조각아래서,
활짝 웃으며
카메라를 들고 우리 부부 곁으로 뛰어오는
마치 수학여행 길 마음 들뜬 소녀 같은,
선녀의 우아한 춤사위 같지만...
실은
가을 날 가녀린 코스모스의 요염한 군무를 보여준
그녀,
그녀는 바로
청림 김숙자 교장선생님이시다.
10월 첫 주말,
천안청룡초등학교에서 가진 김숙자 교장선생님의
남미 여행기 출판기념회에 다녀와
내년 2월에 170여 명이 떠날 제10차 해외연주준비를 하면서,
-대장합150 / 늘 노래하는 큰 머슴-
마추피추 정상에서 청림이 찍은 대장합 큰 머슴의 늠름한(?) 모습
♪ 흐르는 음악 / 철새는 날아가고 (페루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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