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무(無/무지·무모·무례) 선교에 대하여... 작성자 한경균/필리핀 2008-07-23 조회 703
3무(無/무지·무모·무례) 선교에 대하여...

한국교회가 보내는 청년들의 비전트립으로 인해 선교지가 한국인들로 벅적거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섬기는 사람들과 그들의 아픔을 이야기 하기 전에 짧은 시간 여러곳도 다니고 많은 정보를 주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선교를 진지하게 하는 분위기보다는 왁자지껄하게 해 치우는 분위기도 있어 보입니다. 이런 시기에 의미있는 글 한 편을 발견하였습니다. 주로 이슬람권의 상황을 이야기 하지만 3무의 선교, 2%가 부족한 선교는 대동소이한 것 같습니다. 3무의 선교를 넘어 가보자고 제안하면서 글을 전합니다. 함께 고민하기 원합니다

‘3무’(무지·무모·무례) 선교, 선교의 위기를 부른다



한국교회의 선교 열정은 전 세계 교회가 공인한 최고의 수준이다. 파송 선교사 수가 전통적인 선교 대국 미국에 뒤이어 굳건하게 2위다. 선교 현장에서도 한국 선교사는 눈에 띈다. 한국 선교사의 열정과 개척자적인 선교, 헌신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곤 한다. 그런 와중에 한국 선교의 한 흐름을 두고 ‘공격적 선교’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공격적 선교’, 이는 아마도 김선일 형제 피살 사건과 아프간 한국인 인질 피살 사건 직후에 터져 나온 한국교회의 해외 선교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에 뒤엉켜진 표현의 하나일 것이다.

이 글은 한국교회 선교 현장의 긍정적인 모습을 뒤덮는 부정적인 부분에 주목하려고 한다. 한국교회의 선교 운동을 부정적으로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다. 한국교회는 올바른 의미의 선교 운동과 헌신도 알게 모르게 펼치고 있다. 그럼에도 그런 순수한 선교와 헌신을 잡아 삼키는 누룩과도 같은 일들이 한국교회 안팎에 ‘선교’라는 이름으로 벌어진다. 그릇되었거나 견제와 균형이 필요한 부분들이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의 선교 운동에는 필요악인지 ‘3無’ 현상이 노출된다. 무지·무모·무례다. 무지·무모·무례는 하나의 서로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한국교회의 선교 열정은 귀한 것이다. 그러나 그 안에 조심해야할 누룩도 있다. 그 누룩은 이미 퍼져 있다. 그 모양이나 형체는 없다. 그러나 그 영향력은 한국교회 안팎에 이미 두드러지고 있다. 어떻게 그 누룩을 제거할 것인가 진단하고 풀지 않으면 한국교회의 선교는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

선교지에 대한 무지(無知 그리고 無智)

선교지와 선교지 주민들을 기계적으로 이해하고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선교지를 바라볼 때 종교에 집착하거나 지나칠 정도로 집중한다. 단지 예수 안 믿는 불신자라는 시선으로 시선을 고정시키는 경우가 많다. 예수 안 믿는 불신자들의 현장 즉, 선교지는 ‘거짓과 악한 영, 부정적인 요소가 가득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선교 현장에 어려운 재난이 닥치면 ‘예수를 안 믿어서 이런 일이 생겼다’ 거나 ‘하나님께서 그 땅의 영혼들의 문을 열기 위하여 전쟁이나 재난을 허용하셨다’는 식의 평가를 서슴지 않는다.

선교지에 대해 도통한 사람들이 많다. 책 몇 권 읽고 나서 갖게 되는 자신감이 두드러진다. 이슬람 관련 기독교 서적을 몇 권 읽고는 이슬람을 마스터 한다. 이슬람 전문가가 된다. 다른 선교지에서도 비슷한 일은 벌어진다. 자신이나 그 소속된 단체가 갖는 현지 이해나 정보의 객관성은 중요하지 않다. 단기 팀들의 시선은 물론 장기 사역자로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 가운데도 이미 선교 전문가가 많다. ‘척 하면 척’이다.

그런데 선교 정보 중에는 사실 무늬만 현지발인 정보들이 많다. 현지 선교사의 입을 통해 그 선교지 밖 특히 한국에서 만들어진 정보들이 전달되고 확산되는 경우도 많다. 여기저기서 직함이 ‘OO연구소 소장’인 이들이 늘어간다. 그러나 기독교 방송 매체에서조차 그 객관성,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현주소이다.

하나님의 선교는 필요한 곳에 필요한 사람을 적절하게 배치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우리는 선교지의 필요나 가능성, 선교 헌신자나 선교사의 가능성과 잠재력에 대해서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 일단 보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선교지 부적응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그렇지만 그것을 문제의식을 갖고 바라보지 않는다. 있을 수 있는 일이 벌어진 것이라는 식이다. 어떤 면에서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는’ 식이 되어버린다.



선교에 있어서의 무모(無謀)

마음이 중요하지 선교 방법이나 지식·경험·훈련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예비하셨다는 생각이나 신념을 가진다. 그 신념은 자신이나 자신이 속한 단체 그 지도자에 대한 맹목적인 정도의 신뢰에 바탕을 두곤 한다.

그렇지 않다 할지라도 자신이 속한 선교 단체의 안내에 비판력이 부족하다. 사실 일부의 경우긴 하지만 선교단체 조차 현장에 대한 정보나 지혜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소속 선교사는 그 보다 더 무지한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단체가 지시하고 안내하는 길을 따라간다. 거기서 발생하는 시행착오에 대해서는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것을 문제로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당연한 고난으로 치부한다.

최근 시리아에서 한국인 선교사 두 가정이 추방당했다. 그 사건 안으로 들어가 보면 전도용 책자를 배포하던 F단체 소속의 단기 선교사 덕분에 벌어진 일이다. 짧은 기간 동안 경력을 쌓기 위하여 들어온 신입 선교사가 일을 저지른 것이다. 단기 사역자의 지나친 열심이 장기 선교사의 토대를 무너뜨렸다. 예멘이나 이집트에서도 그런 일은 벌어졌다.

터키에서는 한 지방도시에서 한국인 단기 사역자들이 이곳저곳에 성경을 무작위로 배포하여 해당 지역에 보완 활동이 강화된 경우도 있다. 집집마다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성경책을 배달하듯 해버린 것이다. 그 덕분에 인근 지역에서 사역하던 장기 사역자들이 혐의를 뒤집어쓰고 불편한 일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해당 단체 관계자는 그것을 무모한 행동이었다고 생각지 않는다.

특정 단체나 사역자가 말하는 하나님의 인도하심, 지혜, 담대함 등은 무모함일 뿐이다. 그 파편에 맞은 장기 사역자들만 가해자 없는 피해자가 된 셈이다. 지혜가 없는 열정은 파괴적임을 이들은 잘 모른다. 무지(無知)하고 무지(無智)하기 때문이다. 이번 여름에도 한국에서 아니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모 단체가 중동의 모 국가에서 대규모 행사를 벌일 것이라는 소문으로 긴장감과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다른 신앙인들에 대한 무례(無禮)

선교지 사람들이 단지 예수 안 믿는다는 이유로 무시하거나 비웃는 경향들이 있다. 복음과 예수 그리스도는 오류가 없어도 예수 믿는 우리는 오류가 있고 제한이 있음을 쉽게 동의하지 않는다. 예수 믿는 자는 완전하고 완전해질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래서 예수 믿지 않는 이들이 나보다 더 인격적일 수 있고, 나보다 더 이웃을 사랑할 수 있고, 나보다 더 절대자에게 마음을 열 수 있다는 것을 잘 모른다.

잘 된 것은 예수 믿는 탓이고 못 된 것은 다 예수 못 믿어서 일어난 일이라는 식이다. 예수 안 믿는 나라이기에 가난이 있고, 부패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러면서 예수 믿는 나라 가운데 찢어지게 가난한 나라들, 부정부패가 하늘을 찌르는 나라들 이야기를 안 한다. 예수 믿지 않는 나라 중에 우리보다 잘 사는 나라들은 언급도 안한다. 예수 믿는 것과 잘사는 것 사이의 상관성을 너무 강조하고 싶어 한다.

영혼을 낚는 어부로서의 정체성과 책임 의식이 강하다. 이런 태도는 좋은 것도 있지만 문제도 있다.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상대의 종교를 바꾸는 것에 집중한다.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 위하여 싫어도 좋은 척, 기분 나빠도 좋은 척 최대한의 예의(?)를 표한다. 선교 대상도 가난한 자·나보다 힘없는 자·약한 자를 선택한다. 우리보다 똑똑해 보이고 자기 입장이 뚜렷하고 종교적인 사람은 애써서 외면한다. 기독교 신앙을 가지면 나(우리)처럼 잘 먹고 잘 살게 된다는 성공과 번영의 복음을 전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예수 믿지 않기에 폭력과 테러, 전쟁이 벌어진다고 말한다. 예수 잘 믿어서 테러와 폭력을 버리고 평화를 누려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예수 잘 믿는다는 이들에 의해 피해를 당하는 예수 안 믿는 나라, 예수 안 믿는 사람들의 고통은 주목하지 않는다. 예수 잘 믿는다는 미국의 보수 기독교회가 지원하는 후원금이 팔레스타인 분리장벽을 쌓는 건축 비용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 별 흥미를 안 느낀다. 이스라엘의 독립 60주년은 축하해주지만 그 독립 과정에 유랑민이 되어버린 팔레스타인인들의 아픔은 내 일이 아닌 것이다.

이런 무례함은 같은 그리스도인 공동체나 타문화권 출신의 사역자들과의 만남에서도 드러난다. 한국교회의 세계 선교는 지극히 한국적이고, 세계를 한국화하려는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세계 곳곳에 한국교회의 지교회가 자리하고 있다. 심지어는 한국식으로 불리는 현지인 교회도 있다. 한국인 선교사는 혼자 일 잘하는 독불장군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함께 일하는 면에 있어서 여전히 부족한 모습을 보이곤 한다. 그러면서도 이제는 서구가 아니라 제3세계권 선교사들이 주인이 되어야 하는 선교, 특히 한국인이 세계 선교를 주도하여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2% 부족한 설익은 선교로는 안 돼

한국교회의 남다른 선교열정과 선교 헌신은 아름다운 것이다. 그러나 그 자체가 아름다움을 간직하기 위해서는 우리 안에 들어와 있는 ‘3무’라는 누룩을 멀리해야 한다. 지식과 지혜가 필요하다. 지식 없는 열정은 파괴적이기 때문이다. 동기의 순수함만 강조할 수도 없다. 그 진행과정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꿩 잡는 것이 매’라는 식의 목표 지상주의를 멀리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원하는 것은 종교의 겉옷을 바꿔 입는 것이 아니다. 회심이다.

선교의 출발점, 동력, 완성은 우리가 할 일이 아니다.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이 일하심을 기다리고 바라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금 우리는 뜨거운 머리를 식혀야 한다. 무지 대신에 지식과 지혜로 채워 넣자. 무모 대신에 지혜가 넘쳐나게 하자. 무례 대신에 강한 자의 여유와 겸손이 있게 하자.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일하심의 현장을 목격하고 전할 목격자, 증인을 원하신다. 내가, 내가 속한 단체나 교회가 선교하는 것이 아니다.

세계 선교의 현장에서 묵묵하게 정도를 걸어가는 수많은 사역자들이 있다. 그들의 묵묵함은 감춰진다. 그런 와중에 자체 홍보수단과 파급력을 가진 단체나 개인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들의 목소리가 한국교회를 둘러싸고 있다. 조사원 경력 20년보다 출산의 경험 한 번이 더 강렬한 것이다. 데이트 한번 성공해보지 않은 연애박사의 연애 상담 한마디보다 성공적인 데이트와 결혼을 이어가고 있는 이의 소박한 한마디가 더 힘이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의 선교 현장과 한국교회의 선교 운동에 설익은 몸짓이 이어지고 있다. 2%가 부족한 일이 벌어지는 셈이다.

‘3무’라는 누룩에 노출되기 쉬운 우리의 선교운동은 우리 가까이에 있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이름으로 포장이 되어 있기에 그 속성을 쉽게 드러내지 않으면서 그렇게 자리하고 있다. 선교하는 교회로 알려진 서울의 모 교회조차 선교 현장에서 본의 아니게 3무 선교를 하게 되었다. 협력 단체를 너무 신뢰한 덕분이다. 나중에 교회 관계자들이 실제 상황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진실이 공개된 것도 없고 교회의 선교관계자들의 반성도 없었다. 진실이 알려져서 선교 열기가 식는 것보다 덮어두는 것이 더 ‘덕이 된다’는 논리였다. 진실을 직면할 용기가 없는 한 무지·무모·무례한 선교는 계속될 것이다.


[복음과 상황 213호 특집 선교한국, 새로운 모색] 김동문 편집위원글에서



한경균입니다 Han Kyoung Gyun(R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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