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맛! ♧
♧ 우리 맛! ♧
『내 안에 길들여진 모국의 감칠 맛
눈 맛에 익고 손맛에 익고 혀끝에 감돌아
고향이 달려오고 어머니가 달려오고
안데스까지 넘은 고추장 매운맛 매콤한 행복감
구수한 된장 맛 맛깔스런 고향김치
어찌 남미의 아사도에 비길소냐.』
멀리 충청남도 천안시내에 있는
청룡초등학교 교장인 시인 김숙자님이,
지난 2007년 1월초
대장합의 제9차 해외연주(중남미 7개국 순례)때
동반자로 참여하셨다가 쓴 장편의 여행 에세이집
『내 영혼을 불사른 달콤한 중남미 문명』에 이어
최근 발간한 기행시집『낮음, 그래서 더 고운 영혼』중에
실려져 있는 "한식당에서”라는 짧은 시의 전문(全文)이다.
청림(靑林) 김숙자 시인은,
당시 동행한 70명 일행과 함께
보름동안에 걸친 긴 남미여정 속에서
가는 곳마다 뜨겁게 달아오른 불꽃위에서
기름방울 뚝뚝 떨어지는 뭉텅이 고깃덩이를
칼로 베어주는 아사도를 비롯한
남미특유의 음식들을
날이면 날마다 질리도록 먹었다.
그러다 귀국을 앞둔 어느 날 저녁,
현지 한식당에서 만찬 상(床)에 차려진
우리의 맛깔스런 고유음식들을
포만(飽滿)을 느끼도록 먹으면서
그동안 이역(異域)에서 그리워했던
전통의 고향맛과 향수를 달래며
여행의 즐거움과 행복감을
아름다운 시상(詩想)으로 옮긴 것이다.
당시 한식당에서
그와 마주앉아 축배를 들며 만찬을 즐겼던 터라,
이 시에 공감(共感)하며 시계바늘을 되돌려
기억에서 희미해진 남미순례의
긴 여정 속으로 끌려들게 만들었음에….
이미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많은 목적과 이유로 해외나들이를 다니면서
늘 느껴왔던 것이지만,
해외순례의 여정에서
우리의 전통적인 입맛에 길들여진 스스로의 속내와
우리 음식 맛이 지닌 내면의 분위기를
어쩌면 이처럼 맛깔스런 글줄기로
표출할 수 있겠는가?
새로운 달
8월과 함께 방학을 맞으면서
4반세기 역사를 지닌 대장합의 찬양하는 순례자들이
또다시 제11차 해외순회연주를 떠난다.
이미 10차에 해외연주를
성공적으로 마친바 있는 대장합이 떠나는
러시아·북유럽 코스는 10박 11일간으로
길지도 짧지도 않은 적당한 길이의
여정(旅程)이다.
다만,
창단 후 열 한 번째 떠나는 해외연주에
빠짐없이 참가했던 큰 머슴이어도,
이번 코스에는 대규모 일행이 한꺼번에 들어갈
마땅한 한식당이 현지에 부족하다기에
참가자들에게 미리 맛깔스런 양념류들을
깨어지지 않게 싸서 튼튼한 하드 백 깊은 곳에
고이 담으라고 권장을 했다.
니글니글한 비프스테이크가 나오면
김치나 깻잎을 덮고,
싱거운 스파게티나 누들에는
고춧가루를 듬뿍 치고,
바싹 마른 러시아 식빵이나
노릿하게 냄새나는 북유럽 연어나 칠면조 따위에는
매운 고추장으로 두껍게 포장을 하고…
생각할수록 정말 군침 도는
풍성한 우리의 맛을 여행지 이국에서 만끽하면서
추억 속에 남겨질 또 다른 즐거운 식탁분위기를
마련하련다.
비록 현지사람들이
다소 꺼려하는 특유의 코리언 냄새를
고약(?)하게 여김 받을지언정,
모국의 내 몸 안에서 길들여진 감칠맛과,
눈과 손과 혀끝까지 감돌아 베여진
고향 어머니의 맛에,
고추장과 구수한 된장과 김치를 곁들인
매콤한 메뉴로 행복한 여정의
나날을 맞고 싶다.
8월 7일(金) 이른 아침 출국해
8월 17일(月) 귀국하는
제11차 해외(러시아·북유럽)연주 순례단 71 명 일행 중에
중남미순례 대장정부터 지난해 필리핀 마닐라 여정까지
기쁜 마음으로 동행했었던 청림 김숙자 시인께서
이번에는 온 가족과 더불어 대거 참가하게 되어
무리를 대표하는 큰 머슴으로서는
부푼 기대와 함께 더없이 고맙기만 하다.
어린아이만큼
곱고 아름다운 시심(詩心)을 지닌
여류시인인 그가 귀국하면
또 다른 새로운 기행문집을 발간할 테니깐….
며칠 앞으로 다가온
러시아·북유럽 순회연주 출국준비를 하면서
미리 몇 가지 맛깔 나는 조미료들을 챙기다
문득 군침 도는 우리 맛이 떠올라
이글을 쓰게 되었음을 밝힌다.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여호와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전 10:31)♥
☞박정도 장로/amenpark150@hanmail.net
"채소를 먹으며 서로 사랑히는 것이
살진 소를 먹으며 서로 미워하는 것보다 나으니라."
- (잠언 15: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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