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싱 속의 축구 작성자 순례자 2010-07-01 조회 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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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싱 속의 축구

알다시피 영화 ‘크로싱’은 북한 함경도 어느 탄광마을에서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아가던 세 가족의 잔인하고도 엇갈리는 삶을 그려낸다. 

폐결핵으로 쓰러진 엄마, 

그리고 엄마의 약을 구하기 위해 중국으로 목숨을 걸고 떠나는 아빠 영수, 

그리고 엄마 아빠 없는 고향을 떠나 죽음과 마주하며 

아슬아슬한 생명을 이어가는 아들 준이…. 

그들을 움직이는 힘은 사회주의니 자본주의니 하는 따위의 이념이거나, 

또는 욕심을 부려 부를 쌓으려는 탐욕이 아니었다. 

그들에게 정작 필요한 것, 그들에게 천국 같은 세상이란 건, 

건강한 엄마가 있고, 함께 축구하며 놀아줄 아빠가 있고, 

그리움을 달래줄 비 한 줌이 내리고, 

나의 사랑을 받아줄 친구와의 만남만 보장되면 되었다. 

그들의 천국은 그렇게 소박하였다. 

그런데 그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가족에 대한, 

이 조촐한 그리움 하나 지켜주지 못할 만큼 허황하였다. 

어이없는 건 아빠가 그렇게 목숨을 걸고 찾아야 했던 엄마의 약이란 게, 

우리가 살아가는 이 남한 땅에서는 보건소에만 가면 

무료로 구할 수 있는 흔하디 흔한 약이라는 사실이었다. 

굶주린 배를 안고 살아가는 그들 뒤로 언제나 붉은 글씨의 정치문구들이 보였다. 

실제로 북한 어디를 가든 볼 수 있는 문구들이다.

 나는 북한에서 살아가는 우리 동포들의 가여운 모습과 

오늘의 북한을 그렇게 만들어온 그 정치적인 문구들이 

따로 떼놓을 수 없이 연관되어 있음에도 

그 두 개의 풍경이 결코 어울리지 못하는 별개의 풍경으로 와 닿는다.

정치적인 선전문구들이 

그렇게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일까? 

지금 당장 아내의 결핵을 고칠 약이 필요하고, 

자식이 뛰노는 데 필요한 운동화와 축구공이 필요한 아빠에게, 

수령을 찬송하는 그런 선전글귀가 어떤 위로를 줄 수 있을까? 

인민들의 눈에서 멀어져버린 ‘그들만의 천국’이 무슨 의미를 가질까? 

그 시뻘건 글씨를 두려워하는 건 

어쩌면 그 글씨를 보면서 살아가는 그들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의 형편을 나 몰라라 하고 살아가는 남한 사람들이 아닐까? 

먹을 것이 남아돌아 음식물 쓰레기로 

10조를 버리는 우리들에게나 의미 있는 문구들 아닐까?

그렇게 소박한 소망조차 충족할 수 없는 땅에서 살아가는 

아빠 영수와 아들 준이는 

우리와 같은 얼굴, 같은 언어, 같은 역사를 가진 친구들의 모습이다. 

그들이 지금 죽음처럼 깊은 신음을 하며 살아간다, 아니 죽어간다. 

죽음이 삶만큼 가까워서 생명이 생명의 존엄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북한에서 축구를 잘하여 

인민들에게 영웅이었던 사람 영수가 만난 풍요로운 남조선은, 

그래서 감탄의 땅이 아니라 

형제의 배고픔에도 귀 막고 살아가는 배신의 땅처럼 와 닿는다. 

영수의 절규는 그래서 귀에 먹먹하다. 

“예수? 예수는 남조선에만 있고, 가난한 나라엔 없습니까?” 

 

박명철 ('아름다운동행' 편집장)

'당신에게 축구는 무엇인가?'  中  일부 발췌

 

 ♪ How Great Thur Art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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