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뒤처리 전문 목사의 소망... ♣ 작성자 amenpark 2011-11-23 조회 1192

 

뒤처리 전문 목사의 소망...

-김정수 / 광주등림교회 목사-

 

요즘, 교회당에 도착하면 내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다.

교회당 주변에 흩어져 있는 담배꽁초를 줍거나 술병을 치우는 일이다.

때로는 짜장면 그릇이나 피자 상자를 덤으로 치우기도 한다.

 

이런 일은 지난 해 3월,

우리 교회 인근에 있던 폐교에 대안학교가 들어서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런데 지난 주일엔 예배당 옥상에 올라갔다가 깜짝 놀랐다.

누군가 똥을 한 바가지나 싸놓았기 때문이다.

순간적으로 ‘누가? 어떤 놈이?’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곧장 신문지 몇 장 들고 가서 말없이 치웠다.

 

그동안 우리 성도들 중에 CC-TV 설치를 건의한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교회에 유익될 것이 없다는 생각에

지금까지 그냥 지내고 있다.

말없이 ‘뒤처리’하는 편이 백 번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뒤처리는 목사인 내 몫이긴 하지만 말이다.

 

사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 아이들이 얼마나 짠한지 모른다.

재학생 120명(중학생 80명, 고등학생 40명) 중

100여명이 광주가 아닌 타 지역, 특히 수도권에서 온 아이들이라고 했다.

집에서 같으면 저희들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먹고 싶은 것 다 먹을 아이들이 아닌가?

하지만 자의건 타의건 광주로, 광주에서도 변변한 가게 하나 없는

변두리 동네로 <유학>을 와 있으니 얼마나 힘들겠는가?

 

그런데 학교에선 금연(禁煙) 금주(禁酒)는 물론이요,

음식 배달 서비스 역시 일절 금한다고 했다.

게다가 학교엔 변변한 휴게시설마저 없는 실정이다.

설령 있다고 한들 아이들이 그 속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그래서 아이들이 방과 후엔 틈나는 대로(?) 교회를

피난처와 안식처 삼아 몰래몰래 찾곤 하는 것이다.

 

그동안 아이들이 밤늦게 동네를 돌아다니거나 빈집에 들락거리면서

동네 어른들을 불편하게 한 것을 생각하면,

차라리 아이들이 교회를 찾아준 것이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교회와 아이들과의 관계는 여기까지가 전부이다.

더 이상의 진전이 없다.

아이들 눈엔 우리 교회가 그저 퇴락한 슬라브 건물로만 보이는 것이다.

나는 아이들을 포용하고 싶은데,

아이들에게 멋진 휴식처를 제공하고 싶고

탁구나 포켓볼 같은 운동시설도 제공하고 싶은데,

그런 가운데 자연스레 복음을 심어주고 싶은데,

아직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일 뿐이다.

 

바라건대,

앞으로 하나님께서 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시길 소망한다.

그래서 그동안 교회에 몰래 와서 술 마신 아이들도,

담배 피운 아이들도, 음식을 시켜 먹은 아이들도,

또 옥상에 똥을 싸놓은 아이도 예배당 안으로 다 들어오면 좋겠다.

 

그래서 저들의 인생 속에서 우리 교회가 아름다운 미소로 남았으면 좋겠다.

저들 나름대로 아주 힘든 시절…

등림교회를 통해 예수님을 만난 것에 감사한다고

언젠가 꼭 고백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정말 좋겠다.

                                                           

Richard Clayderman-Piano/I have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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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dechoir.net-
ㆍ작성자 : 사랑과평화 하나님의 집인 성전이
세상의 다른 건물들 보다
화려하고 호화스러운 것도
자랑스럽고 감사할 일이지만
어쩌면 우리 예수님께서는
화려한 성전 보다는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도
부담없이 쉬어 갈 수 있는
그런 성전에 더 많이 머무시지 않을까요?
amenpark150님, 아멘입니다.
등록일 : 2011-11-28
ㆍ작성자 : 큰 머슴 댓글 모두가
가슴을 저리게 만드네요~
주님의 사랑이
이땅에 골고루 퍼질
성탄절을 기다리며...
-큰 머슴-
등록일 : 2011-11-25
ㆍ작성자 : 정명진 대안학교란 일반학교 공교육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한 학교...!?

문제아는 또 다시 문제를...
대안은 또 다른 대안이 필요로..

아무쪼록, 뒤처리 전문 김 정수 목사님을 통해
교화되는 성령의 역사가 이루기를 소망합니다.
등록일 : 2011-11-25
ㆍ작성자 : 聖南 아멘~
그렇게 되길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등록일 : 2011-11-25
ㆍ작성자 : 송나라 우리교회는
한쪽은 소방도로에 한쪽은 골목길에
면하여 있다.
소방도로는 차와 사람들이 함께 이용하나
골목길은 도보로 왕래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므로 길을 걷다가 교회로 쑥 들어와
화장실에서 급한 볼일을 보고가는 사람이
부지기 수다.
그런데
개중에는 교회식당 주방으로 들어와
이것 저것을 챙겨 가는 사람도 있다.

또한
교회에 붙어있는 사택을 비울수가 없다
내외분만 계시는 목사님과 사모님이
새벽예배를 드리기 위하여 사택을 비우면
귀신같이 지키고 있다가 또 이것 저것
가져간다
우리교회는 넓지 않는 주차장이지만
대문이 없기 때문에 평일엔 동네주차장이
되어 버린다.
대문을 달까도 했지만 그냥 동네사람들과
함께사용하는데,
이 분들이
수요일밤과 주일은 알아서 차들을 빼간다.
어느날 주일아침 교회에서 소동아닌
소동이 벌어졌다.
평소 꽁초와 술병들은 기본으로 주차장에
깔려 있는데 그날은 여자들의 속옷과
피임도구 까지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남녀 중학생들로 추측하지만,
이 어린 것들이
주차된 차들 사이에서사람들 눈을 피해
못된짓들을 한것같다.

한번은
우리교인들이 청소하기 위하여
늦은 아침에 교회에 가보니 주차장
한구석에 여중생 또래의 여자 아이들
몇몇이 추위에 떨며 쭈그리고 앉아
머리를 땅에 쳐박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이 어린 것들이 집을 나온 모양인데
오갈데 없이 길거리를 쏘다니다가
추운 우리 주차장에 그러한 모습으로
머무른 같다.
교인들이 불야불야 뜨거운 커피를
빼어주고 라면을 끓여서 먹이고,
온돌방인 기도실의 보일러를 가동하고,
이불을 덮어주고하여 한숨을 재워서
보낸일도 있다.

머지아니한 장래에 이 어린 생명들이
그때일을 기억하고 교회를 알고
하나님을 알고 어느 교회든 출입하며
예수님을 믿었으면 좋겠다.
아멘!!

박단장님!
좋은글 감사합니다.



등록일 : 201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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