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장면의 위력 작성자 amenpark 2013-06-13 조회 1274

♧  자장면의 위력  



어느 날 장로님 한 분이 몹시 섭섭하신 듯
아이들이 인사를 안 한다고 한 말씀 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어요.”
“왜요?”
"장로를 보고도 인사를 안 해요.”

저는 말씀하시는 장로님이 허물없이 대할 수 있는 분이기에
조금 놀리듯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세상에, 아이들에게 자장면 한 번 안 사준 생각은 하지 않고
인사만 안 한다고 나무라면 되세요?
자장면 사줘보세요. 아이들이 인사를 하나, 안 하나?”
그러면서 제가 동안교회 예배당을 짓기 전에 겪은 일을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사무실에서 한창 설교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중고등부 학생들이 옆방에서 임원수련회를 한다고 모였다가
장난이 벌어진 것 같습니다.
얼마나 난리를 치고 떠드는지
시끄러워서 설교 준비를 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다른 소리에는 매우 민감한데
아이들 떠드는 데는 어지간해서 방해를 안 받는 사람입니다.
아이들을 워낙 좋아합니다.
설교하는 저를 위해서라면
예배당에 유아실을 따로 둘 필요가 없는 사람입니다.

예배시간에 강대상으로 기어 올라와도 예쁘게 보입니다.
제가 보기에 아이들은 울어도
예쁘고 떠들어도 예쁘게 보이는 사람이지요.

그러니까 저는
아이들이 떠든다고 해도 그다지 상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얼마나 심하게 떠드는지
이런 제가 설교 준비를 할 수 없을 지경이더란 말입니다.
그러니까 정말 엄청나게 떠든 겁니다.

그래서 그 아이들을 불러들였습니다.
회장 부회장 총무 이렇게 세 명이 쪼르르 들어왔습니다.



“이 놈들아, 뭣들 하냐?” 그랬더니
“임원수련회 하다가 조금 놀았어요”라고 합니다.
저야 속으로 ‘이놈들아, 너희들이 조금 놀았으면
내가 부르지도 않았다’라고 했지요.

그런데 이 아이들이 떠들다가
담임목사님한테 불려 왔으니 얼마나 민망합니까?
어쩔 줄을 몰라 하는 아이들에게 제가 그랬지요.

그때가 오후 서너 시쯤 되었기에
너희들 저녁 먹을 거 있냐?” 했더니
“예, 이따가 라면 끓여 먹으면 돼요.” 그럽니다.
그래서 제가 돈을 몇 만원 주면서
“가서 자장면 사먹어라” 그러고 보냈습니다.

"왜 떠드느냐? 떠들지 말아라!”라는 소리는 안 하고,
“저녁 먹을 거 있냐? 자장면 사먹어라”라고 끝냈습니다.
그러자 아이들은
허리가 꺾어지도록 인사를 하더니 가버렸습니다.

그 후에도 아이들이 계속 떠들었을까요?
안 떠들었습니다.

조금 있으니까 찬송하는 소리,
기도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저는 기도하라거나 찬송하라고 지시하지 않았습니다.
아무 소리 안 하고 자장면 사먹으라고 그랬는데
아이들이 다 알아서 하더라는 말입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그 다음부터 저를 얼마나 좋아하게 되었는지,
보기만 하면 인사를 너무나 잘한다는 겁니다.

내가 미처 못 보았으면
길 건너로 좇아와서 불러 세워놓고 인사하고 가지요.

그래서
그 장로님에게 그렇게 말할 수 있었던 겁니다.
“자장면 사줘보세요. 인사를 하나 안 하나?
장로가 아이들에게 자장면 한 번 안 사준 생각은 안 하고!
자장면도 안 사주는데 무슨 장로야?
그러니 애들이 장로님 못 알아보는 게 당연하지요.

장로라고 이마에 써 붙이고 다니며 모를까.
자장면 사줘야 장로님이지
그것도 안 사주면서 어떻게 인사 받을 생각을 해요?
누구인지 알아야 인사를 하지, 안 그래요?”

그랬더니 그 장로님이 막 웃으셨습니다.
그것은 코드로 기타 연주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코드를 잡고 치면 여러 가지 소리가 나잖아요.

"인사해라”
 “떠들지 말아라”
“찬송 불러라”
“기도해라”
이 말이 다 들어 있습니다.

또 아이들은 이 말을 다 알아듣습니다.
그러니까 자장면 사 먹으라고 하면서 코드로 연주했더니
인사하고, 안 떠들고, 찬송가 부르더라는 말입니다.

그것이 사랑의 힘입니다. 아이들은 다 알거든요...

- 범국민 절전 캠페인에 동참하는 뜻으로
나이 든 선임장로인 나부터 넥타이를 풀고
가벼운 차림으로  예배 드리면서 한결 시원함을 느끼듯...

김동호 목사지음/교사바이블(규장출판)을 읽으면서
또 다른 시원한 느낌을 얻었기에 띄워드립니다.-


-DEC170/늘 노래하는 큰 머슴


 

흐르는 추억의 팝송/페티 페이지의 왈츠곡 모음 
 

여기를 클릭하면 DEC(대구장로합창단) 홈페이지로 옮겨집니다
-www.dechoir.net
-

 

ㆍ작성자 : 천안/윤천수 박정도장로님!
감사 감사합니다.
등록일 : 2013-06-22
ㆍ작성자 : 聖南 잘 읽고 많이 배우고 갑니다.
나도 짜짱면 사 주어야지...
등록일 : 2013-06-16
ㆍ작성자 : 정철호/Bs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Bs/정철호 드림
등록일 : 2013-06-16
ㆍ작성자 : 성수교회/송규문 한 그릇의 자장면 속에 많은 철학과
해학과 진리가 숨어 있네요
이러한 것들은 멀리,높이 혹은 깊이
있는게 아니라 가까운데 있는 것
같습니다.
해학과 철학과 진리를 알게해 주신
장로님께 감사합니다.
자장면뿐만 아니라 탕수육까지
곁들여서 한번 쏘겠습니다.
샬롬, 항상 건강하세요!!
-익산에서 송규문장로 올림-
등록일 : 2013-06-14
ㆍ작성자 : 강영식/광주 너무 좋으신 말씀...
이런 좋은 말씀이 있었는데 그런 걸 몰랐던
우리들 아니었을까요!
너무 좋으신 교훈입니다.
짜장면의 마력을 느껴보렵니다.
왜 청년들이 인사를 갑자기 잘 하나 했었는데...
그런 깊은 뜻이 있을줄이야 !
수련회를 간다길래 봉투 하나 건네주었었는데...
감사해요 새로운 진리를 깨달았어요.
-광주에서 강영식
등록일 : 2013-06-13
ㆍ작성자 : T1/홍순덕 제가 좋아하는 김동호목사님의 글이라 더욱 생생하게
가슴에 다가옵니다.
보내주신 글 캡쳐해서 교회에 소개하고자 합니다.
늘 좋은 글 보내주심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오
T1/홍순덕 드림
등록일 : 2013-06-13
ㆍ작성자 : 최홍규/전주 평소에도 존경하는
김동호 목사님 글 잘 읽었습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꼭 나를 보는 듯 한 생각이 듭니다.
저도 만나는 많은 교회식구들에게
틈만 나면 자장면 뿐 아니고
먹거리로 대접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십시오.
멜빵에 청바지 차림이 너무 잘 어울립니다.
전 지금도 청바지를 입고 밖에 나가는 것을 꺼려하는
그런 센님이거든요...
이제는 장로님을 닮아 한 번 시도 해 보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전주에서 최홍규 장로 올림.
등록일 : 2013-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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