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고 싶은 세상에서 살며… ♣ 
겨울과 봄 사이
하나 둘 꺾이고 꺾인 세월
올 것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하나는 외로워서 둘이라고
차마 거두지 못한 시간들 용서하라며
새해 1월이 기어코 문이 열렸습니다
사실 반갑지 않은 손님일지도 모릅니다
깊고 두꺼운 겨울로 잠겨들었지만
모두가 따뜻한 봄을 기다리기에
겉으론 겨울일지언정
속으론 봄날을 그리고 있음에
어쩌면 두 개의 계절이 공존하는
그래서
더 춥고 아리게 될 시간들이
부담으로 다가올지도 모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마운 건
나뭇잎은 떨어져 딍굴지언정
움츠린 뿌리가 숨 쉬는 것은
곧장
봄을 만날 수 있다는
기쁨 때문입니다
지금보다 더 많이 떨어지고
거리를 뒹굴 테지만
그마저도 살아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면
더 이상 아파하지 않겠습니다
참 많이도 걸어 왔습니다
그래서 지치고 고단했을 찾아온
새해 1월의 나날을
한 걸음 두 걸음 걸어오면서
많이 휘청거렸을 내 두 다리를
쭉 펴고 걸으라며
내미는 그 두 손은 위로인지도 모릅니다
하나는 외로울 수밖에 없어 둘이어야 합니다
고마운 사람들은 더 기억하겠고
서운했던 일들은 모두 잊겠습니다
가까운 사람들은 더 사랑하겠고
미워했던 일들은 모두 용서하겠습니다
-어느 시인의 글에서…
오늘
싸늘한 공기가 감도는 이른 아침에
인터넷으로 받은 어느 시인의 글줄기가
움츠렸던 심신을 따뜻하게 만들어 줍니다.
10 여 일전 섣달 그믐날 밤에
큰 기대를 안고 맞이했던
송구영신예배 찬양을 마치고
심신에 깊게 쌓였던
3주간의 지독한 몸살을 씻을 겸
진주남교회 제직섬김이 헌신예배에
예수님 처럼 이웃을 섬기자며
잰걸음으로 경남 땅 진주를 다녀왔지만
고속도로 주변 높은 산이나 들녘은커녕
새해연휴 인파로 붐빌 것이라 예상했던
고속도로와 휴게소마저 한산했었기에
올 새해맞이 풍경은
동장군의 사슬에 꽁꽁 묶인 채
봄 아가씨를 기다리는 이웃들을
이토록 가슴 아리게 하는 지?
온 나라가 경제난에 허덕여도
늘 잘 돼간다며 활짝 웃음 띤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서 원고만 읽어대는
통치자의 재방송 같은 원맨쇼(?)를 보면
욕망의 흔적이 끝없이 들추어지면서
온 나라와 민초들의 가슴을
깊은 겨울을 느끼듯 움츠려들게 하고 있으니...
늘 하늘 우러러 찬양하며
욕심 없이 살아가는 큰 머슴의 작은 소망은
어서 어서
이 겨울이 지나
새봄이 왔으면 하는 맘뿐이외다.
이제는
지겹게 제살 베어 먹듯 쪼아대는
언론의 속보가 보고 듣기 싫어져서
TV뉴스와 조간신문마저도 멀어지고
혹
만나는 이웃이 질병으로 괴로워하거나
요즘 흉한 세상 얘길 골치 아프게 꺼내면
슬며시 기도의 제목이 떠오른답니다.
어서 어서
이 겨울이 훌쩍 지나
따뜻한 새봄이 왔으면 하고…,
아프리카 동물의 왕국에서
약육강식(弱肉强食)의 먹이사슬과
죽은 짐승 뜯어먹는 하이에나 무리처럼
이어지는 적폐청산의 보복 시리즈와
온천지에 유행처럼 번진
미투(Me-too)의 회오리 속에
우방(友邦)과는 높은 담을 쌓으면서도
북한과는 끝없이 달콤한 밀당을 즐기는
흉측하게 망가진 나라꼴을 보면서
마냥 울고 싶은 마음 입니다.
조국해방과 6.25전쟁과 휴전
4.19와 5.16과 10.26과 5.18을 거치고
광우병과 4대강에다 세월호의
그 아픔의 흔적들을
똑똑히 지켜봤던 터이기에…,
지금
극심한 한파와 미세먼지를 덮어쓴 듯
시퍼렇게 멍들어 가는 나라꼴에
가슴 아파하는 이웃과 함께
평화로운 삶과 이웃사랑을 외치든
바보 故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10주기를 맞아
고향마을 군위군에 있는 기념관을 찾았는데
방학을 맞은 어린 자녀들과
평안과 안식을 기원하는 많은 이웃들이
바보 추기경님을 만나러 모여들었고…,
"바보가 바보에게!"를 늘 외치다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를
마지막 말씀으로 남기고 떠나신
그분의 모습을 세운 아담한 동상(銅像)은
이 한겨울에 찾아올 많은 이웃들을 위해
고인의 따뜻했던 온기(溫氣)를 체험하도록
몸 전체를 따뜻하게 느끼도록
미리 특수 온열장치를 해둔 것이
또 다른 위안과 감동으로 다가왔음에…,
비록 지금은
괴롭고 무거운 겨울한파 속에 찌들려 있어도
곧 다가올
새봄의 그 따뜻함을 간절히 기대하며
하늘 우러러
뜨거운 눈물로
곡조 있는 기도를 드리는….
♥ DEC150/늘 노래하는 큰 머슴 ♥
☞ 선종 10주기를 맞은 바보 故 김수환 추기경의 따뜻한 동상 곁에서…
♪Lascia Ch'io Pianga(나를 울게 하소서) /Sarah Brightman♪ ☞ 윈도우7으로 제작되어 노래가 흐르지 않기에 DEC(대장합) 홈피로 오세요 ☜ -www.dechoi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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