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유 한 잔 ♥
『미국동부 메릴랜드州 볼티모어에 130여 년 전통의 세계 최고 종합병원으로 손꼽는 존스 홉킨스병원(Johns Hopkins Hospital) 공동설립자 하워드 켈리(Howard A. Kelly/1858〜1943).
그는 뛰어난 의술과 환자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가진 감동적인 이야기를 남긴 의사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가 오늘 날까지 유명한 산부인과의사로 이름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우유 한 잔’의 덕분이었습니다.

1880년 여름 메릴랜드. 대서양 연안으로부터 강한 바닷바람과 함께 장대비가 몰려와 퍼붓던 저녁 무렵에
22살의 의과대학생이던 하워드 켈리는 방문판매를 하며 고학으로 어렵게 학비를 벌고 있었습니다.
그의 주머니에는 달랑 10센트 동전 한 닢 밖에 없었던 터라,
종일 빗속을 헤매면서 몰려드는 배고픔에 물 한 잔이라도 얻어 마시려고 아주 초라한 시골집 앞으로 발길을 옮겨 현관문을 두드리게 됩니다.

한 귀여운 소녀가 문을 열고 비에 젖어 배고파하는 켈리에게 가득 따른 ‘우유 한 잔’을 건네줬고,
단숨에 우유를 마신 후 고마운 마음에 얼마를 드려야 할지 물었는데, 그 소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안 주셔도 됩니다. 저의 어머니께서는 늘 저에게 이웃사랑을 베풀기 위하여 좋은 일을 하거든,
절대 대가를 바라지 말라고 기도하듯이 가르쳐 주셨어요.”

그 소녀의 작은 친절은, 고학생인 켈리로 하여금 어려움을 굳세게 헤쳐 나갈 수 있도록 큰 힘을 주었고,
그 후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실력 있는 산부인과의사가 되어 1889년에 존스 홉킨스병원을 세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뱃속에 큰 혹이 생겨 중병을 앓고 있던 여자환자가
시골의 병원에서 수술할 수 없어 메릴랜드에 있는 존스 홉킨스대학병원으로 옮겨 입원했는데,
켈리는 그 환자가 옛날 어려운 고학생시절 ‘우유 한 잔’을 건넨 그 소녀임을 단번에 알아차리고 온 정성과 의술을 다해 수술하고 치료했습니다.

하지만, 죽음의 문턱에서 거뜬히 살아난 그녀는 완치에 따른 기쁨보다는,
병원으로부터 자신에게 청구될 엄청난 치료비에 대한 걱정이 더 컸습니다.
어려운 가정형편에 어떻게 치료비를 낼 수 있을까?

이런저런 고민을 하며 퇴원날을 기다리고 있는데, 간호사를 통해 병실로 보내온 봉투를 펼쳐봤습니다.
그녀가 받은 것은 청구서가 아닌 영수증이었고 그 영수증에는 이런 글씨가 쓰여 있었습니다.
“당신의 치료비는, 여러 해 전 우유 한 잔으로 모두 지불되었습니다. -주치의 하워드 켈리-”』

철 이른 장맛비가 내리고 백신 2차 접종 후에 노곤한 컨디션 탓에 걷기운동을 쉬며 창밖을 내다보다
‘저 빗줄기에 하늘의 재앙인 코로나 바이러스 녀석들이 말끔히 씻겼으면…’하는 생각이 들면서,
문득 휴먼스토리 ‘우유 한 잔’이 떠올라 글쟁이 큰 머슴 특유의 휴먼버전으로 리메이크했습니다.

뉘 말처럼 ‘오늘 살아있는 게 기적이고, 오늘은 내 삶의 가장 젊은 날’이란 절박함에 가슴 먹먹합니다.
노 마스크를 선포한 나라도 흔한데, K-방역 자랑만하다 백신 구입에 혼쭐난 우리의 오만(傲慢)함 탓에
오랜 날 기다리다 백신을 맞고 여름방학을 즐기려 해도 갈수록 삶의 무게가 더 무거워짐은 왜일까요?

어린 딸에게 이웃사랑을 베푸는 일에는, 절대 대가를 바라지 말라고 가르쳐주신 그 어머니.
우유 한 잔의 친절에 삶의 용기를 얻어, 그 고마움의 몇 배가 넘는 치료비로 갚아 준 주치의.
140년 전 여름 어느 비 오는 날 작은 ‘우유 한 잔’의 진한 감동이,
오늘따라 코로나로 찌들게 멍든 큰 머슴의 무거운 가슴팍에 굵은 빗줄기처럼 포근하게 적셔듭니다.
- ♥ DEC150 / 큰 머슴 ♥ -

 ☞ 지난 달 어느 주말에 비를 맞으면서 경남장로합창단 정기연주회 축하를 갔었던... ☜ ♪ 흐르는 찬양은~ /Amazing Grace(놀라운 은혜) ♪ ☞ 윈도우10으로 제작해 찬양이 들리지 않음에 DEC(대장합) 홈페이지로... ☜ -www.dechoi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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